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토믹 블론드>

영화 <아토믹 블론드>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영화의 별점 시스템(적절한 서술이 수반되지 않은)은 지극히 '편의'에 의해 태어난, 좀 잔인하게 말하면 게으름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별점 매기기는 영화에 적합한 서술이나 당위적 논의를 건너 뛰고 궁극적으로는 영화에 관련된 쓰기와 읽기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나태의 인덱스'다. 물론 이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만의 시선이지만 나는 이 고집스런 소신을 따라서 별점 매기기보다는 언제나 800 단어 가량의 글을 고집해왔다.

영화평을 쓸 때 해외 영화의 경우 해외 영화평을 참고하는 편이다. 국내 매체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찾는다는 게 가장 큰 목적이지만, 개인적인 이유라 하면 한 영화에 관해서 다양한 평론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킬러 센텐스(killer sentence)를 찾아 보기 위함이다. 다시 말해, 같은 영화를 보았지만 누군가는 어떤 형용사를 쓰는지, 어떤 명사들을 가지고 비유를 하는지 읽어 보는 것이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고 영감이 된다.

한국에서 30일 개봉하는 <아토믹 블론드> (미국 7.28일 개봉)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적합한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주인공, 로레인 브라우튼(샤를리즈 테론 분)은 M16 요원 중 가장 뛰어난 스파이다. 그녀는 전 세계의 스파이 리스트가 담긴 정보를 훔쳐 달아난 이중 스파이를 추적하기 위해 독일을 누빈다. 마침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하루 전 날, 그녀는 이 사건을 둘러싼 음모와 마주하게 된다.

영화를 둘러싼 대부분의 평론가 평들이 싫어하는 것 같은데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한, 양가성과 미묘함을 띈 표현들로 가득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저명한 미국의 언론 매체에서 작품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원문과 함께 보기로 한다. 물론, 독자 혹은 잠재적 관객들을 위한, '참고용' 일 뿐이다.

 영화 <아토믹 블론드>

영화 <아토믹 블론드>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1. 타임 아웃 (탐리스 래플리)

Atomic Blonde relies excessively on the built-in charisma of its lead and an obvious soundtrack that hops from one staple to the next (New Order, David Bowie, Queen, you name it); the film often feels like a retro music video. But it has enough punchy delight to sustain our attention, including one exceptionally well-choreographed fight sequence that lets Theron take the stage with astonishing moves.
<아토믹 블론드> 는 지나칠 정도로 주인공의 '내장 된 카리스마'와 명곡들에 의존한다. 영화는 마치 복고풍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풍미가 가득한데, 그 중 하나는 샤를리즈 테론이 무대를 누비며 창조해내는 놀라운 움직임들로 짜여진 액션이다.

2. 시카고 리더 (안드레아 그론벌)

Adapting Sam Hart and Antony Johnston's graphic novel The Coldest City, Kurt Johnstad (300) has written a smart exploitation thriller, filled with homages to Andrei Tarkovsky, the German New Wave, and film noir.
샘 하트와 앤토니 존스톤의 만화, "콜디스트 시티 (가장 차가운 도시)"를 원작으로 한 <아토믹 블론드>는 영리하게 만들어진 익스플로이테이션 장르 스타일의 스릴러이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독일 뉴웨이브, 그리고 필름 느와르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하다.

3. 뉴욕 매거진 (데이빗 에델스타인)

Nor is there much in the way of a spooky-paranoid, John le Carré–like mood. The dialogue is snappy without any particular bite. The actors, with a couple of exceptions, are merely functional. But you don't go to operas for dancing or ballets for singing, and you don't see Atomic Blonde for anything but a badass female protagonist crunching bones and pulping faces in gratifyingly long takes or remarkable simulations thereof. The auteur here is literally the stunt man.
영화에 존 르 카레 스타일의 소름 끼치는 편집증 같은 것이 존재 하지는 않는다. 대사는 딱히 씹는 맛 없이 서툴고 배우들은 기능적이기만 하다. 그러나 누가 오페라를 춤을 보러 가고, 발레를 노래를 들으러 가겠는가. <아토믹 블론드>는 악질 여주인공이 뼈를 부수고 얼굴을 뭉개는 것을 롱테이크로 보러 가는 영화다. 이 영화의 진정한 작가는, '스턴트 맨' 일 것이다.

 영화 <아토믹 블론드>

영화 <아토믹 블론드>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4. 디 아틀랜틱 (데이빗 심스)

Atomic Blonde is fond of its ice cubes. Lorraine is ice-cold, and don't you forget it—white as a sheet, with hair to match, and a personality that ranges from aloof to hostile. She's also quite literally a Cold Warrior, dispatched to Berlin on the eve of the collapse of Communism.
<아토믹 블론드> 는 얼음 큐브를 좋아하는 듯하다. 로레인 (주인공)은 얼음처럼 차갑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녀의 머리가 매칭 하듯, 시트 처럼 하얗고 무뚝뚝함에서 극악무도함을 넘나든다. 그녀는 공산주의가 무너지기 하루 전에 베를린으로 보내진, 문자 그대로의 '냉전 전사' 다.

5. 버즈 피드 (엘리슨 윌모어)

Atomic Blonde features some of the most on-the-nose music choices in the history of cinema — the kind of songs ("Der Kommissar," "99 Luftballons") you might joke about putting in spy movie set in 1989 Berlin. It has as much fidelity to its period setting as a fake vintage T-shirt from Urban Outfitters, and enough twists to render its plot — which has something to do with an executed British agent, a mole, and the fall of the Berlin Wall — totally nonsensical. It is fabulous.
<아토믹 블론드>는 영화사에서 가장 '적합한' 음악들을 선택한다 – 아마도 1989년 베를린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에 장난으로 넣으면 딱 좋을 것 같은 종류의 음악들을 말이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옷가게에서 파는 가짜 빈티지 티셔츠만큼이나 영화는 그것이 다루는 시간적 배경에 충실하다. 또한 사형당하는 영국 스파이, 얼굴의 점, 그리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 등의 말도 안 되는 설정과 관련한 플롯을 주무르기에 충분한 반전을 갖고 있다. 매우 멋지다!

*영화평의 전문이 아닌, 주요 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맥락을 위해 번역은 직역 보다 의역을 사용했습니다.

영화평 아토믹 블론드 미국 영화 샤를리즈 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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