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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상을 걱정하는 재야 사람들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전쟁도발 음모 분쇄를 위한 재야 사람들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긴장조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백기완 선생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상을 걱정하는 재야 사람들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전쟁도발 음모 분쇄를 위한 재야 사람들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긴장조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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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트럼프에게 정면으로 요구한다. 이 땅을 불더미로 만들겠다는 그 막말을 걷어치우고 이 땅의 맑디맑은 자부심, 어기찬(굳센) 서사 앞에 사죄하라!"

백발이 성성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일갈했다.

백 소장은 1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 전쟁도발 음모 분쇄를 위한 재야 사람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고은 시인,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명진스님 등 '세상을 걱정하는 재야 사람들'로 명명된 모임의 인사들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모임에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등 문화·예술·언론·시민운동계 원로 508명이 동참하고 있다.

"재야운동, 70년 만에 처음으로 한 목소리"

모두발언에서 백 소장은 "일생을 재야에서 몸담아 오는 동안 미국이 한반도에서 저지르는 구체적인 범죄에 관해 한마디 노골적으로 토로한 적이 없다"며 "오늘 이 모임은 재야운동 약 70년 만에 처음으로 갖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 소장은 "우리는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끌어내고 감옥에 넣은 역사적 경륜이 있다"며 "전쟁 반대는 당연한 얘기이고 미국의 전쟁음모를 우리 힘으로 분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재야 원로들은 백 소장이 집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재야 인사들은 회견문에서 "감히 트럼프가 이 땅을 불더미로 만들겠다 하니 어림없는 소리"라며 "이 땅이 세계적 전면전의 발화지가 돼 몽땅 잿더미가 되는 막판인데 우리는 어찌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한 목소리로 "(트럼프가) 분노 어쩌고 하는 것은 단순한 정서적 날조가 아니라 교활하게 올바른 역사와 문화를 파괴·왜곡· 조작하려는 난동"이라며 "우리는 트럼프에게 대들어야 한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참석한 재야 인사들은 '미국의 전쟁음모 우리가 분쇄하자', '이 땅 영구 평화체제 우리 손으로 이룩하자'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트럼프의 전쟁도발 음모를 분쇄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세상을 걱정하는 재야 사람들'은 18일 오전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을 초청해 모임을 갖고 다시 한 번 시국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백기완 소장이 집필한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2017.08.17. 기자회견문>

트럼프의 전쟁도발 음모를 분쇄하자!

오늘 우리들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이 땅에서 전쟁을 도발하려는 끔찍한 폭거만행에 대해 엄중하게 규탄, 분쇄하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

잘 알다시피 우리들은 이 땅에서 수십만 년 동안을 한결같이 살아온 사람들이다. 약 300년 전 미국이 오늘의 미국 땅에 나라를 세운 것과는 견줄 수도 없을 만치 피눈물 나는 과정을 헤치며 사라온 역사적 겨레이다. 천 번도 더 되는 외침이 있었으되 모두 우리 힘으로 물리쳐오는 동안 짓밟힐수록 불꽃이 이는 불씨, '서돌' 같은 생명의 문화를 빚어 인류의 보편적 문화로 통합, 발전시켜왔다.

그것은 한 사람으로 볼 적엔 자부심이요, 민중으로 볼 적엔 그야말로 한바탕(서사)으로 살아왔다는 자랑스러운 증거일 터이다. 허리가 꺾여도 그 자부심, 그 서사로 어기영차 일어나고, 다리가 부러져도 그 자부심, 그 서사로 지화자 일어나며 피에 젖고 땀에 젖고 눈물에 젖어온 세월, 그 자체가 누구도 침범 못할 문화요 문명이었거늘, 감히 트럼프가 이 자부심, 이 서사의 땅을 불더미(화염)로 만들겠다하니 어림없는 소리다. 그것은 이 땅의 사람들만 몰아 죽이자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일군 인류문화, 문명까지를 학살, 박살내자는 범죄라.

우리들은 트럼프한테 정면으로 요구한다.

첫째, 이 땅을 불더미로 만들겠다는 그 막말, 그 막된 생각을 대뜸 걷어치우고 이 땅의 맑디맑은 자부심, 어기찬 서사 앞에 사죄하라!

둘째, 트럼프는 이 땅을 불더미로 만들고자 하는 충동이 분노라고 했다. 말 한번 잘 꺼냈다. 참된 분노는 트럼프가 할 게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날 미국은 일본 제국주의와 짜고 한반도는 너네들의 식민지로 하라, 그 대신 미국은 필리핀을 식민지로 한다는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맺어 인류역사의 합리적 진행을 파탄시켰을 적에 미국에 대한 우리들의 항쟁이 참된 분노였음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수백 만이 죽고 다치면서도 한사코 싸워 일제를 타도했다. 하지만 그때 미국은 그 빛나는 투쟁의 알기(주최)인 우리한테는 단 한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제멋대로 38선으로 동강낸 다음 소련(러시아)과 함께 분할지배해 온 것이 오늘의 분단의 원형이라!

이 땅에서 참된 분노는 누구의 것이던가. 미국의 트럼프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생명력이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통일의지, 통일투쟁이 바로 참된 이 땅 분노의 맥박이거늘, 여기서 분노 어쩌고 하는 것은 단순한 정서적 날조일까, 아니다. 그것은 매우 교활하고 뻔뻔스럽게 올바른 역사와 문화를 파괴, 왜곡, 조작하려는 난동인 것이다.

우리는 그 반 문명적 사기술을 요만큼이라도 용서해선 안된다. 떳떳이 트럼프한테 요구해야 한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반제국주의 통일투쟁을 해온 우리 역사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전쟁 도발적 망언, 그 끔찍한 전쟁 음모를 파기하겠다고 만천하에 공개하라!

셋째, 트럼프는 이 땅에서 군사적 해법이 완전히 준비·장전되었다고도 했는데 이건 또 무슨 망발인가. 이 땅에서 저들의 전쟁 도발의 준비는 완결되어 이제 방아쇠만 당기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어림없는 소리, 이 땅이 총기 사용이 완전 개방된 미국인 줄 아는가. 아니 트럼프 자신이야말로 서부 영화에나 나오는 총잡이나 다름없다고 실토한 것이나 다름없어 소름이 끼친다. 무서워서가 아니다. 그의 막된 말투에서 인격파탄, 아니 역사인식 파탄의 일그러진 몰골이 읽혀지기 때문이다.

참말로 이 땅에 전쟁 방아쇠가 당겨진다면 그것은 총알이나 폭탄의 사정거리의 문제가 아니다. 말이 방아쇠지 그것은 바로 치명적 대량학살무기요, 아니면 핵무기일터. 이에 따라 그 피해지역이 넓어지며 이 땅 안에서만 죽고 사는 전쟁이 아니라, 이 땅이 세계적 전면전의 발화지가 되어 우리들은 다 죽고, 문화 재산은 몽땅 다 잿더미가 되는 막판인데 우리들은 어찌 해야 하는가.

누구 탓만 하고 있어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들은 트럼프한테 대들어야 한다. 전쟁도박은 어느 누구의 죽음이 아니라 인류문명의 죽음이라, 트럼프는 그 무서운 전쟁도발 음모를 때려치우고 세계의 양심, '온 지구의 온 생명'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라는 것이 우리들의 요구임을 떳떳이 밝히자.

말로해서 아니 들을 것이면, 우리들은 보다 더 근본적인 생명의 몸짓으로 들이댈 것임을 일러두나니 트럼프는 우리들의 맑은 정의, 어엿한 인도주의 앞에 무릎을 꿇어라!


태그:#백기완, #고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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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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