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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활동의 시작은 대개 강좌나 교육에서 시작합니다. 배우고 익히면서 점차 사람들이 변하고 발전해요. 그리고 정점에 가면 누구나 그걸 나누고 표현하고 싶어해요. 전국생활문화축제는 그분들께 크게 멍석을 깔아드리는 거예요. 누구나 오셔서 내 이웃들이 만들어낸 전시와 공연을 보시고 체험할 수 있어요. 그러면 마음이 설레요.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생각이 들 거예요." 

오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2017 전국생활문화축제가 열린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 호남, 영남권 도시와 농촌에서 '생활문화' 동호회 회원만 약 750여 명이 참여하는 큰 행사다. 7일 전시를 시작으로 8일 전야제 공연을 포함해 합창, 연극, 무용, 콘서트, 공예체험 등 각 영역의 '생활예술'이 대학로 일대를 물들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축제의 주관자는 생활문화진흥원. 이곳 나기주 원장을 지난 18일 종로구 생활문화진흥원에서 만났다.  

 그는 문화와 관련된 여러 부서, 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문화정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 그는 “문화예술에 지원되는 건 ‘국가가 지원하는 돈’이 아니라, 국민의 예산, 공공재원”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 생활문화진흥원 나기주 원장 그는 문화와 관련된 여러 부서, 기관에서 잔뼈가 굵은 문화정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 그는 “문화예술에 지원되는 건 ‘국가가 지원하는 돈’이 아니라, 국민의 예산, 공공재원”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다.
ⓒ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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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여름이 가고 9월 생활문화축제가 온다

- 2017 전국생활문화축제를 소개해달라.
"2014년에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시행됐다. 이를 근거로 그해 전국생활문화축제가 처음 개최됐고, 올해로 네번째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일반 생활문화인들이 지역 테두리를 벗어나 크게 만나는 기회다. 유명인이 없기 때문에 관심은 적겠지만, 일반 생활문화인들이 주체가 돼 만드는 의미 깊은 문화예술 행사다."

- 축제에 참여하는 생활문화 동호회원들은 이 행사를 어떻게 느끼는가. 축제에 참여하는 일반 시민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원신청을 받고, 선정된 팀이 제한적으로 올라온다. 이분들은 공연과 전시를 위해 더 큰 애를 쓴다. 그 과정에서 동호회는 단합과 성장을 이룬다. 축제에서 다른 이들을 보고 겪고 나면 더 큰 다짐을 하고 돌아간다. 다양하고 푸짐하게 벌어지는 문화예술 행사를 보신 분들은 새로 '생활문화예술' 활동의 구성원이 된다. '나도 되겠다' 하시는 거다."

원주-대전-구로가 함께 콜라보 합창을 한다

- 올해 축제를 준비하면서 예년에 비해 특별히 애쓰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준비하는 과정부터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객을 위한 '보여주기'가 아니라, 참여 동호회분들의 관점에서 축제를 만들었다. 그 성과 중 하나가 동호회 네트워크와 지원팀이 함께 모여 구성한 축제추진단이다. 이런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원주-대전-구로의 구성원들이 모여 '합창단 콜라보'도 만들게 된 거다.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을 위한 풀케어팀도 운영한다."

'일반인에 의한, 일반인을 위한, 일반인의' 전국생활문화축제임을 나기주 원장은 몇 번이고 강조했다. 그런데 '생활문화'의 영역이 어디까지일지 궁금했다.

- '생활문화'의 구체적인 범위와 내용은 무엇인가.
"생활체육과 대비하면 생활문화가 있다. 신체의 건전성 말고 정신의 건강성을 위한 것. 독서 모임도 우리 생활문화에선 제외한다. 전문예술인이 생산한 것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체가 되는 일상에서의 예술, 이게 생활문화의 본질 아닐까? 생활에서 문화에 대한 강한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행위로 폭넓게 잡는다."

