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MVP 애드리안 곤잘레스

오늘의 MVP 애드리안 곤잘레스 ⓒ LA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18번째 선발등판 경기를 가졌다. 20일 오전 5시 5분(이하 한국시간) 열렸던 디트로이트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 했다.

오늘 류현진은 그간 약했던 낮경기(올시즌 밤 3.21/낮 4.94) +인터리그 원정이라는 반갑지 않은 조건에서도 마운드에서 잘 '버텼다'.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낸 류현진이었는데 야수들의 도움과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으로 디트로이트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오늘 피안타는 2개뿐이었지만 볼넷이 4개로 제구에 애를 먹었음에도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지난 경기 좋았던 흐름이 잠시 막히는 모습이었지만, 오늘 어려움을 다소 겪으면서도 다시 좋은 흐름으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올시즌 3번째 무실점 등판을 했고 평균자책점은 3.45까지 떨어트렸다. 다만 승수를 쌓지는 못했고 시즌 5승째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 오늘도 상대팀의 에이스급 투수를 만난 다저스 타선, 선발투수 상대로 침묵하다

최근 다저스를 상대하는 선발들은 자신들이 호투를 하고 마운드를 불펜에 넘기더라도 좀처럼 선발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 타선이 후반부에도 뜨겁기 때문이다. 다저스를 상대로 마지막으로 선발승을 따냈던 선수는 지난 7월 22일 하이메 가르시아였다. 그럴만큼, 막히더라도 불펜을 상대로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었던 지난 한 달 간 다저스 타선의 모습이었다.

오늘 다저스는 이런 퍼포먼스를 보여준 자신들의 정예 멤버들에 더해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 원정 경기를 맞아 어틀리까지 추가로 라인업에 합류했다. 어제 새로 합류한 커티스 그랜더슨도 이적하자마자 라인업에 포함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애드리안 곤잘레스도 이틀 연속 1루를 든든히 지켰다.

작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이기도 한 우완투수 마이클 풀머를 상대하게 된 다저스는 자신들이 보유한 좌타자 6명(스위치히터 1명 포함)을 전원 포함해 라인업을 짰다. 류현진을 상대로 라인업 전체를 우타자로 도배한 디트로이트 타선과의 화력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어제 뜨거웠던 테일러가 오늘 첫 타석도 볼넷을 골라내며 상쾌하게 출발한 다저스이지만 후속타 불발로 그는 잔루로 남고 말았다. 테일러의 볼넷 이후 7타자 연속 범타를 기록한 다저스 타선은 오늘 처음 상대하는 풀머를 상대로 첫 1회전은 고전했다. 9번타자 어틀리가 앞선 침묵을 깨는 첫 안타를 만들었지만 테일러의 타석 때 나온 라인드라이브에 스타트를 끊었다가 더블아웃 처리되는 아쉬운 상황도 터져나왔다.

4회 시거의 내야안타도 터너가 병살타를 쳐서 지워버렸고, 5회에도 풀머에게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다. 5회까지 별다른 찬스는 물론, 투구수도 57개만 던지게 하는 등 다저스 타선은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

# 행운의 점수 이후 승리를 향해 가는 다저스 
 3루수 닉 카스테야노스의 실책장면. 이 실책이 다저스의 막힌 공격의 혈을 뚫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3루수 닉 카스테야노스의 실책장면. 이 실책이 다저스의 막힌 공격의 혈을 뚫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 MBC(FOX) 중계화면 캡쳐



7회 행운의 에러로 그랜더슨이 2루에 가면서 첫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그랜달의 볼넷 이후 들어선 타자는 애드리안 곤잘레스. 곤잘레스는 풀머의 하이패스트볼을 찍어치며 그랜더슨을 불러들여 양팀 통틀어 첫 득점이 나왔다. 후속타는 아쉽게 터지지 않았지만 끌려다니기만 하던 풀머를 상대로 일격을 날렸다.

8회에도 볼넷-안타로 무사 1,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든 다저스는 시거가 병살타를 치며 흐름이 끊기는가 했지만 터너가 해결해주며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귀중한 추가점을 냈다. 9회에도 야스마니 그랜달의 솔로 홈런까지 터지며 3-0으로 점수차를 늘려갔다.

# 공격은 못 도와줬지만, 수비에서는 든든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을 동안 마이클 풀머를 공략하지 못한 다저스 타선이었다. 그래도 수비에서 류현진을 지원해주면서 오늘 무실점 투구에 좋은 도움을 줬다.

먼저, 1회 마이키 마툭의 파울지역 뜬공을 곤잘레스가 잘 처리한 것은 흐름상 좋았다. 볼넷 이후 마툭을 상대로도 6개의 공을 뿌린 터였는데 이 공을 잡지 못했다면 마툭은 물론 그 뒤에 대기하고 있던 중심타선을 상대로 어떤 흐름으로 이어갈 지 알 수 없었다. 밤경기에 비해 햇빛의 방해를 받을 수 있는 낮경기라 다소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수비 좋은 곤잘레스는 개의치 않고 편안히 처리했다.

2회에도 두 이닝 연속 선두타자 출루가 이뤄졌으나 다음 타자 빅터 마르티네즈를 바로 병살타로 여유있게 처리해주면서 세 타자로 이닝을 정리할 수 있게 해줬다. 3회 수비에서는 오늘은 3루수로 나온 로건 포사이드가 선상으로 흘러나갈 수도 있는 타구를 잘 막아내면서 자칫 무사 득점권 상황이 될 수 있던 것을 막아줬다. (곤잘레스의 포구도 한몫했다) 3회 볼넷 2개를 허용하며 만루까지 몰렸었던 터라 이 때 단타로 막은 것이 실점없이 넘어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포수 그랜달의 리드도 빛났다. 3회 만루 찬스에서 높은 코스 커브-낮은 커터로 루킹 스트라이크 2개를 잡은 뒤 93마일 패스트볼로 방망이를 끌어내며 카브레라를 요리했다. 5회 킨슬러의 2루타 이후에도 류현진을 잘 리드하며 매툭을 땅볼아웃, 업튼을 5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잡으며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갈 수 있게 해줬다.

# 안좋은 상황에서도 좋은 투구한 류현진, 다음 등판에는 득점지원 기대할 수 있을까?

다르빗슈가 10일자 부상자 명단에 들어가면서 다음 등판도 일단 선발로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경기는 예정대로라면 한국시간 금요일 새벽에 열릴 피츠버그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될 전망이다. 피츠버그의 선발투수는 신예 채드 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작년 데뷔한 쿨은 다저스와의 상대 전적에서 3경기 2승은 거두고 있지만 ERA가 무려 5.06이다. 특히 올해도 한 번 상대해봤는데 5이닝 4실점으로 공략에 성공했던 바 있다. 다만, 후반기 성적은 전반기보다는 괜찮은 편이다. 특히 피홈런 개선이 눈에 띄는데 전반기 18경기에서 9피홈런이었는데 후반기 6경기에서는 단 한 개만 허용했을 정도다.

그래도 신시내티 전 7이닝 무실점을 제외하면 그렇게 압도적인 피칭 내용은 아니었기에 충분히 다저스 타선이 공략할 수 있는 투수다. 다저스의 타선이 다음 경기에서는 충분한 득점지원으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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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 다저스 선발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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