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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북핵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북핵 리스크에 따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만나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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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기초여건이 양호한 점을 생각해보면 (북핵리스크 영향에 대해)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 그래도 경각심을 가지고 철저히 대비할 필요는 있다."

16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은행회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하기 전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또 그는 "다행히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북핵리스크 전개 상황에 따라 앞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정부와 한국은행은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부총리도 "한국은행과 함께 시장을 면밀하게 보면서 필요한 경우 단호하게 시장 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이 총재와 김 부총리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고 밝은 편이었다. 최근 북핵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들의 걱정이 커지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러한 분위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와 김 부총리의 이번 만남은 지난 6월 첫 회동 이후 약 2달 만에 성사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북한 쪽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공 보도가 나오자 국내외 경제 전반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북핵리스크와 관련해 거의 매일 협의해왔다"

이와 같이 10여분 간의 인사말을 마친 이들은 비공개 회동을 이어갔다. 이 총재와 김 부총리는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가계부채 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시간보다 30분 늦게 회동을 마친 이들은 은행회관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짧게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북핵리스크와 관련해 너무 늦게 논의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그동안 (기재부와 한은) 실무자 간 정보교환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가 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도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북한 문제는 이번뿐 아니라 꽤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라며 "한은과 기재부, 금융위원회 간 정보교환과 협의를 쭉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김 부총리는 "정부 안에서도 책임자들 간 협의가 이뤄졌고, 거의 매일 협의해왔다"고 해명했다.

또 북핵리스크와 관련해 '금융시장 안정 조치로 어떤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총재는 "현 단계에서 구체적 조치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복안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부총리는 "(금융)시장을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내부 협의를 거쳐 각 (금융시장 혼란 정도에 따른) 시나리오별 계획을 다 만들어놓고 있지만 지금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가계부채 대책 발표시기 늦춰지나...김 부총리 "협의 중"

이어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가계부채 대책은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발표할 계획인데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가계부채 대책을 이달 말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여러 상황상 언제 발표할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행에서 여러 분석자료도 제공하는 등 실무적으로 같이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최근 청와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주문하는 듯한 발언이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김 부총리는 "금리 문제는 통화당국(한국은행)의 고유권한"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 당국자가 금리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또 김 부총리는 "만약 정부에 있는 누구라도 (기준금리 인상, 인하와 관련한) 그런 얘길 구체적으로 한다면 그 자체가 한은 독립성을 (훼손하는)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회동 직전 김 부총리는 정부의 국정과제 재정과 관련해 제법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초과세수가 15조원 정도 더 걷힐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런 효과로 (대통령) 임기 중 60조원 이상 재원을 마련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예산에서 9조4000억 원의 세출 구조조정을 계획했지만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재원조달 의지를 임기 초에 보여주기 위해 11조 원 정도의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로 들어오는 세금이 있는 상황에서 낭비되는 세금까지 바로잡아 국정에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김 부총리는 "나라 빚 등과 관련한 것들도 가능한 수준에서 충분히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이주열, #김동연, #북핵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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