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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폭발사고로 도색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선박.
 20일 오전 폭발사고로 도색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선박.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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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에서 또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20일 경남 창원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이던 화물운반선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도색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했다.

지난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크레인 충돌·추락사고로 6명이 사망했다. 조선소에서 크고 작은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중공업 참사도 그렇고, 이번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하청업체 노동자들이다. '노동절'(5월 1일)과 주말에 작업하던 노동자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 막아야" ... "다단계 하청 고용"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선박 도색작업은 위험한 공정에 속한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위험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이은주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실장은 "조선소의 위험한 작업은 거의 대부분 비정규직들이 하고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없애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지만, 또 대형 참사가 나고 말았다"고 말했다.

또 무리한 구조조정도 한몫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현재 정규직이 1450여 명이고 비정규직이 2200~2300여 명으로 파악된다. 최근까지 회사는 구조조정을 해왔고, 많은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났다.

고민철 금속노조 STX조선지회장은 "구조조정에다 사내하청의 다단계 고용구조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장 작업은 휴일에 주로 작업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철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조선소의 다단계 하청구조가 가장 큰 원인이다"며 "정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국민참여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사고부터 적용시켜서 그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 말했다.

김성대 민주노총 경남본부 정책국장은 "조선산업 비정규직 확산 정책이 큰 문제이다. 사람 자르기식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제대로 된 조선산업 살리기 정책이 시급한 과제이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폭발사고로 도색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선박 내부다. 그을린 흔적이 보인다.
 20일 오전 폭발사고로 도색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선박 내부다. 그을린 흔적이 보인다.
ⓒ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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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재발방지 대책" ... 민주노총 "국민참여사고조사위 요구"

정의당 노회찬 국회의원(창원성산)은 이날 논평을 통해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재해로 사망한 하청 노동자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사고원인을 파악해 재발방지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 의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철저한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사고원인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 책임자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원청과 하청이 신속하게 유족보상 등 사고수습을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 했다.

그는 "지난 5월 1일 거제 삼성중공업에서도 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하청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조선업체에서 중대재해가 연속해서 발생해 하청노동자들이 소중한 목숨을 빼앗기고 있다"며 "조선업종의 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노동자들의 목숨과 관계된 안전문제와 관련해서도 무리한 구조조정이 진행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노회찬 의원은 "관계 기관은 대형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조선소에 대한 신속한 특별안전 점검과 위험을 외주화 하는 조선소의 사내하청 구조의 개선, 중대재해에 대한 원청사업주의 책임을 묻기 위한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재명)는 이날 "사고 조사부터 재발 방지 대책까지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국민참여사고조사위원회 도입 약속을 이행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에는 거제 삼성중공업에서 6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고 지난 7월 4일에는 마산 양덕천에서 3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고 오늘 또 다시 4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요일에 죽었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입법, 원청 책임 및 처벌 강화, 국민사고조사위원회 도입, 대표자가 안전보건관리 책임자 역할 담당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며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기 전에도 노동자들은 죽음의 외주화로 죽어나가고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는 순간에도 노동자들은 죽어나가고 정부 발표 이후에도 노동자들은 죽어간다"고 했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정부와 국회는 노조의 참여가 보장된 가운데 진상조사부터 빠짐없이 철저히 진행하라"고 했다.

이들은 "사고 조사부터 재발 방지 대책까지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국민참여사고조사위원회 도입 약속을 이행할 것", "더 이상 늦출 수가 없다. 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정부가 발표한 대책을 입법할 것", "우리가 줄기차게 요구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늦추지 말 것"을 촉구했다.

한편 창원해양경찰은 STX조선해양 선박 폭발사고의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고는 선박에서 발생해 진해경찰서이 아닌 해경에서 조사를 맡기로 했다. 해경은 21일 국과수를 통해 현장 감식할 예정이다.

20일 오전 폭발사고로 도색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선박을 노동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20일 오전 폭발사고로 도색작업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4명이 사망한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해양의 건조 중인 선박을 노동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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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STX조선해양, #폭발사고, #중대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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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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