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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톱뉴스>가 지난 21일 현재 제7대 충남 아산시의회의 국내외 연수 현황을 확인한 결과, 실망스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 취지에도 부합하지 못하고, 목적 의식도 흐릿했다는 판단이다.

이로 인해 해마다 언론과 시민단체로부터 '관광성 외유'라는 질타와 함께 시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여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목적 의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연수를 실시하다 보니 실효성과 충실함을 담보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지 못해 결국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행태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7대 아산시의회 의원들은 임기가 시작된 지난 2014년 그해 11월부터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올 8월까지 국내 연수 5회, 국외 연수 8회 총 13회의 국내외 공무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지는 국내 속초, 여수, 제주도, 보령, 부여와 해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마닐라, 일본 북해도,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베트남, 포르투갈,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등 다양하다. 특히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2회에 걸쳐 다녀왔다.

 이탈리아 프라다 미술관을 찾은 아산시의회 의원들.
 이탈리아 프라다 미술관을 찾은 아산시의회 의원들.
ⓒ 아산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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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톨레도 시청을 찾은 아산시의회 의원들.
 스페인 톨레도 시청을 찾은 아산시의회 의원들.
ⓒ 아산시의회 홈페이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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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연수를 다녀와서 보고서가 작성된 곳은 국내 1곳, 국외 8곳 총 9곳이다. 4곳은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국내 연수는 모두 의정연수 일정이었다. 연수비용은 국내 5292만8000원, 국외 7362만9520원(자부담 2003만4110원 별도) 총 1억2655만7520원의 혈세가 사용됐다.

1인당 지출비용은 188만7936원으로, 이는 지방재정법과 자치단체 예산편성 지침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책정되는 지방의원 연간 1인당 공무국외여행 경비 18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이다.

해외연수‥ 느낀 것만 있고, 행정에 접목한 것은 '전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해외연수로 아산시와 관련된 연수지 선택으로는 미흡해 보이는, 단순히 유명 관광지인 곳이 많은 것과 취지와 부합되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수'라는 말 자체를 사용하는 것이 낯부끄러운 실정이다.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아산시 행정에 제안할 내용도 없었고, 시가 받아들여 접목한 내용물도 없었다. 연수보고서도 기행문 수준이었고, 대부분의 내용이 방문지를 소개하는 수준에 그쳤다. 마치 해당 연수지를 홍보하는 가이드 같은 느낌을 들게 했다.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의원들의 시선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공공적인 업무를 위해 목적의식을 갖고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여행패키지로 인식하는 것 같았다.

연수보고서와 관련해 의회전문위원을 지냈던 한 전직 공무원은 "의원들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연수보고서 작성"이라며 "의원 중에 글 좀 쓸 줄 아는 의원에게 맡기거나, 전문위원들, 또는 의회사무국 직원들이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내실 있는 보고서 작성은 애초에 기대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급기야 연수보고서가 작성·제출됐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의원도 일부 있다. 아예 연수보고서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이다.

연수 목적 의식 부재와 해외연수에 대한 의원들의 마인드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수를 통해 벤치마킹한 내용을 아산시 행정에 제안하고, 접목한 것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회사무국 직원은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해 '외유'에 그친 '연수'였다는 불신을 갖게 했다.

아산시에 어떤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어느 곳을 방문해 벤치마킹을 해야 할지 고민한 흔적이 없어 보였다. 대부분의 연수 목적에는 여러 분야에서 선진시스템 벤치마킹으로 아산시 정책과 접목시킬 방안을 마련한다고 제시하고 있으나, 실제는 이러한 노력들을 깃들이지 못했다.

한 취재기자는 "먼저 의원들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해외연수가 일회성 연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업무에 도움을 줄 의미 있는 연수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덧붙여 "이는 아산시의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지만 '타 시군의회도 그런데 우리한테만 그러냐'는 책임 회피성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아산시의회부터라도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개선을 통해 모범사례로 전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호평 듣는 모범사례 부산 '금정구의회'

아산시의회가 모범사례로 벤치마킹할 만한 곳이 있다. 부산 '금정구의회'가 그곳이다.

<월간 지방자치>에 따르면 금정구의회는 2011년 국외연수 후 지역 언론과 시민들로부터 '외유성 국외연수'라는 비판을 받은 후 국외연수 개선 방안을 마련키 위해 노력했다. 의원들은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연수를 목적에 맞게 끌어갈 사전 모임을 구성하고 연수 전담기관과 전문 현지 코디네이터를 의뢰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논의를 거친 후 제7대 금정구의회는 연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국외연수를 위해서는 민간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의원들이 직접 연수 일정을 총괄하는 게 낫다고 판단, 5명의 의원들로 구성된 공무 국외연수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연수 준비 단계에서부터 연수를 갈 의원들과 소통하고 금정구 현안과 관련된 연수 일정을 준비, 13명 연수 의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 국외연수(네덜란드, 벨기에)를 진행했다.

연수를 위해서 4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3회 이상 간담회를 열어 연수 목적에 대한 전원 합의를 이끌어 낸 후 구체적인 연수 일정을 잡았다. 연수 테마를 교육, 축제 및 문화, 광장과 보행환경 등 도시기반 시설, 지방행정 및 의정체계의 4개 분야로 나누고 문화, 예술, 교육특구인 금정구에 적합한 연수 지역을 선정했다.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방문지 정보를 자세하게 파악했다. 방문지 섭외 및 선정 등을 위해 10여 차례 이상 회를 개최했다.

그리고 연수를 다녀온 후에는 ▲지역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연수결과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훌륭한 연수보고서 작성을 위해서 사전 준비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연수 전 자료를 수집하고 공유함은 물론, 방문할 기관 및 단체와 연락해 세부 일정을 미리 조율하고 현장에서 필요할지 모를 질문서를 준비했다.

'2030 서울문화플랜 수립을 위한 기본 구상' 보고서, 네덜란드 '다우브스테인' 의원의 <정치의 핵심은 사회 구성원 누구도 소외받지 않게 하는 것> 외 5권의 책, 동영상 자료 '파트 타임의 나라 네덜란드' 등 20편을 검토했다.

이처럼 연수를 가기 전 사전 조사를 잘하고 방문기관에서 진행하는 질의응답을 녹취함으로써 귀국 후 내실 있는 연수결과보고서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보고서 작성에 앞서 연수결과보고 평가 토론회도 개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아산시의회, #아산톱뉴스, #해외연수, #국외공무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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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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