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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시에는 어떤 동물이 살았고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을까요? '예술동물원'은 단순히 동물들의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동물의 생태와 서식지를 보호하고, 존재가치를 존중받아야 하는 생명임을 함께 인식하고자 하는 동물보호 생태프로젝트이다.
▲ 예술동물원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시에는 어떤 동물이 살았고 어떤 동물들이 살고 있을까요? '예술동물원'은 단순히 동물들의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 동물의 생태와 서식지를 보호하고, 존재가치를 존중받아야 하는 생명임을 함께 인식하고자 하는 동물보호 생태프로젝트이다.
ⓒ 예술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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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동물을 본다는 건 평소 생각하지 못하지만 야생동물은 실은 우리 동네에 살고 있어요. 그들에게 시선을 돌려보세요."

이와 같이 말하며 삵과 수달, 담비 모양이 담긴 명함을 보여주는 한국야생동물생태연구소 이상규 소장은 야생동물의 생태를 관찰하기 위해 전국의 산과 들을 누비는 활동가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철창에서 평생을 살아요. 사육사를 하면서 힘들었어요. 동물을 괴롭히고 있음을 실감했어요. 사육사를 그만 두고 현장으로 나갔지요. 백령도에서 1백여 마리 물범들을 봤는데 자유스러웠어요. 그와 대비해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이 불쌍했어요. 그 후 야생동물에 빠졌지요."

이 소장은 고교시절 <동물농장>을 보면서 사육사의 꿈을 꾸고 사육사로 일해왔다고 한다. 그가 관람객들의 안전 보호를 위해 사파리에 있는 호랑이나 반달곰의 발톱을 빼는 현실에 분노하며 직장을 그만 뒀다는 말에 한 예술가는 눈물을 훔쳤고 여기저기서 한숨이 흘러나왔다.

"예술동물원을 보고 예전 꿈꾸던 모습을 생각했어요. 설악산에 있던 반달가슴곰이 뛰어놀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나라 야생동물 사진은 명함 사진 같아요. 러시아 가서 봤던 반달가슴곰은 자연스러웠어요. 우리가 동물들과 가까이 가지 않았고 그 동물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이 없었기 때문이죠. 동물을 자세히 보지 못해서 절절함이 없었던 거지요. 그 생명과 절절하게 만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초록치마를 펄럭이며 '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운동' 활동가로 전국을 누비는 박그림 선생은 강의에서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만나는 절절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생명은 끊임없이 자연 속에서 자신을 보여주지만 우리는 거기에 맘을 두지 않아요. 겨울산에서 너구리 발자국을 보면 넘어지지 않으려고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했을 때 얼마나 애썼는지 알 수 있어요. 최상의 포식자 담비의 모습, 눈 속에서 멧돼지 지나간 흔적을 보면서 멧돼지의 거친 숨소리를 느낄 수 있어요."

"이 세상에 존재 가치를 갖지 못한 존재가 있는가? 멧돼지가 마을로 왜 내려올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봐야 해요. 꽃보다 똥이 더 반가운 것은 그가 살아있기 때문이지요."

그의 말 속에는 이기적인 인간들로 인해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을 짓밟는 잔혹한 짓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결기가 스며있었다.

지난 6월 19일부터 시작된 '예술동물원 아카데미 - 예술가 과정'은 이렇게 진행됐다. 예술가과정과 시민과정 등 두 과정으로 나눠 진행된 '예술동물원 아카데미'는 지난 7월 10일 예술가과정을 마쳤다. 이어 7월 17일부터 8월 14일까지 시민과정이 진행됐다.

8월 21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워크숍을 진행한 후, 오는 9월 14일부터 9월 21일까지는 선유도공원에서 예술동물원 1차 전시인 '동물, 예술로 만나다'를 열고 월드컵공원에서 펼쳐지는 억새축제에서도 2차 전시를 갖는다.  

특히 민관협치의제사업으로는 처음 진행되는 예술동물원인 만큼 예술작품으로 담아낼 수 있는 동물 13종을 선정했는데, 야생동물생태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서울에서 살다가 멸종됐거나, 멸종위기에 있거나, 함께 살고 있는 동물들 등 그 폭을 다양화했다.

선정된 동물은 멸종된 호랑이(표범), 여우(늑대)와 멸종위기종인 맹꽁이(두꺼비), 표범장지뱀, 딱따구리(크낙새, 청딱따구리(서울시 보호종), 오색딱따구리, 하늘다람쥐, 상괭이 (보호대상 해양생물), 붉은점모시나비(큰주홍부전나비, 애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등 한반도 237종), 담비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사람들과 친근한 직박구리와 반딧불이, 땅강아지 등이다.

서울시 민관협치의제사업으로 진행되는 '예술동물원'은 예술동물원 아카데미를 예술가과정과 시민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고 관련 강의를 통해 동물의 서식처인 도시숲, 도시공원에 대한 이야기와 동물보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 예술동물원 아카데미 서울시 민관협치의제사업으로 진행되는 '예술동물원'은 예술동물원 아카데미를 예술가과정과 시민과정으로 나눠 진행하고 관련 강의를 통해 동물의 서식처인 도시숲, 도시공원에 대한 이야기와 동물보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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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동행숲 네트워크가 함께 하는 민관협치사업

서울시와 민관협치사업으로 진행하는 '예술동물원'은 문화기획자 모임인 동행숲 네트워크가 제안한 사업으로 동물 없는 동물원을 넘어서 예술로 동물들의 생태와 존재가치를 이해하고 동물과 친해지는 민관협치 생태프로젝트이다.

서울시 푸른도시국과 '동물과 사람이 행복한 숲'을 표방하며 동물과 사람들의 어울림세상을 구현하고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동행숲'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와 예술가들이 힘을 보태 운영하고 있다.

우리가 흔하게 일상에서 접하는 도시숲, 도시공원이 다양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처를 알리고,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개발사업으로 서식처가 훼손되면서 사라진 수많은 동물들이 살았던 곳이라는 것을 시민들과 공감하고자 하는 도시숲보호캠페인이자 동물보호 캠페인이기도 하다.

예술동물원 아카데미는 야생동물 전문가, 생태환경활동가, 환경예술가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생생한 현장이야기를 통해 예술동물원의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 박그림 생태환경활동가 예술동물원 아카데미는 야생동물 전문가, 생태환경활동가, 환경예술가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생생한 현장이야기를 통해 예술동물원의 취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 예술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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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동물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필자는 앞으로 선정된 13종(가로 안의 동물까지 포함하면 20여 종이 넘는다. 가로 안의 동물들은 묶어서 같이 글을 쓰기로 했기에 따로 나누지 않았다)의 동물을 소개하는 글을 연재할 것이다.

우리와 함께 살거나 살았던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동물도 우리와 같은 생명이며 공존하는 가치 있는 존재임을 '동행숲'의 정신을 중심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다.


태그:#예술동물원, #민관협치, #동행숲 , #동물과 사람이 행복한 숲, #민관협치생태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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