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 <코드 블루 -닥터 헬기 긴급구명>의 한 장면

일본 드라마 <코드 블루 -닥터 헬기 긴급구명>의 한 장면 ⓒ <코드블루> 공식 홈페이지


올해 3분기 일본 드라마 중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지난달부터 방영 중인 후지TV의 <코드 블루 -닥터 헬기 긴급구명->시즌3이다. 2010년 방영한 시즌2에 이어 7년 만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2008년 방영된 시즌1이 평균 15.9%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2009년 신춘 스페셜(단편)이 23.1%의 높은 시청률을 찍었다. 게츠쿠(후지TV의 황금시간대인 월요일 밤 9시)로 시간대를 옮긴 2010년 시즌2는 평균 16.6%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유지했다.

쇼호쿠 대학 부속병원의 구명 구급 센터를 배경으로, 플라이트 연수생들의 성장기를 담은 <코드블루>는 위독한 환자를 상대로 여러 선택의 기로에 놓이는 구명 병동 의사들의 속내 그리고 현실감 있는 환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촘촘하게 그렸다.

특히 이 드라마는 명의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단지 의사로 국한된 것이 아니고 앞으로 다가올 인생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와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교훈을 담은 대사들이 드라마를 수놓고, 각자의 캐릭터가 확실한 등장인물들도 드라마에 절묘하게 녹아든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는 흔히 의학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병원 내부의 파벌 간의 암투나 뻔한 애정전선이 그려지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퇴근 장면마저 보기 드물 정도로 초점은 의사와 병원에 맞춰져 있다. 응급 환자 발생 시, 의사가 닥터 헬기를 타고 현장에서 치료하는 등 긴박하게 그려지는 치료 장면이나 재난 상황도 흥미를 더한다.

이 드라마가 처음 방영됐을 때만 해도 일본 내 병원에서 14대에 불과했던 닥터 헬기가 올해 3월 50대까지 늘어나는 등 사회적인 반향까지 있었다.

기대를 안고 다시 한번 게츠쿠로 돌아온 <코드블루> 시즌3는 1회 16.3%, 2회 15.6%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14일까지 방영된 5회까지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면서 예전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츠쿠에서 2회 연속 시청률 15%를 넘긴 것은 2014년 기무타 타쿠야 주연의 <히어로> 시즌2 이후 <코드블루> 시즌3이 처음이다.

시즌 1~2가 그랬듯 시즌3 역시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항상 흘러나오던 장엄한 오프닝 테마곡을 시작으로 시즌 1~2에서 활약한 야마시타 토모히사, 아라가키 유이, 토다 에리카, 히가 마나미, 아사리 요스케 등 주연들이 다시 뭉쳤다. 같은 병원을 배경으로 하고, 시즌1~2 연출을 맡았던 니시우라 마사키, 하야마 히로미 등도 함께했다.

다만, 시즌2까지 닥터헬기 연수생들의 성장기를 주로 그렸다면 7년이 흐른 시즌3에선 더 성장한 주인공들이 이제 중심이 돼 구명 병동을 이끄는 이야기가 주 내용이다. 자신들이 선배들에게 교육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 후배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

연수생들 교육을 놓고 갈등을 겪는 아이자와(야마시타 토모히사)와 시라이시(아라가키 유이), 수술 후 피아노를 못 칠 것이 두려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여고생, 수술 후 칼을 쥐지 못해 해고당하는 요리사 등 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코드블루>만의 색깔을 낸다.

게츠쿠의 부진 <코드블루>가 털어낼 수 있을까

<코드블루> 시즌3의 흥행 여부는 최근 시청률이 부진한 게츠쿠의 부활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최고의 스타 기무라 타쿠야 등을 앞세워 1990대와 2000년대 중반까지 30%의 시청률을 넘는 히트작들을 대거 생산했던 게츠쿠는 2010년대 들어오면서 명성에 못 미치고 있다. 특히 2016년 1분기 드라마 <언젠가 이 사랑을 떠올리면 분명 울어버릴 것 같아>를 시작으로 6개 작품 연속 평균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치면서 최근 게츠쿠엔 먹구름이 껴 있다.

특히 <코드블루> 시즌3 직전에 방영한 <귀족탐정>은 게츠쿠 30주년 드라마로 기획해 아이바 마사키, 타케이 에미, 나마세 카츠히사 등 호화 캐스팅을 내세웠음에도 평균 8.6%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후지TV는 시청률 저하와 경영 부진 등 최근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지난 6월 사장이 교체되는 등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이런 상황에서 <코드블루> 시즌3이 시청자들의 관심뿐 아니라 게츠쿠를 구원할 수 있는 카드가 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코드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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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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