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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에 뜨거웠던 현장이 있었다. 7월 1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된 청년정치학교가 그것이다.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가 주관하여 7주 동안 매 토요일마다 두 강좌가 진행되었고, 54명의 청년들이 신청해 그중 33명이 수료했다. 20, 30대의 청년들이 이 더위에 웬 정치학교였을까? 수료식에서 몇몇 청년들은 특정 지역에서의 출마를 공언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청년정치학교 50여명이 청년들이 7~8월 무더위에 정치를 열공하다
▲ 청년정치학교 50여명이 청년들이 7~8월 무더위에 정치를 열공하다
ⓒ 박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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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촛불혁명의 기운이 청년들에게 여전히 생동하게 살아있다. 누가 뭐래도 촛불항쟁의 광장과 거리를 가득 메운 다수는 청춘들이었다. 직업과 생활 조건, 취향과 관심 분야, 출신 학교가 다 달라도 청년세대를 관통하는 공감대가 광장에 차고 넘쳤다.

광장의 청년들은 더 이상 '헬조선'의 현실에 갇혀있기를 거부했고 변화를 열망했다. 직접 촛불을 들고 싸워서 권력을 바꾸는 경험을 했다. 촛불혁명 이전과 그 이후의 국민들은 질적으로 달라졌다. 그중에서도 청년들은 가장 민감하게 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청년들이 권력의 실질적 행사자로 기능하는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청년세대의 정치 참여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진 교육자 오세제 박사(정치학,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상임연구원)가 청년보다 더 뜨거운 가슴으로 발로 뛰었다. 여러 대학에 직접 가서 포스터를 붙였고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각 대학 학생 커뮤니티에 들어가 정치학교 소개를 했다. 많은 선후배들에게 진정어린 이메일을 보냈고, 소개를 받고 청년단체와 신생정당들을 찾아다녔다.
 
오세제 정치학 박사 청년보다 뜨겁게 캠퍼스를 발로 뛰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호소했다
▲ 오세제 정치학 박사 청년보다 뜨겁게 캠퍼스를 발로 뛰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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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최선의 강사들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결석한 사람을 배려하여 영상으로 오전 보충수업을 하기도 했다. 이번 정치학교는 일방적 내용 전달만이 아니라 수업 과정 속에 자신의 선거전략기획서를 만들도록 했다. 수업 중에 배운 네트워크선거 방법에 따라 연고가 많은 지역을 조사하고 목표와 선거컨셉, 캐치프레이즈를 고민하고 공약과 캠페인 아젠다를 결정했다.
 
서울시의 '생활속민주주의학습지원센터'에서 800만원을 지원해준 것도 큰 힘이 되었다. 5월 말에 공고가 떠서 제안서를 내고 선정된 것이다. 이런 지원으로 인해 수강생이 적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덜어버리고 일에만 매달릴 수 있었다.
 
청년들의 정치 참여에서 진짜 문제는 기성정당의 태도다. 젊은 정치인 김광진, 장하나와 이준석을 탄생시킨 정당들이 더 이상 청년들을 부르지 않고 있다. 보수정당들이야 그러려니 이해할 수 있다. 민주당은 2016년 제20대 총선 때 당 강령에 4명의 청년 대표를 뽑도록 규정하고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청년보다 더 배려하고 자리를 줘야 할 기성 정치인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청년은 특별히 배려하지 않아도 결국 대안이 없어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보는 것은 아닐까? 결국 2000년 DJ의 전략적인 386 '젊은 피' 공천이나 2004년 탄핵 당시 공천, 2012년 청년비례대표 공천과 같은 청년 배려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진보정당들은 공직후보뿐 아니라 당직자에도 청년할당을 더 배려하는 등 기성 정당보다 전향적이다. 그러나 당세가 취약해 아직 전체 흐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청년정치교육은 끝났지만 9월부터 수료자 가운데 신청을 받아 후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출마를 결심하고 전업적으로 지역활동에 나서겠다는 젊은이들과 함께 매월 모임을 가지고 각자의 선거준비도 점검하고 의회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지방의회 상임위원회에서 현역 의원의 실상을 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물론 쉽지 않다. 의욕과 열정이 큰 청년들은 많다. 그러나 청년의 조건 상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네트워크도 제한되어 있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청년들이 지역 단위에서 활동 반경과 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최소 일년 정도는 주민과 함께 어울리며 직접 땀 흘리고 봉사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실제 청년 출마의 가장 큰 난제는 '돈'이다. 기초의원 선거비용만도 보통 수천만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그뿐이 아니다. 1년에 가까운 선거 준비 기간 동안 살아내고 활동할 수 있는 경제적인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공개적인 펀드 얘기가 아니다. 이것도 현직자가 하면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지만 이름 없는 청년이 하면 막막한 일이다. 오직 주변을 감동시키는 청년 스스로의 노력이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만 얘기하겠다.
 
강사였던 현역 의원들은 이렇게 얘기했다. 서울시 성북구의 목소영 구의원은 엄마 펀드가 제일 컸다고 했다. 인천시 부평구의 이소헌 구의원은 인천 여성회와 정의당의 지원 그리고 지인들의 후원이 큰 힘이었다고 했다. 경기도 안산시 출신 김현삼 도의원은 기획사 결재를 당선 이후에 하기로 약속해 선관위 보전을 받아 해결했다고 한다.
 
어떤 이는 말한다. "이제 일년도 안 남았는데 교육 좀 했다고 지역에서 아무 것도 안한 청년들이 당선되겠는가?" 청년들에게 유리한 선거법 개정은 아직 요원하고, 현재의 정당 구조는 언제 변화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역에서 준비하는 청년후보가 없으면 새로운 변화는 없다. 그동안 지방의원 선출에는 정당 외에는 판별할 기준이 크게 없었다. 그러나 정권교체 후 사회대개혁에 기대를 거는 국민들은 2-3인 선출지역에서 촛불정신을 실천하려는 청년후보들이 대거 출마한다면 기꺼이 투표할 것이라고 본다. 이것이 촛불민심이다.
 
청년정치학교를 이어서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더 확대하고자 촛불정치학교가 열린다. 주권자전국회의가 9월 5일부터 본격적인 정치학교를 시작한다. 청년과 여성, 장애인, 노동자, 농민 등 평범한 시민들이 당장 정치의 주류는 못될지언정 10%, 20% 계속 비율을 높여나가야 한다. 촛불정치학교는 촛불시민들이 기성의 정당, 정파를 초월해 새로운 정치의 주체가 되고 지방정치 혁신, 정치개혁의 시대를 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1기 촛불정치학교 촛불과 정치의 만남. 내년 지방선거에 촛불시민들이 주역이 되는 정치개혁이 시작된다
▲ 1기 촛불정치학교 촛불과 정치의 만남. 내년 지방선거에 촛불시민들이 주역이 되는 정치개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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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전국회의'에서 활동. 국민주권시대가 왔고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