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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지만, 호가(팔려고 하는 가격)가 1000만 원가량 빠진 매물은 나오네요."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20여 일을 넘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부동산중개사무소들은 "여전히 조용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그냥 전·월세나 연결해주려고 앉아있는데, 종일 할 일이 없다. 솔직히 요즘에는 나오기도 싫다"라고 토로했다.

이따금 문의가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진 않는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를 찾았을 때, 담당 직원은 한창 전화 상담 중이었다. 이 직원은 10여 분간 아파트 가격에 대해 안내하다가 "생각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으니, 나중에 연락 드리겠다"라며 전화를 마쳤다.

반포 일대 아파트 보합세지만 기축 아파트 호가 소폭 하락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반포자이 모습. 8.2 부동산대책 이후 반포 일대 아파트 호가는 보합세지만, 거래는 실종됐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반포자이 모습. 8.2 부동산대책 이후 반포 일대 아파트 호가는 보합세지만, 거래는 실종됐다.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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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발표 이후 서초구 반포와 잠원동 일대 아파트들은 아직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KB) 부동산 시세를 봐도, 지난 14일 기준 서초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당 1076만 원으로 전주(1073만 원)과 큰 차이 없었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일부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수천만 원 급락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모습이다.

그런데 일부 재건축 대상이 아닌 아파트의 경우 호가가 조금 떨어진 매물은 나온다. 서초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잠원한신 27차와 강변 등 기축아파트의 호가가 1000만~3000만 원가량 낮아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잠원동 강변 아파트는 대책 발표 전인 8월 1일 66㎡형이 10억 원에 팔렸다. 그런데 최근 부동산 114 매물을 보면 강변 아파트 66㎡형은 기존 매매가보다 5000만원 낮은 9억5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잠원한신27차(53.46㎡)는 대책 발표 전인 7월 7억9200만 원에 팔렸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1000만~2000만 원 호가가 하락했다. 이를 귀띔해준 공인중개사무소에 추가적인 내용을 묻자 "집주인이 알게 되면 곤란해 진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져 '급락세'으로 이어지는 걸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한양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2년간 흐름을 보면, 매매 호가가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부동산 대책 발표된 시기 이후 이번이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일부 단지들의 호가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거래는 되지 않고 있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 실종, 사려는 사람들 더 떨어지길 기다려"

이찬흠 부동산넷 대표는 "대책 발표 이후 거래 자체가 실종된 상태"라면서 "사려는 사람은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고, 팔려는 사람은 호가를 크게 낮추지 않으면서, 거래 성사가 어려운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수걸 반포자이공인중개사 대표도 "반포자이의 경우, 지금보다 호가가 5000만원 정도는 내려가야 거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희망 가격 차이가 너무 큰 상태"라고 말했다.

대책이 발표되면서, '갭투자' 문의는 아예 없어졌다. 갭투자란 전세 세입자를 미리 확보한 뒤, 전세와 매매가의 차액만 지불하고 집을 사는 것을 말한다. 매매가가 10억 원이고, 전세가가 8억 원인 아파트가 있다면, 2억 원만 지불하고 집을 살 수 있다.

전세 끼고 사는 갭투자 관련 문의, 싹 사라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4일 용산의 한 아파트 부동산 중개업소. 정부는 8.2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11개구와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 부동산 중개업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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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문의는 지난해 말부터 반포자이와 잠원동 기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활발했다. 4억~5억 원 정도의 자금을 가진 사람들의 갭투자 문의가 많았고, 거래도 활발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반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팀장은 "갭투자가 반포 일대 집값 상승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8월 2일을 기점으로 갭투자자들은 찾아볼 수 없다. 반포타운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들어서도 하루 평균 5~6건의 갭투자 문의가 이어졌다"면서 "대책 발표 이후에는 아예 그런 문의 자체가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잠원동 한양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도 "대책 발표 전까지는 반포자이와 잠원동 아파트에서 갭투자가 많았었다"라면서 "대책 발표 이후 문의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대부분 실수요자들이 많다. 투자자에서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부동산업계 "올해 말쯤 매물 쏟아지지 않을까"

 4일 청와대 페이스북에 올라온 김현미 국토부장관 인터뷰 영상 캡쳐.
 4일 청와대 페이스북에 올라온 김현미 국토부장관 인터뷰 영상 캡쳐.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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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 인터뷰에서 갭투자를 '투기'라고 규정하면서 "집을 거주 공간으로 보는 게 아니라 투기수단으로 보는 신종수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8.2부동산대책도 이런 '갭투자'를 없애려는 것인데, 일정 부분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아직까지 기존 갭투자자들이 팔려고 하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포타운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집을 구입한 투자자들이 많은데, 아직 전세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상태여서 본격적인 팔자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찬흠 부동산넷 대표는 "아직까지 사람들이 부동산대책에 대해 체감을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기가 다가오는 올해말부터 매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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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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