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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위키백과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된 2차 에디터톤에서 한 참가자가 서산 해미읍성의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서산시 위키백과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된 2차 에디터톤에서 한 참가자가 서산 해미읍성의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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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의 힘이 최근 다시 큰 인기를 보이고 있다. 지금은 많이 사그라들었다지만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포켓몬 고'의 지도 데이터가 집단지성으로 만드는 세계지도 '오픈 스트리트 맵'을 활용했다. 한국어를 기반으로 한 '나무위키' 역시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뷰를 불려나가며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역시 점점 보급율을 높여가며 대세로 자리잡는 상태.

하지만 이 분야의 '왕'이라면 단연 세계 최대의 백과사전 위키백과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어 위키백과 역시 2002년 시작해 15년동안 자라오며 평범한 한국어 사용자들이 기여한 문서 39만 개로 키워왔기 때문. 위키백과를 비롯한 위키미디어 프로젝트 내의 한국어 사용자들을 돕고, 집단지성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사단법인 한국 위키미디어 협회는 사용자들의 단순 기여 지원을 벗어나, 새로운 잠재적 기여 '팀'과의 접촉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페미니즘, 성소수자 관련 단체, 이화여자대학교와 함께 진행한 에디터톤(Edit-a-thon, 집중적으로 편집작업을 하는 행사로, 해커톤에서 어원을 찾음)이다. 위키백과를 통해 자료를 얻으려는 사람들과, 위키백과를 통해 지식공유를 하려는 사람들이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자료를 갖고 있는 곳, 하지만 그 자료가 정제되지 않아 시민들이 정보를 얻기 어려운 곳들은 지방자치단체나 국가의 행정 관련 부서가 아닐까. 지난 7월 행정자치부와의 정보공유 협약에 앞서, 지난 5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충청남도 서산시에서 위키미디어 대한민국과의 협업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8월 30일 열린 에디터톤 행사에 다녀오고, 더 많은 '에디터톤'을 위해 고민할 방향을 알아보았다.

 서산시 위키백과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된 에디터톤의 모습.
 서산시 위키백과 협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된 에디터톤의 모습.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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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시'부터 '산단', '문화재'까지... 다양한 서산의 내용 담겨

8월 30일 오후 2시부터 충남 서산시청 제2청사에서 열린 에디터톤 행사에서는 많은 공무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며 위키백과 편집을 하고 있었다. 그간 어려웠던 위키백과 문서를 자세히 편집하는 법부터 시작해, 헷갈렸던 위키 문법에 대해 익히고 출처를 다는 법을 배우며 문서를 살찌우는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날 서산시청 전산교육장에는 29명의 서산시 공무원들이 참석해 문화재, 산업단지, 서산시 관련 문서나 행정구역, 자연/문화/축제 정보까지 서산시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위키백과에 업로드했다. 또 시정 관련 사진, 로고 등 서산시 소유의 저작물을 배타적인 권리로 보호하는 대신, 자유 저작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쳐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서산시의 시정, 축제와 관련된 위키백과 문서에는 자신의 고장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경쟁이 붙었다. 시정 관련 사진을 올려 줄 사람을 찾을 때는 여러 사람이 손을 들기도 했고, 여러 사람이 한 문서를 동시에 편집하거나, 초 단위로 문서가 바뀌는 등 위키백과 편집에 열중이었다. 이렇게 하루 만에 서산시 자체 문서뿐만 아니라, 서산시의 문화재 등 다양한 노선이 바뀌었다.

 구은애 한국 위키미디어 협회 국장(오른쪽)이 참여자에게 위키백과 편집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구은애 한국 위키미디어 협회 국장(오른쪽)이 참여자에게 위키백과 편집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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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어려워 하는 위키백과 특유의 문법을 강의하고, 편집 중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도움을 주고자 서산을 찾은 한국 위키미디어 협회 구은애 사무국장은 "문서가 살찌워지는 모습이 여느 에디터톤보다 훨씬 빠르다."고 밝혔다. 이어 "편집자들의 의지가 꽤나 있고, 이전에 한 번 에디터톤을 열었음에도 시에서 3차 에디터톤을 하자고 할 정도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산시의 성과는 나쁘지 않았다. 국보에서 유형문화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 문화재나, 다양한 읍/면/동의 행정 관련 문서가 채워졌다. 비교적 접근하기 어려워 편집자들이 외면했던 자료사진 역시 충실히 채워졌다. 구 국장은 "온라인 에디터톤이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온라인 에디터톤은 강의, 협동에 비중이 큰 오프라인에 비해 편집 건수와 양, 속도에 중점을 두어 진행되기 때문에 더 많은 정보가 수록되어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공식적으로 5시에 에디터톤이 끝났지만, 많은 시청 직원들이 남아 문서를 편집하다 일어날 정도로 에디터톤 분위기는 열성적이었다. 김현주 서산시청 문화예술과 학예연구사는 "이런 기회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서 좋았던 것 같다"면서 "위키백과를 사람들이 쉽게 편집하는 줄 알았는데, 많은 절차와 규약이 있는 지 몰랐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서산시 공보물을 참고해 문서를 채우고 있다.
 서산시 공보물을 참고해 문서를 채우고 있다.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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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더 많은 빗장 풀어야

한국어 위키백과를 살찌우고, 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시가 직접 제공하고, 정보를 얻기 위한 사람들 역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일석삼조'가 이번 에디터톤의 결실이다. 더욱이 지난 7월 행정자치부와 한국 위키미디어 협회 간 협약 체결을 통해 더욱 많은 지자체, 행정기관 등이 이러한 에디터톤 기회를 열게 될 예정이다.

이러한 시도는 서산시 외에 2012년 의령군, 대구광역시 교육청 등이 시도한 바가 있다. 그 결과 실제로 많은 행정, 명소 관련 문서가 확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부족한 면이 보인다. 가장 확명한 차이는 영어 위키백과의 사진의 제공처가 'NASA'나 '미국 정부' 등으로 뜨는 사진이 거리낌없이 보이고, 완전한 자유 컨텐츠로 공개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공공누리 웹사이트.
 공공누리 웹사이트.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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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정부 컨텐츠 사용 문제는 그간 갑론을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빗장을 반만 열었던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2년 발표된 '공공누리'이다. 2016년 개정되어 '저작권자가 원하면 공유를 닫을 수 있는' 저작권 라이선스가 되었고, 결국 정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사례가 있다.

실제로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정부, 행정 컨텐츠의 부족으로 인해 정부가 어떤 일을 하는 지, 어떤 실과를 갖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루트가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한민국의 정부 컨텐츠를 국제 규격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CL)'에 맞춰 전면 개방하거나, 공공누리를 국제 규격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어 위키백과 커뮤니티 역시 빗장을 풀어야 한다. 그간 사용자들에게 '까칠한 위키'로 자리잡아 개인 정보 제공자들의 외면을 받은 전례가 있고, 서산시 에디터톤 당시에도 '누군가가 써놓은 글을 아무런 설명 없이 지웠다'는 말이 들려왔다. 이렇듯 처음 들어오는 사용자가 작성한 '초보의 문서'에 까칠하다면 커뮤니티에 유입될 개인 사용자는 적을 것이며, 단체 사용자 역시 일정 목표를 달성하고는 다시 '잠자는 회원'이 된다.

이미 위키백과의 운영사인 위키미디어 재단에서는 위키 특유의 웹 문법이 어려운 사용자들을 위해 시각편집기 등의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이렇듯 한국어 위키백과 커뮤니티, 그리고 정부 컨텐츠의 키를 쥐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모두 닫힌 빗장을 열어야,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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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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