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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연조직육종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 배권환 군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배 군은 장래희망이 검사이며 대입을 준비 중인 고3 학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건강보험 보장 강화 관련 현장방문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찾아 연조직육종을 앓고 있는 청소년 환자 배권환 군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 배 군은 장래희망이 검사이며 대입을 준비 중인 고3 학생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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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서 절박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촘촘한 의료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발표와 함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사회복지팀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의료사회복지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에 의료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을 소개하고 확충이 필요한 이유를 3차례에 걸쳐 이해하기 쉽게 싣고자 합니다. - 기자 말

사람들은 아플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가 하면 의식을 잃기도 하고 어지러움과 매스꺼움을 호소한다. 외상의 경우 눈에 보이는 상처, 피가 흐르는 출혈을 경험하며 아프기도 한다. 의사의 소견을 듣고 진단명을 확인하고 스스로 그 질환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결정한다.

입원수속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치료비는 얼마나 될까? 회사는 얼마나 자리를 비워야 하나? 집에 남겨진 가족들 식단과 빨래까지 걱정하게 된다. 환자와 가족은 그들의 삶과 관련된 무궁무진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지만 의료진은 환자의 고민을 압도할 만한 수많은 검사결과와 정보를 갖고 치료에 매진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소중하고 제각각의 다양한 삶을 지니고 있다. 진료를 받으며 삶의 소중한 부분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도움이 필요하다. 치료에 압도되어 삶을 잠시 팽개쳐 둔 사람은 회복되었을 때 극심한 사회복귀의 현기증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분들을 위해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의 일상은 늘 분주하기 마련이다. 병원 내 사회복지사의 일상을 함께 들여다보자.

환자들 치료상담부터 일상복귀까지... 의료사회복지사가 하는 일들

의료사회복지사의 아침은 '협의진료의뢰서'를 확인하는 일로 시작된다.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가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의뢰서를 보내오면 48시간 이내 환자를 상담하고 회신을 보내게 된다. 환자와 가족이 스스로 찾아오거나 지역사회에서 의뢰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의사와 간호사의 의뢰를 통해 이루어진다. 상담의 주요내용은 심리사회적 상담, 경제적 문제 상담, 퇴원계획 상담, 재활 상담, 지역사회자원 연계 상담 등 주요 5가지이며 질환별, 연령별 또는 그들이 처한 상황별로 특이성을 갖고 있다.

의뢰 문제의 반 이상은 암환자 상담이 차지한다. 20년 전만해도 암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비극을 암시할 때 등장하는 뻔한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수많은 희귀난치병에 비하면 치료과정이 제법 표준화되었고 생존율도 높은 질환이 되었다. 암을 진단받은 충격에 휘청거리는 동안 삶의 연속선상에서 치료에 적응하도록 돕는 의료사회사업 지원이 시작된다.

의료사회복지사는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의뢰되면 진단과 치료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생활상의 디스트레스(DT)와 우울(PHQ-9)을 체크한다. 가족교육을 통해 가족들이 환자의 투병생활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한 사회적 자원을 연계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며 우울이 경미할 경우는 기분을 다스리기 위한 체크리스트·신체이완·스트레스 관리 상담, 우울이 극심할 경우는 정신건강의학과(정신종양) 전문치료를 연계한다. 치료에 압도된 환자가 모든 일상을 내팽개치지 않도록 하루일과를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다양한 상담과 자원연계가 주요내용이다.

한편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가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어 운동재활, 정서관리, 영양관리, 만성질환관리, 2차 암검진, 사회복지 등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때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계하고 있다.

뇌졸중과 외상성 뇌손상으로 입원하는 환자는 갑작스런 편마비, 사지마비, 실어증, 안면마비 등으로 심각한 일상생활기능을 손상받게 된다. 회복되어 퇴원을 앞두고 있다 하더라도 앞으로의 치료는 예방이 필수가 된다. 금연(또는 절연), 금주(또는 절주)는 필수이며 적절한 운동과 영양섭취 건강행동 실천이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다. 환자의 정서상태, 재활의지, 가족의 지지체계 수준은 환자가 건강행동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큰 힘이 된다.

이때 의료사회복지사는 환자와 가족이 질환에 대해 잘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앎'을 제공하는 뇌졸중 교육과 건강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상담을 실시하게 된다. 환자와 가족은 그들이 처한 변화된 상황에 대한 넋두리를 충분히 털어놓고 나서야 그 다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하는 일부터 시작하고 그들에게 영향력 있는 상담자가 되어 생활패턴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발병 후 6개월이 지나면 등록 절차를 통해 장애인등록을 하고 복지카드를 발급받는 일,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하여 자격을 취득하고 집에서 요양보호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요양원에 입소할 것인지, 재활전문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더 유지해야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과정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춘천성심병원 사회사업팀에서는 뇌졸중을 앓고 있는 가족들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가족들의 소진은 물론 돌봄의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다.

암뿐만 아니라 치매 치료 등에도 도움

치매 진단을 받기 위해 외래를 내원하는 환자와 가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건망증 수준으로 외래를 찾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많은 생활상의 문제를 겪고 한참을 고생하고 외래를 내원하는 경우도 많다.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과에서 주로 치매환자 가족 상담 의뢰가 많다.

의료사회복지사는 주로 가족 상담을 맡고 있다. 치매환자의 전문적인 치료유지를 위해서는 가족의 지지체계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족의 치매인지도와 태도를 체크하고 올바른 치매 인식과 대처 역량을 높이는 상담을 한다. 치매환자와 의사소통할 때 재촉하지 않고 부정적인 표현을 줄이고 한 번에 한 가지씩 질문을 하는 등의 기술을 안내한다.

환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의미있는 활동으로 함께 음악듣기, 빨래개기, 상차리기, 스트레칭 하기 등을 제안하고 실천하도록 하는 일, 보건소에 치매인식표와 GPS를 신청하는 일, 경찰서에 지문을 등록하는 일,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치매환자 주간보호센터를 연계하는 일 등이 주요내용이다. 많은 가족들이 공감하고 정보를 얻으며 환자를 돌보는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이 외에도 의료사회복지사는 응급실에 자살시도로 내원하는 환자에게 사례관리 동의를 얻어 귀가 후에도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과 상담을 유지하는 일, 아동학대 및 가정폭력 피해자가 내원했을 때 의료진의 신고를 지원하고 보호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일, 당뇨환자가 혈당관리를 위해 건강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일, 고혈압 환자가 약물요법에 순응하고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금연, 금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일, 투석환자가 투석치료과정을 잘 지키고 삶을 낙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멘토 연계 등의 일을 한다.

이 모든 일들을 의료진이 다 감당하기에는 그 범위와 깊이가 상당한 제약을 갖고 있다. 의료사회복지사가 환자와 가족의 삶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사회의 많은 자원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도록 지원할 때 포괄적인 의료서비를 제공할 수 있고 환자와 가족의 삶을 회복시킬 수 있다.

읍면동 복지허브화 사업,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 보건소 만성질환관리 및 금연상담 사업, 국민건강보험공단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시군구의 긴급의료비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적 자원이 아픈 환자와 가족에게 살아 숨쉬는 촘촘한 의료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의료사회복지사의 일상은 계속 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오원희씨는 한림대의료원 사회사업팀 의료사회복지사입니다.



태그:#의료사회복지사, #의료복지, #병원, #환자 지원, #문재인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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