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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역대 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원자력계와 보수언론에서 연일 이를 비판하는 주장과 보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와 녹색당은 공동으로 이들의 주장을 검증하고, '핵'발전에 대한 '노'골적인 가짜뉴스에 깔끔하게 '답'하려 합니다.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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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가동 중인 신월성원전 월성원전 1∼4호기는 12일 발생한 강진으로 현재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수동 정지된 상태다. 사진은 신월성원전 1∼2호기로 20일 현재도 수동 정지하지 않고 가동 중이다. 이번 지진 발생지역 반경 50km 안에 고리와 월성원전 등 원전 13기가 밀집해 있다. 정부는 원전이 규모 6.5~7.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신월성원전 1∼2호기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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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교수는 지난 7월 28일 한 TV토론에서 월성 원자력발전소(원전) 주변 주민 소변에서 나오는 삼중수소가 서울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도 검출된다고 주장했다. 자연계에 방사능이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소변과 인체에서 방사능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교수가 근거로 든 게 바나나다. 칼륨에 자연방사능 성분이 있는데 칼륨이 많은 바나나를 먹으면 소변에서 방사능이 나온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근거가 없다.

우선 서울 사람들 소변에서 방사능이 검출된다고 주장하려면 관련 조사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소변 속 방사능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게다가 바나나에 칼륨이 들어있다고 해서 소변에서 칼륨이 검출되지 않는다. 만약 소변에서 칼륨이 검출된다면 그런 경우는 신장 기능에 이상 있는 신장질환자이다.

무엇보다 칼륨 속 자연방사능과 원전에서 나오는 인공 방사능물질인 삼중수소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바나나에 있는 자연방사능 칼륨40은 인공방사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이 약하다. 자연방사능과 인공방사능이 방출하는 에너지 총량이 동일하다고 해서 미치는 영향도 같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주리대 임상실험과학 디렉터인 스티브 스타는 양동이에 담긴 따뜻한 물과 불타고 있는 작은 석탄 덩어리가 똑같은 에너지를 낸다고 해서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과 석탄을 먹는 것이 똑같은 생물학적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슘 137이 칼륨40에 비해 1000만 배나 많은 방사선을 방출하며 2g의 세슘에 있는 방사능 양을 섭취하려면 20톤의 바나나를 먹어야 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바나나에 들어있는 자연 방사능 칼륨은 인간이 진화과정을 거치며 적응해온 물질이다. 칼륨은 체내에서 일정한 양을 유지하는 성질이 있어 몸이 필요로 하는 만큼 섭취되며 농축되지 않는 성질을 갖는다.

미량의 삼중수소는 괜찮다? 태아에 치명적

정 교수가 가볍게 여기는 삼중수소의 유출 진원지는 원전이다. 원전은 가동중에 삼중수소를 비롯한 많은 양의 방사능물질을 배출한다. 지난 10년간 국내 원전이 배출한 방사성물질의 양은 6천조 베크렐(Bq)에 이른다. 배출된 방사능물질의 대부분은 삼중수소다. 원전에서 방사성물질을 걸러내는 기계로는 삼중수소가 필터링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하수로 흘러나온 삼중수소는 물을 따라 이동한다.

특히 삼중수소는 물을 감속재로 사용하는 경수로보다 중수를 감속재로 이용하는 중수로 월성 원전에서 10배 이상 배출된다. 월성 원전 주변 주민들 소변에서 삼중수소 검출률이 높은 이유이다.

삼중수소는 베타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물질로 감마선을 내는 세슘이나 요오드보다 2~3배 더 위험하다. 방사선을 방출하는 에너지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걸리는 시간인 반감기가 12.3년으로 방사선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 123년이 걸린다. 사람이 삼중수소에 피폭되는 경로는 음식 속에 있는 물이나 음용수로 섭취하거나 공기로 흡입 또는 피부를 통해 세포조직으로 흡수한다.

몸속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암이나 유전적 영향, 기형을 유발한다. 뇌기능을 저하시키고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낮은 선량의 피폭에도 세포사멸과 염색체 손상을 일으켜 돌연변이 원인을 제공한다. 쥐와 원숭이 실험에서 저선량 피폭에도 암컷 생식기 세포가 상실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것이 확인되었다.

정부와 한수원은 미량이며 기준치 이하이기 때문에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무리 미량이라도 DNA 분자를 파괴하므로 태아에 더 치명적이다.

방사능에 안전기준치는 없다

방사선에 안전한 피폭량은 없으며 암을 일으키지 않는 방사선 기준치는 제로다.

보건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칼 모간 박사가 한 말이다. 방사선은 DNA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하나의 세포가 단 한번 미량의 방사선에 피폭되더라도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환경청(EPA)은 모든 방사성물질을 A급 발암물질로 규정한다.우리나라가 회원국가로 있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도 마찬가지다.

ICRP는 방사선의 안전기준치는 제로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1년 4월 방사능에 한 번 과다 피폭되는 것보다 미량에 만성적으로 피폭되는 게 더 위험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사람이 한 번에 1천베크렐(㏃)의 세슘 137을 섭취했을 경우 800일 지나면 모두 몸 밖으로 배출되지만,800일 동안 매일 10베크렐을 섭취할 경우 1500베크렐, 1베크렐씩 섭취하면 180베크렐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세슘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벨라루스 고멜의과대학 전 학장 유리 반다제프스키 박사가 1991년부터 9년간 벨라루스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어린이의 몸에 체중 1킬로그램당 50베크렐 수준의 방사능이 축적되면 심장이나 주요 장기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킨다.

원자력계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인공방사능 위험성을 자연방사능 문제로 물타기 하거나 근거 없는 주장을 할 게 아니라 과학적 사실과 연구 조사에 기초한 근거를 중심으로 발언해야 한다.

* 오마이뉴스-녹색당 '핵노답' 공동기획팀
오마이뉴스 : 글 선대식·신지수, 그래픽 박종현
녹색당 : 이유진, 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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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핵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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