- 예를 들면 어떤 것인가? 일상 시민들이 생활문화를 통해 어떤 것을 얻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주 궁벽진 시골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하모니카를 분다. 즐겁게 무대에 서신다. 무용을 하는 어르신들 동호회도 있다. 다들 '전에 자주 아프고 힘들었는데, 몸도 좋아지고 즐겁게 산다'고 말씀하신다. 즐거움이 생활에 스미는 활동이다."

생활이 예술을 만나면 더 윤택한 문화가 된다.
▲ 일반인을 위한, 일반인에 의한, 일반의 생활예술 생활이 예술을 만나면 더 윤택한 문화가 된다.
ⓒ 생활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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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없고 생활에 시달려? 예술 문화 활동을 해보시길!

- 생활문화와 전문예술 영역은 어떤 점이 다를까? 
"생활문화 활동은 '동호회'중심으로 이뤄진다. 혼자서는 재미도 없고, 실제로 꾸준히 하기도 어렵다. 동호회 활동을 하면 지역 안에서 서로 만나고 또 돕는 생활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예를 들면, 부산 흰여울 문화마을에선 사람들이 동네 지도를 만들고, 카페를 운영하고, 마을의 사진자료 등을 엽서로 만들어 여행객들에게 제공하는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생활문화'가 공동체적 특성, 지역적인 토대를 갖는다는 말은 의미있게 들렸다.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이루어지는 생활과 문화를 위해 생활문화진흥원은 어떤 '진흥정책'을 펴고 있을까?

- 생활문화진흥원이 평소에 벌이고 있는 '생활문화 진흥'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우린 지역에서 생활문화가 이뤄지는 곳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 이곳을 지원해 생활문화센터를 만든다. 공간만으로는 부족하니까 문화예술 전문가도 발굴해서 지원한다. 그들이 프로그램도 만들고, 문화예술 자원도 발굴하고, 예술행정 지원도 하도록 우리가 교육한다. '문화이모작'을 통해 은퇴자들을 문화활동가로 양성도 하고, 생활문화공동체도 자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 2017 생활문화축제 참여 단체들을 살펴봤다. 어떤 지역은 활발하게 참여했고, 어떤 지역은 아니더라. 어떤 지역은 지역에 기초한 전통예술을 강하게 붙잡고 있고, 어떤 지역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올까?
"문서가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와 연결이 안 되거나, 숨어있는 곳도 있을 거다. 다만 지역 자치단체의 문화예술 지원정책이 지역 문화활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또 그 지역 안에서 활동하는 매개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전북 충북 등은 생활문화동호회 네트워크가 활발한데, 이 안에서 내용이 더 다양하고 풍성해지고 있다."

- 이번 2017 전국생활문화축제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 혹은 생활문화 동호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시간이 없어서, 생활에 시달리기 때문에 문화생활을 못한다고 하신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생활에 문화와 예술이 필요하다. 더 아름다운 생활, 여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는 게 예술 문화생활이니까. 생활문화축제에 오시면 모든 게 무료다. 거기서 생활문화 활동의 가치를 느끼실 거다. 눈으로 보고 느끼면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도 생활문화 활동에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계시다."

지역과 세대와 각 분야의 문화예술이 모두 만나는 축제이자 박람회다. 올해 슬로건은 ‘두근두근 내 안의 예술’.
▲ 2016 전국생활문화제 지역과 세대와 각 분야의 문화예술이 모두 만나는 축제이자 박람회다. 올해 슬로건은 ‘두근두근 내 안의 예술’.
ⓒ 생활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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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생활문화 활동에의 참여는 우리의 삶의 질을 더 높여줍니다. 수치로도 여기에 참여하는 분들이 더 늘고 있습니다. 1인 1개 이상 생활체육을 하듯, 1개 이상 생활문화에 참여했으면 좋겠군요.



태그:#나기주, #전국생활문화축제, #생활문화진흥원,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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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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