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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간 수감생활을 한 한명숙 전 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출소하고 있다. 한 전 총리 뒤쪽으로 김상희 의원 얼굴이 보인다.
▲ 한명숙 전 총리 만기 출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간 수감생활을 한 한명숙 전 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출소하고 있다. 한 전 총리 뒤쪽으로 김상희 의원 얼굴이 보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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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비교한 자유한국당 입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전 총리 사건의 본질은 철저하게 정치적 보복이고 재판 또한 정치적 판결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라며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의 잘못을 심판하고 탄핵한 뒤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한 전 총리 사건은 불의한 정치적 탄압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에서 "사법부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역형을 받은 한 전 총리에 대해선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앞장서 중형을 외치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며 "박근혜는 당연하고 한명숙은 억울하다는 논리는 '아전인수', '내로남불'로 상징되는 이 정부와 판박이"라고 비난했다(관련기사 : 자유한국당 "박근혜는 당연하고, 한명숙은 억울하나").

이날 오전 5시께 만기 출소한 한 전 총리를 직접 마중한 김 의원은 "기쁘기도 했지만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한 전 총리가 나오긴 했지만 결백을 증명하지 못해 안타깝다. 결백을 주장해 왔지만 일종의 낙인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년 전인 지난 2015년 8월 구치소 입소 때도 한 전 총리를 배웅한 김 의원은 "여성운동부터 시작해서 40년 가까이 워낙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왔다"며 한 전 총리와의 인연을 소개하기도 했다(관련기사 : '상복' 입고 들어갔던 한명숙 그 옆에서 참담했던 문재인의 얼굴).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2015년 8월 징역 2년, 추징금 8억8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한 전 총리, 문재인 정부 성공 위해 많은 역할 할 수 있어"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 문재인 케어 실현을 위한 과제 점검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 문재인 케어 실현을 위한 과제 점검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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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에 한명숙 전 총리 출소 현장에 갔다 오셨다.
"한 전 총리를 위해 정말 많은 분들이 오셨더라. 나는 기쁘기도 하지만 가슴이 너무 아팠다. 2년을 그렇게, 우리가 사실 못 지켜드린 것 아닌가. 몸무게가 7Kg나 빠지셨다던데... 그렇게 고생하고 나오시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다.

한 전 총리는 우리가 정말 사랑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배이자 우리 당의 어른이시다. 그리고 누구보다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분인데 그런 분이 정치적인 판결로 인해 정치자금 뇌물 혐의로 옥살이를 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한 전 총리가 일종의 낙인을 받고 있는 건데 결백함을 증명하지 못해 안타깝다. 이 낙인을 어떻게 걷어낼 수 있을지..."

- 2015년 8월 입소 때도 배웅하셨다.
"한 전 총리와는 여성운동부터 시작해서 40년 가까이 워낙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그 세월 동안 지켜보고 응원하고 그랬으니까... 개인적으로 재판 과정도 쭉 지켜봤기에 이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결백하다고 보고 있지만 국민들은 의구심이 있는 상황일 텐데, 이게 가장 안타깝다."

-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2심에서 아무런 근거 없이 뒤집혔다는 것이 가장 이해가 안 됐다. 재판에 쭉 갔던 이들도 다들 사실 상상도 못한 결과였다. 1심 무죄 판결 이후 당시 검찰이 코너에 몰리면서 공소사실 유지가 어려워 공소장 변경을 시도하는 등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재판부도 공소장 변경을 받아주지 않았는데 정작 판결에선 2심 유죄로 뒤집히더라. 1심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사실이 없었는데도 판결이 바뀐 게 납득이 안 됐다. 의혹이 남은 진실들이 어떻게든 밝혀져서 국민들에게 자랑스런 여성 정치인으로, 최초의 여성 총리로, 깨끗하고 따뜻한 여성 정치인으로 남게 되길 바란다."

- 야당에선 한 전 총리의 재판이 잘못됐다는 여당 측 입장에 대해 "사법부 독립 침해"라며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연하고 한명숙 전 총리는 억울하다는 논리는 '아전인수', '내로남불'"이라고 했는데.
"한 전 총리 사건의 본질은 철저하게 정치적 보복이고 재판 또한 정치적 판결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번 국정농단은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심판하고 탄핵한 것이고 박 전 대통령은 현재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한 전 총리 사건은 불의한 정치적 탄압 성격을 갖고 있다. 정치적 기소였고 정치적 판결이었다. 사건의 성격 자체가 다르다.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사인들과 국정을 농단하고 뇌물을 받고 온갖 반헌법적인을 행위를 하다 드러나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은 것과 어떻게 동일선상에 놓는 것인지... 어불성설이다."

- 한 전 총리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하시던가. 추후 정치적 역할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시나.
"아직은 그런 구체적인 얘기는 안 하셨다. 일단 건강 체크부터 하시고 치과부터 가셔야 한다고 하더라. 보고 싶던 사람들도 만나고 먼저 좀 쉬기도 하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으시겠나.

한 전 총리는 어째든 당에서 누구보다도 당원들과 의원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존경 받는 선배 정치인 아닌가. 집권했을 때 총리도 역임하셨고 과거 당 대표도 경험하셨다. 수많은 국정 경험과 당무 경험이 있으시므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하고 어려운 국면에 처했을 때 한 전 총리의 경험과 지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위치에서든 자연스럽게 그런 역할을 하시게 되지 않겠나."


태그:#김상희, #한명숙,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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