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사회

포토뉴스

스크럼으로 입구 막은 조계사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 막으려 스크럼 짠 조계사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스크럼을 짜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고 파켓을 들고 서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왜 막고 지랄이야? 스님이 기도하겠다는데..."

18일 오전 조계사 법당에서 기도를 마치고 경내를 나서던 한 60대 불자가 명진 스님의 출입을 가로막은 조계종 관계자를 바라보며 한 말이다.

앞서 대한불교 조계종으로부터 지난 4월 허위사실유포와 종단비방 혐의로 제적(승적 박탈)을 당한 명진 스님은 '적폐청산'을 외치며 18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명진 스님은 "단식농성에 앞서 조계사 대웅전에서 참배를 드리겠다"고 알렸다.

그러나 명진 스님의 참배는 조계사 일주문(절의 정문)부터 조계종 관계자들이 만든 '사람 벽'에 가로막혔다.

"조계종 관계자, '한기중' 피켓 들고 명진스님 출입 막아"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 ⓒ 이희훈
이날 조계사 관계자들은 명진 스님이 절에 도착하기 전부터 일주문을 막아섰다. 그러면서 '명진OUT / 한기중COME', '적폐 기호1 한기중'이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기자가 "한기중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조계종 관계자는 "'한기중'은 명진 스님 속명"이라고 말하며 피켓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속명을 피켓에 명시한 것은 더 이상 스님으로 여기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조계종 관계자들의 조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조계종 관계자들은 명진 스님을 향해 등을 보인 채 팻말을 들었다.

앞서 명진 스님은 출입이 제한되자 일주문에서라도 대웅전에 있는 부처님을 향해 절을 올리려 했다. 그러자 조계종 관계자들은 명진 스님을 향해 등과 엉덩이를 보이며 몸을 돌려 섰다.

일주문에 주저앉은 명진스님 "부끄럽다"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위해 법당에 들어가려 했으나 사찰 관계자들이 입구를 막아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가 나와 나가 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결국 경내로의 걸음이 제한된 명진 스님은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주저앉았다. 그러면서 명진 스님은 자신을 막아선 조계종 스님들을 바라보며 "부끄럽다"고 탄식했다. 이어 "절은 (나의) 집인데, 법당에 가서 절만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막는 모습이 조계종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명진 스님과 조계종 관계자들의 대치 상황은 40분 정도 계속됐다. 그사이 일주문에 자리잡은 명진 스님을 향해 신도들과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졌다. 그러자 조계종 관계자들은 "명진 스님만 출입해 참배를 허용한다"며 '사람 벽' 일부를 열었다.

조롱과 무시를 견뎌낸 명진 스님은 그제야 대웅전으로 이동해 부처님께 참배를 올릴 수 있게 됐다.

명진스님, 조계사 옆 우정총국 마당에서 단식 진행

참배를 마친 명진 스님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조계사 옆 서울 우정총국 앞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명진 스님은 "이 자리가 (자승 총무원장의 잘못을 알린) 적광 스님이 4년 전에 농성을 하다 조계사 지하로 끌려가 무차별로 린치를 당한 출발점"이라며 "적광 스님에 대한 폭력에 대해 어느 누구도 제대로 책임지지 않아 그것을 알리기 위해 단식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행을 사주한 자승 원장은 한번도 조사를 받지 않고 사건이 마무리 됐다"며 "폭행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을 엄중하게 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단식의 첫 번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적광 스님 폭행사건이란, 지난 2013년 8월 자승 총무원장의 거액 상습도박 의혹 등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려던 적광스님이 총무원 호법부 승려와 종무원 10여 명에 의해 끌려가 폭행당한 사건이다.

폭행 뒤 호법부 승려들이 강제로 제적원을 제출하게 하고 승복을 벗겼다는 게 적광 스님의 주장이고 총무원은 이를 부인했다. 이 일로 호법부 승려와 재가종무원 2명은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명진 스님은 이 사건 외에도 ▲ 충남 공주 마곡사 금권선거 ▲ 총무원장 사제인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 범계 의혹 등을 제기하며 ▲ 조계종의 동국대 총장 선출 외압 의혹 등에 대한 자승 총무원장의 책임을 물으며 조계종 적폐청산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명진 스님의 농성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보았듯 조계종은 조롱과 무시로 명진 스님을 대하고 있다. 명진 스님은 이미 제적 징계를 받았고 이는 최종 확종됐다. 일각에서는 명진 스님이 조만간 멸빈(승적말소)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조계사 스님들도 총무원장 편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계사 행정국장 등목 스님은 명진 스님의 기자회견에 대해 "떼쓰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명진 스님이 조계사에 대한 불만이 있으면 스님들 한분 한분을 만나 설득을 하던 대화를 하던 시도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시도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명진 스님은 "수행자는 세상 사람으로부터 의지가 되고 믿음의 귀의처가 돼야 하는데 그동안 감추고 적당히 노력하는 척하는 수행자인 척 하고 살았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승 총무원장의 사퇴 뿐 아니라 재야에서 수행하는 많은 스님들이 종단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우리가 힘들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단식 농성을 시작하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단식 농성을 시작하자 조계사 관계자들이 단체로 지켜보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법당 참배를 하려하자 사찰 관계자들이 나와 입구를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이날 명진 스님의 단식농성장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를 비롯해 용산참사 유가족, 쌍용자동차 해고자 등이 함께 했다.

한 용산참사 유가족은 "명진 스님은 우리가 힘들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라며 "자승 총무원장이 용산 유가족들에게 와서 한 일은 조계사에서 만든 물을 준 것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기독교 신자임에도 스님을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함께할 것"이라며 조계종을 향한 명진 스님의 단식을 응원했다.

각계에서 응원을 받은 명진 스님은 이날부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서울 우정총국 앞마당에서 묵언수행을 진행하며 단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자 지지자들이 천막을 설치하고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 이희훈
명진스님이 18일 오전 조계사 입구에서 조계사 자승 총무원장 퇴진 촉구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하자 지지자들이 천막을 설치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이날 명진 스님의 참배부터 단식농성장 설치까지 조계종 관계자들은 시종일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일부 조계종 관계자들은 조계사 일주문에서부터 카메라를 들고 참석자들을 채증하기도 했다. 대웅전에서 참배하는 명진 스님을 찍는 <오마이뉴스>를 향해서도 취재를 방해하며 카메라를 빼앗아 던지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태그:#명진스님, #조계종, #자승
댓글3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