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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하게 구워낸 가을 전어구이는 통째로 들고 아작아작 씹어 먹어야 제맛이다.
 노릇하게 구워낸 가을 전어구이는 통째로 들고 아작아작 씹어 먹어야 제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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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어구이는 통째로 들고 아작아작 씹어 먹어야 제맛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돈 생각 않고 전어를 먹었다고 한다. 전어 맛을 제대로 경험한 미식가라면 그와 같은 생각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을 것이다. 제철에 먹는 전어의 맛은 가히 금상첨화다.

예전에는 전어구이에 군침만 흘렸던 며느리들도 이제는 전어 맛에 푹 빠져 들었다. 버릴 게 하나 없어 통째로 먹는 전어구이는 가을이 되면 지방함량이 세배나 높아진다. 그래서 옛 속담에 '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 말'이라고 했다.

회는 양파쌈으로, 구이는 통째로

전어회는 양파쌈을 하거나 깻잎에 된장빵을 해서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이다.
 전어회는 양파쌈을 하거나 깻잎에 된장빵을 해서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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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여수로 여행 온 며느리(?) 두 분과 함께 전어구이 참맛을 찾아 나섰다. 여수 소호동의 '묵돌이식당'이다. 초가을 전어는 보드라운 맛이 좋다. 그래서 구수한 된장양념에 회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기름진 전어와 된장양념이 썩 잘 어울린다. 이제 가을 초입이지만 통째로 먹는 전어구이는 제법 살집이 오르고 맛도 좋아졌다.

다양한 전어 요리를 선보이는 전어세트다. 전어회와 전어 회무침 전어구이로 이어진다. 3인분에 7만 원으로 가격도 무난해 보인다. 어른 세 명이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전어회는 깻잎쌈이나 양파쌈을 하면 좋다. 깻잎쌈은 깻잎의 향긋함이 전어와 잘 어울린다. 양파쌈은 차지고 고소한 전어와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양파가 어우러져 별미다.

전어회는 뼈를 발라낸 생선살을 오이채와 버무렸다.
 전어회는 뼈를 발라낸 생선살을 오이채와 버무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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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전어에 무관심이다.
 아이들은 전어에 무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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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는 뼈를 발라낸 생선살을 오이채와 버무렸다. 검정깨로 고명을 올려 멋을 내고 고소함도 추가했다. 안 그래도 깨가 쏟아지는 전어에 검정깨까지 더해졌으니 그 고소함이 하늘에 닿을 기세다.

아이들은 전어에 무관심이다. 곁들이 음식인 옥수수를 만지작거리거나 아이들 용으로 집에서 미리 준비해간 기정떡을 먹는다. 일부 아이들은 스마트폰 영상에 푹 빠져있다.

그러나 며느리들은 전어에 급 관심이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옛 이야기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광양 망덕포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말이다.

깻잎에 싸서 입에 한가득 물고 먹어야 제맛

여수 전어회무침은 간장게장 서대회와 더불에 밥도둑 반열에 든다.
 여수 전어회무침은 간장게장 서대회와 더불에 밥도둑 반열에 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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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회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내면 밥 한 그릇이 순간에 뚝딱 사라진다.
 전어회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내면 밥 한 그릇이 순간에 뚝딱 사라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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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은 부딪혀야 술맛이 나고, 전어회는 깻잎에 된장을 발라 입이 미어지게 먹어야 제맛이다. 이때 된장빵(된장양념)은 된장에 참기름과 볶은 참깨, 다진 마늘, 채 썬 청양초를 넣어 만든다.

여수 전어회무침은 간장게장 서대회와 더불에 밥도둑 반열에 든다. 전어회무침에 뜨신 밥을 쓱쓱 비벼내면 밥 한 그릇이 순간에 뚝딱 사라진다. 전어회비빔밥 앞에서는 다들 숟가락이 바삐 움직이기 때문. 전어회비빔밥이나 전어회는 상추쌈을 하면 또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가을 전어구이는 고소한 풍미 작렬이다. 전어 머리부터 먹어야 그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다. 깨가 쏟아지는 그 특별한 맛을.


“연하면서 고소한 게 너무 맛있어요. 볼락구이 이상으로 맛있는 거 같아요.”
 “연하면서 고소한 게 너무 맛있어요. 볼락구이 이상으로 맛있는 거 같아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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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구이를 처음 맛본다는 서울 며느리 강현정씨는 다음과 같이 평했다.

"연하면서 고소한 게 너무 맛있어요. 볼락구이 이상으로 맛있는 거 같아요."

식후에 식당 근처에 있는 여수 소호 동동다리를 거닐면 좋다. 역시 듣던 소문대로 여수 밤바다 야경은 아름답다. 낮보다 밤이 아름답다는 여수의 밤은 여수 바닷가 어딜 가도 다 멋지다. 발밑에서 오색 불빛이 너울대는 여수바다 위 소호 동동다리를 거닐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여수의 밤바다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밤에 더 아름다운 여수 소호 동동다리다.
 밤에 더 아름다운 여수 소호 동동다리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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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 동동다리를 거닐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여수의 밤바다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소호 동동다리를 거닐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여수의 밤바다에 흠뻑 젖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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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어구이, #며느리, #묵돌이, #맛있는 장터,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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