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광복 72주년을 맞이하여 18일 세종대학교에서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활동하고 있는 세종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이자 독도연구 소장을 맡고 있는 호사카 유지(61) 교수를 찾아뵙고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 안녕하세요 교수님. 요청 드린 인터뷰에 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격적인 질의를 드리기 전에, 교수님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세종대학교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호사카 유지라고 합니다. 멀리 부산에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기 위해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1988년도부터 한국에 살기 시작하였고, 1998년부터 독도관련 문제에 대해서 연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독도문제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와 관련된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요. 2003년 한국으로 귀화하였어요. 현재 세종대학교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어요. 작년부터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관련돼서 연구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웃음)

세종대학교 독도연구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
 세종대학교 독도연구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
ⓒ 김성엽

관련사진보기


- 호사카 유지 교수님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흠... 사실 언젠가는 독도문제 뿐만 아니라 강제징용 문제와 더불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서 연구를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여러 가지 핑계를 대고 조금은 미룬 감이 없지 않아 있죠. 독도와 관련된 일본의 왜곡된 역사인식도 문제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또한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이 굉장히 문제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심각한 역사왜곡을 하고 있죠.

하지만 그러한 많은 증거들이 대부분 우리나라 정부나 아니면 학자들이 찾은 증거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이죠. 물론 살아계신 피해자 할머님들의 증언이 가장 큰 증거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일본 측의 왜곡된 주장을 완벽하게 극복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독도문제의 경우 영토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나 학자들이 굉장히 많은 연구를 하였고, 일본이 왜곡된 주장을 하였을 때 우리 스스로 연구하고 찾은 자료만으로도 충분히 맞대응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존엄성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정부가 조금은 외면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죠.

2011년 8월 이전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시민단체의 몫이었다고 봐요.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국가차원에서 무언가 해보겠다고 나섰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피해자 할머님들에게 좋지 않은 납득할 수 없는 한일합의를 해버렸죠.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관련돼서는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라 저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도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너무나도 이 문제와 관련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비해서 저를 비롯한 학자들의 연구가 무엇보다 부족하다는 점이죠.

이와 관련된 문헌수집에 있어서도 가해국가인 일본에 비해서 형편없이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와 관련된 문헌들을 확보하고 연구한 다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점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아쉬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한 점에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국가차원에서 그리고 저와 같은 학자들이 나서서 문헌을 수집하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감정적인 문제로 다가갈 것이 아니라는 점이죠. 일본은 왜곡된 자료로 논리적인 반론을 스스로 만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하고 있어요. 일본정부와 맞서기 위해서는 충분한 문헌수집과 논리적인 자료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전 정부들은 너무나도 두루뭉술하게 대처했다는 점이죠.

우리나라 정부와 학자들은 감정적으로 이 문제를 대해서는 절대 안 되고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그들의 논리에 감정적인 반론을 하여 말려들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반론으로 맞서야겠죠.

- 박근혜 정부가 2015년 12월 28일 피해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해버렸습니다. 교수님이 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12.28 한일 '위안부' 합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굳이 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아도... 이 합의는 피해자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점이죠. 사실 박근혜 정부가 합의를 할 것이라고는 저를 비롯한 전문가들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 하였죠. 그리고 합의 이후에는 이 합의가 피해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렴된 합의인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합의에 있어서 피해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때문이죠.

이 합의는 박근혜 정부의 엄청난 실수였다고 봐요. 앞서 말했다시피 우리나라 정부가 전혀 대응도 하지 못 하고 일본의 전략에 말려들었다고 생각해요. 일본의 역사왜곡의 문제점을 알리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문재인정부가 현명하게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많은 분들이 함께 힘써줬으면 좋겠어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관련된 자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와 관련된 자료
ⓒ 김성엽

관련사진보기


- 호사카 유지 교수님은 한일 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섰는데 과거사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야 되는지? 그리고 그 중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흠... 일본정부에는 아마 제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가교역할이라... 너무 부담이 되군요. (웃음) 저는 학자로서 제 자리에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많은 이들과 연대하고 싶어요. 앞서 계속 말씀드렸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문헌들도 부족해요. 물론 일본의 연구가 객관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요. 그들만의 논리를 구축하여 전 세계에 왜곡된 역사를 알리고 있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러한 점에서 형편없을 정도로 연구가 부족하고, 어설픈 연구들이 너무 많아요. 독도문제와 관련돼서는 충분한 연구와 문헌을 수집해서 일본이 어떤 논리를 펼치더라도 우리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는 너무나도 부족한 연구로 인해 계속해서 일본의 주장에 말려들어가기 시작해요. 저 역시도 학자로서 너무나도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저와 같은 학자들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논문을 작성하여 문헌을 수집하고 그러한 일본의 주장에 충분하게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일본의 우익들은 우리나라의 이러한 점을 계속 공격해요. "골대를 계속 움직여서 자신들에게 돈을 뺏어낸다."라고 굉장히 치욕적인 말들을 해요. 이러한 억지 주장에 우리 스스로가 너무나도 감정적으로 대했던 것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말려들어갔던 것 같아요.

최근에 한국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신(新)친일파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일본의 작전에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대응을 못 하고 있고, 계속해서 말려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안타까워요. 이럴 때 일수록 저와 같은 학자들이 충분한 연구와 문헌을 확보하여 논리를 구축해 이들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것이 외교의 첫 시작이고 제 역할이 되겠죠?

- 그동안 정치권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분들 간에 '소통의 부재'가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호사카 유지 교수님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정부와 시민단체 그리고 저와 같은 학자들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만남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한 자리를 통해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그러한 점에서 문재인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고 봐요. 정부와 시민단체, 학자들이 제 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내서 함께해야 더욱더 시너지효과가 나겠죠? 그렇게만 된다면 상당히 영향력 있는 담론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과 법적인 사실이 들어가 있는 담론을 만들어 일본 정부의 억지주장을 꺾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호사카 유지 교수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호사카 유지 교수
ⓒ 김성엽

관련사진보기


- 끝으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따뜻한 격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굉장히 잘 해왔고, 최선을 다 해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죄를 받아내기까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두가 힘을 합쳐 많은 협의를 통해 공론을 만들어주길 바랍니다. 저도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김성엽 기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광복, #세종대, #호사카유지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