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생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홍성유기농조합법인 정상진 대표.
 생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홍성유기농조합법인 정상진 대표.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충남 홍성군 장곡면에 위치한 유기농 식당 생미가 다시 문을 열었다. 생미 식당은 지난 7월 31일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시설보수 비용과 영업 손실 등을 합해 1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생미 식당은 지난 8월초부터 내부수리에 들어가 한 달 가까운 시간 동안 공사를 진행했다. 지난 주말 공사를 마친 생미 식당은 28일 점심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생미는 한자로 '살아있는 맛'이란 뜻이다. 또, 생미 식당이 있는 충남 홍성군 장곡면 도산리 일대는 '살아 있는 쌀, 생생한 쌀'이 생산되는 지역이란 뜻에서 예부터 생미란 지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식당 이름 생미는 옛 지명에 새로운 의미를 더해 탄생한 것이다.  

생미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홍성유기농조합조합법인(대표 정상진, 아래 홍성유기농)의 지점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 유기농과 무농약 농사 등 친환경 농업을 하고 있는 100여명의 농민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생미 식당은 홍성에서 생산된 유기농 음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양껏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통했다. 식당을 찾는 손님 중 장곡면 일대는 물론이고, 홍성 읍내와 인근의 보령시에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홍성유기농업조합법인 정상진 대표 인터뷰

28일 새롭게 문을 연 생미 식당을 찾았다. 식당 안은 기존의 좌식 테이블이 아닌 입식 테이블로 새롭게 교체가 된 상태였다. 생미를 운영하고 있는 홍성유기농조합법인 정상진 대표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다음은 정 대표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지난 28일 생미 식당이 새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 생미식당 내부의 모습이다.
 지난 28일 생미 식당이 새단장을 하고 문을 열었다. 생미식당 내부의 모습이다.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것 같다.
"화재 이후에 거의 3주 넘게 공사를 했다. 식당을 이용하셨던 분들이 멀리 다른 곳으로 가서 밥을 먹는 것이 불편하다며 식당 문을 빨리 열어 달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있었다. 관심을 가져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한 마음이다." 

- 홍성에서 생미가 유일한 유기농 식당은 아니지만 꽤 인기가 있다. 비결은?
"유기농 특구이다 보니 유기농 식당들이 많다. 생미는 홍성유기농조합의 필요에 만들어진 곳이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그게 우리 식당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조합원들에게만 연락을 했는데, 점심 시간 동안 150여명의 손님이 다녀갔다.

좀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요즘 살충제 계란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의 경우 예전에 DDT를 살포한 과수원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친환경유기농업을 하는 이유가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30년 넘게 농약으로 인해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의미도 있다. 친환경 농법이 아닌 기존 농법으로는 토양을 되살리는 것이 불가능 하다.

환경을 예전으로 되살리기 위해 농약이나 비료를 최소화하는 것이 친환경 농업과 유기농업의 출발점이다. 선진국의 경우, 유기농업을 해도 소량의 잔류 농약이 검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이미 수십 년 동안 토양이 오염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는 것이다. 환경을 개선하는 데 좀 더 의미를 두면서 유기농업을 권장할 필요가 있다.   
 
DDT 과수원 자리에서 유기농 양계를 한 분들도 어찌 보면 화학농업 정책의 피해자일 수도 있다. 이분들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다뤄지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일로 유기농업이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 선진국의 경우, 유기농업도 토양을 복원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 우리의 땅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이다. 잔류농약이 검출되지 않는 토양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유기농업의 경우 손이 많이 가고 생산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 당연히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도 이 부분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동시에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 식당운영과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이 있을 텐데...
"우리 식당의 경우 생미밥상(기존 6000원)이 주력상품이다. 오는 9월부터 가격이 1000원 인상이 될 예정이다. 그동안 매달 200만 원가량의 적자가 났다. 적자를 안고 식당을 운영하기에는 벅찬 측면이 있다.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점은 양해 바란다."

지난 7월 31일 화재가 발생한 생미 식당 내부의 모습.
 지난 7월 31일 화재가 발생한 생미 식당 내부의 모습.
ⓒ 이재환

관련사진보기




태그:#생미식당 , #정상진 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