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즌 초반에 부진했더라도 삼성의 러프처럼 반등에 성공한 사례도 나왔으나 시즌 내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지 못한 선수도 존재한다.

팀으로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면 재계약을 검토할 수 있고, 그렇지 않았다면 다른 선수를 찾아보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재계약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고민이다. 재계약을 하기엔 만족스럽지 못한 기륵을 남겼는데 재계약을 포기하기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고민이 있기 마련이다.

 왼쪽부터 보우덴, 초이스, 로맥.

왼쪽부터 보우덴, 초이스, 로맥. ⓒ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SK 와이번스


'비교적 좋지 않았던' 선수에 대한 팀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 고민이 없는 팀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를 비롯해 해커와 맨쉽, 스크럭스가 버티는 NC와 레일리, 린드블럼, 번즈가 분발하고 있는 롯데 등 세 팀 정도에 불과하다. 이 세 팀 가운데서도 내년에 못 볼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외국인 선수 세 명 다 교체할 팀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비교적 좋지 않았던' 선수의 재계약이다. 팀 내 세 명의 외국인 선수 중에서 임팩트가 부족한 선수가 있다면 팀 입장에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재계약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

2위 두산의 경우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니퍼트와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에반스가 내년에도 함께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어깨 부상과 부진이 겹친 보우덴의 재계약 여부는 알 수 없다. 지난해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고 정교한 제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시즌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선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다.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넥센도 고민이 있다. 시즌 도중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두 장 모두 꺼내들 정도로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나마 브리검과 밴헤켄이 선전하고 있는데 초이스는 재계약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31경기에서 타율 0.252 7홈런을 기록, 교체 카드를 꺼냈음에도 큰 효과는 없었다.

'홈런군단' SK는 어떨까.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켈리는 시즌 내내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의 믿음에 부응했다. 다만 다이아몬드와 로맥의 재계약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타율 0.228을 기록하고 있는 로맥은 24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펀치력만큼은 확실하게 증명했다. 그러나 꾸준함이 부족했던 것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들과는 별개로, 한화는 또 다른 이유로 고민에 빠졌다. 바로 '금액' 때문이다. 오간도, 비야누에바, 로사리오 모두 구단이 많은 금액을 투자한 선수들인데, 올해도 한화가 이들을 모두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여기에 '1983년생' 오간도와 비야누에바의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것도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변수가 많다.

 시즌 내내 삼성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던 외국인 원투펀치 역시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시즌 내내 삼성의 고민거리 중 하나였던 외국인 원투펀치 역시 재계약이 불투명하다. ⓒ 삼성 라이온즈


'교체 카드 만지작' 외국인 선수 교체 유력한 팀들

피어밴드, 로하스의 활약이 반가운 kt는 로치와 작별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보인다. 로치는 올시즌 23경기에서 2승 14패 ERA 5.17을 기록했고 지난 4월 19일 수원 KIA전 이후 단 한 번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4월 25일 마산 NC전 이후 14연패에 빠져 있고, 다음 등판에서도 패전을 기록한다면 KBO리그 역대 단일시즌 최다 연패 투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러프가 살아난 삼성은 외국인 원투펀치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레나도와 페트릭 두 투수 모두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윤성환, 우규민, 백정현 등 팀 내 선발 자원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들만 어느 정도 활약한다면 안정감 있는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영입만 잘하면 된다.

외국인 타자 없이 남은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LG는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엄밀히 말하면 LG는 교체가 아니라 영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창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졌고 박용택을 제외하면 한방을 터뜨릴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탄탄한 마운드를 갖추고도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알 수 없는 LG에게 좋은 외국인 타자 영입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교체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후반기가 끝나면 외국인 선수 교체 여부 결정까지 남은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생존을 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운명, 이제 남은 한 달간의 성과에 달려 있다.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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