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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이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으로 학과개편을 추진한다는 민원이 제기된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양건주)가 교육부에 제출하기 위해 인천시교육청에 보낸 신청서마저 학과 명칭도 맞지 않는 등, 졸속적으로 준비된 자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사인천>이 입수한 인천여상의 '학과 개편안(=2017 중등 직업교육 학생 비중 확대 사업 신청서)' 문서 일부를 보면, 학과명을 경영사무ㆍ재무회계ㆍ소프트웨어과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교감이 교장 대리 결제한 이 문서는 지난 10일 시교육청에 접수됐다.

그런데 이 문서의 학과 개편안 내용은 양 교장이 추진하는 개편안과 다르다. 양 교장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개편안은 금융세무ㆍ물류정보ㆍ소프트웨어과다. 이 때문에 시교육청은 인천여상 담당교사에게 연락해 수정안을 다시 제출하게 했다.

하지만 신청서에 담긴 개편안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학과명과 몇몇 부분만 수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해당 자료를 교육부에 제출한 상태다.

당초 양 교장은 학교구성원 설문조사 등을 거쳐 학과 개편안을 경영사무ㆍ재무회계ㆍ물류정보과로 결정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시교육청에 신청하는 것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더 많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추진을 중단했다.

그 뒤 시교육청이 아닌 교육부의 '중등 직업교육 학생 비중 학대 사업'에 학과 개편을 신청하겠다고 했고, 금융세무ㆍ물류정보ㆍ소프트웨어과로 개편안을 새로 만들었다. 이에 일부 교사는 교장이 독단적으로 추진한다며 시교육청과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전체 교사 총70명 중 22명이 반대 의견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민원이 제기된 개편안이기에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했음에도 신청서에 다른 학과명이 적혀있었던 점과 학과명을 수정한다고 해도 심각한 오류가 담겼다는 주장이 나온 상황이다.

학교가 제출한 신청서의 오류를 인지한 일부 교사는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을 제기한 교사는 "시교육청에 보낸 신청서는 교장이 추진하고자 했던 개편안이 아닌 다른 학과명이 담겨있었다. 시교육청 담당 장학사의 지적을 받고 새로 결재를 받지 않은 채 학과명만 변경해 메신저로 다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것 자체만으로도 문제지만, 신청서가 일부 교사에 의해 비밀리에 작성되다 보니 예전에 작성했던 신청서 내용을 복사해 붙여넣기를 하다가 교장이 추진하는 학과와 다른 것을 알고 뒤늦게 수정하게 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학과명과 일부 몇 곳만 바꾸다보니 수정한 신청서 곳곳에 수정하기 전 학과명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담겨있고, 학과가 다름에도 완전히 같은 내용이 붙여넣기 돼있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학과별로 졸업생 취업을 분석하지 않고 세 개 과 모두의 취업 세부현황이 동일한 점 등,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오류가 포함돼있다. 비민주적이고 졸속적으로 추진되는 학과 개편안을 교육부가 승인해주면 안 된다"고 했다.

수정해서 시교육청에 보낸 자료를 보면, 학과명은 물류정보과이지만 '취업 현황 분석에 따른 인력 양성의 문제점'에 담긴 내용은 'IT 관련 직업군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대부분 단순사무직으로 취업하고 있으나…웹 및 멀티미디어 디자이너, 정보시스템 운영자의 취업 분야로 확대가 필요함'이라는 소프트웨어과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현행 학과와 산업 수요와의 적합성 분석'에 담긴 내용도 IT와 4차 산업혁명, 소프트웨어 등 소프트웨어과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소프트웨어과의 '취업현황 분석'에는 이 학과 전공과는 다른 회계ㆍ총무 사무직을 분석에 포함하는 오류도 범했다.

이에 대해 양건주 교장은 "연수를 간 상황에서 교감이 대리 결재를 하다 보니 꼼꼼하게 체크를 못해서 학과명이 잘못 작성되는 단순한 실수가 있었던 것이고, 바로 구두 결재로 수정한 신청서를 다시 보냈다"며 "졸속적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오류가 있는 부분은 교육부 심사에서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형기 시교육청 직업교육팀 담당장학사는 "인천여상의 신청서는 14일에 받았고 학과명이 잘못 작성된 사실이 없으며, 시교육청은 신청서를 보지도 않고 교육부에 전달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료를 다시 보니 10일에 받았고, 수정한 것을 14일에 받았다"며 "교육부에 수정한 신청서를 전달했다"고 말을 바꿨다.

한편, <시사인천>의 취재가 시작되자 인천여상은 다시 신청서를 수정하고 24일 내부결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다시 수정한 신청서에도 오류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인천여상, #학과개편, #졸속 추진, #인천시교육청, #학생 비중 확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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