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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최측에서 준비한 판넬
 주최측에서 준비한 판넬
ⓒ 이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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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합성의 재료가 된 사진에는 심지어 초등학생도 있었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먹구름 낀 지난 18일 오후 강남역. 자유발언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은 참가자는 떨면서도 침착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소리를 듣고 힐끗 쳐다보기도 했고, 천막에 앉아있던 다른 참가자들은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8월 18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여성혐오 방치 기업 규탄 집회'가 열렸다. 최근 일어나는 디지털 성범죄와 여성혐오 사건들에는 이를 방치한 기업들의 책임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날 집회는 디지털 성범죄 아웃(DSO), 반성매매 액션 크랙, SNS 성범죄 박멸, 십대인권센터가 열었다. 이 집회에는 약 5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최근의 디지털 성범죄 사건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의 기업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기업들이 여성에 대한 신상 유포나 성범죄 게시물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서,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가해자들의 신상을 보호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기업들, 폭력적 콘텐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판넬을 읽어보는 참여자와 시민들
 판넬을 읽어보는 참여자와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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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인능욕, 지인합성 등을 신고해도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대응해 온 트위터나 텀블러 측에서도 여성 폭력을 방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왁싱을 포르노처럼 묘사해 죽음까지 이르게 한 BJ의 방송이나, 게임 유튜버 '갓건배'에 대한 살인예고 사건 등에서는 여성에 대한 대상화와 혐오표현을 방관한 유튜브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반성매매 액션 크랙의 활동가는 "독일의 경우에는 헤이트 스피치나 폭력적 내용이 올라올 경우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사이트에 최대 65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이 존재한다"라면서 "한국의 기업들도 혐오표현이나 폭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을 마친 후 집회 주최 측은 트위터, 페이스북, 텀블러, 구글의 로고와 이들 사이트에 올라온 성폭력 콘텐츠를 캡처한 판넬에 물총을 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이 판넬과 '기업도 여성폭력에 함께했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의 한국지사가 있는 역삼역 파이낸스 타워까지 행진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텀블러, 구글... 이들의 문제점

 참여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참여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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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도 안 해준다, 경찰서도 안 해준다, 영상삭제 책임소재 마련하라!"

행진의 맨 앞에서 '여성들의 디지털 개혁' 깃발을 든 진행자가 확성기에 대고 구호를 선창하자, 뒤따르던 참가자들도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맨 뒤에 선 참가자는 행인들이 문구를 잘 읽을 수 있도록 판넬을 옆으로 들고 걸었다.

파이낸스타워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건물 앞에서 "기업이 책임져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담당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비가 조금씩 떨어지는 궂은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다시 만난 세계'를 함께 부르고, 판넬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20여 분째, 구글과의 면담이 승인돼 집회 대표자가 구글 정보보안 담당자에 요구안을 제출했다.

익명을 요구한 20대의 집회 참가자는 "이런 디지털 성범죄는 내가 고등학생 때부터 존재했는데 20대가 된 지금도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안타깝다"라면서 "지금까지는 눈에 띠는 액션이 없었고 나조차도 방관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먼저 나서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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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과 언론을 공부하는 여성 청년. 페미니즘, 노동, 철거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읽고 쓰는 삶을 지향합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