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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 읽어봅시다 - 네이버, 다음, 구글

17.08.15 01:06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보통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할 때 약관을 찾아보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가끔씩 오는 약관 변경 메일은 그냥 넘기거나 삭제합니다. 약관은 읽어보고 싶지 않습니다. 시간이 없고, 어렵고, 길고, 그냥 읽고 싶지 않습니다.

회원가입 창에 동의하라고 주는 약관은 작은 칸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어 내용을 읽지 않고 동의를 누르게 만듭니다. 약관은 페이지 밑에 꼭꼭 숨겨져 있어 찾기 힘들뿐더러 약관 페이지의 스크롤은 많은 양을 짐작하게 합니다. 게다가 어려운 내용과 단어는 창을 닫게 만드는 완벽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3조 1항에는 약관의 내용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글로 작성하고, 중요한 내용을 명확하게 표시하여 알아보기 쉽게 작성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약관법에 따라 쉽고 명확하게 약관을 만들어야 합니다만, 사람들이 약관을 읽지 않는 것은 어렵고 딱딱한 약관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회원가입 약관동의페이지(위), 다음 사이트 하단(아래). 위 사진의 경우 작은 칸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고, 다음 사이트의 약관을 읽기 위한 페이지는 메인화면 하단에 꼭꼭 숨겨져 있습니다. ⓒ 손무갑

약관에는 회원가입이나 탈퇴할 때 절차, 서비스 운용, 개인정보의 수집이나 이용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감한 우리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가 약관에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약관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회사가 서비스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개인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지를 감시하기 위해 약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면, 약관의 개인정보 관련 부분을 찾아보면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 약관이 바뀌었을 때 공지사항 페이지에 공지하거나 메일로 보내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면 약관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글에서는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 구글의 약관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로거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2016년 8월 11일부터 2017년 8월 10일 평균 네이버는 우리나라에서 86.76%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10.88%로 2위이고, 구글은 0.61%로 4위입니다.

하지만 구글은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검색엔진입니다. 네이버와 다음, 구글의 점유율을 모두 합치면 98.25%로 100명 중 2명 빼고는 네이버 또는 다음, 구글에서 검색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1999년부터, 다음은 1997년 한메일넷으로 각각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0년도 더 된 역사를 가진 회사인 만큼 우리 생활과 많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들의 약관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살펴봅시다.

이 글에서 살펴볼 약관의 종류입니다. ⓒ 손무갑

이 글에서 살펴볼 약관은 3개사 10개의 약관입니다. 공통된 내용을 담고 있는 약관을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네이버, 다음, 구글은 공통적으로 서비스 내용을 총괄하는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를 다루는 개인정보 약관, 위치정보에 대한 내용을 담은 위치정보 약관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에서는 '네이버 이용약관'과 '개인정보처리방침', '위치정보 이용약관'을, 다음에서는 'Daum 서비스 약관', '개인정보처리방침', '위치정보 이용약관'을 비교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구글에서는 'Google 서비스 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한국 사용자를 위한 개인정보 관련 추가 정보', '위치정보서비스 및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회원 인증

이름과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나면 보통은 회원가입이 완료되지만, 어떤 경우는 인증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일 때 인증을 하게 되고, 어떻게 인증을 해야 하는지 약관에 나와 있어야 합니다.

구글의 경우 회원 인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인증에 대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습니다. 네이버 '네이버 이용약관' 5조와 다음 'Daum 서비스 약관' 3조에 관련 내용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회원 인증에 대한 부분입니다. ⓒ 손무갑

네이버의 경우 '실명인증과 본인인증이 필요할 때 전문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정보를 위탁하여 처리하는 것과 다른 것으로, 개인정보가 다른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경우 회원은 노출에 대해 불안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회원의 경우 전문기관을 통한 본인인증이 이루어지는지 자세한 내용을 알려주어야 하지만 네이버의 약관에는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 '회원에게 별도의 서류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데, 다음에는 외부의 회사에 서류를 제출한다는 내용이 없어 외부에 개인정보를 노출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네이버에 비해 안전한 회원 인증 방식을 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서비스의 수정, 중단, 통지

서비스가 변경되거나 중지되었을 때 회사는 어떻게 처리하고, 이를 어떻게 회원에게 통지하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네이버 '네이버 이용약관' 13조와 '개인정보처리방침', 다음 'Daum 서비스 약관' 9조와 '개인정보처리방침', 구글 'Google 서비스 약관'과 '한국 거주자를 위한 개인정보 관련 추가 정보'에 관련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서비스의 수정과 중단에 관한 부분입니다. ⓒ 손무갑

서비스의 수정, 중단에 따른 통지를 규정하는 부분입니다. ⓒ 손무갑

먼저 네이버의 경우 13조 1항에 '제공하고 있는 정부 또는 일부 "서비스"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 아래 13조 2항에 '변경이 있는 경우  (중략)  초기화면에 게시하여야 합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우선 "변경"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자면, '다르게 바꾸어 새롭게 고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네이버 이용약관에는 서비스의 수정과 중단을 담고 있는 부분이 위 부분밖에 없습니다. 이를 통해 네이버에서는 서비스의 전부와 일부를 '변경'할 수는 있지만 '중단'이나 '중지'를 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과 구글에서는 '종료', '중지'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중지에 대한 부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통지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지 역시 네이버에서는 '변경'에 대해서만 사유, 내용, 제공일자에 대해서만 통지할 수 있기 때문에 네이버의 회원들은 서비스가 종료될 수는 없지만, 만약 서비스가 종료된다면 이용자들은 통지 없이 서비스의 종료를 구경만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 개인정보 보호 책임

계정의 보호 책임에 대한 부분을 규정하는 부분입니다. ⓒ 손무갑

다음으로 개인정보의 보호에 대해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세 회사 모두 ID와 비밀번호를 관리하고 계정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회원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계정을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네이버 '네이버 이용약관' 8조, 10조,  다음 'Daum 서비스 약관' 5조, 구글 'Google 서비스 약관'에 관련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계정의 관리에 회원을 가장 강조한 회사는 네이버입니다. 우선적으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관리할 책임은 회원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계정이 도용되었을 때, 도용 이후 절차에 대해서도 회원에게 책임을 부여합니다.

다음은 조금 다릅니다. 계정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회원에게 있다는 것은 네이버와 같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고의나 과실로 인해 생겨난 경우라면 회사가 책임을 부담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에 반해 네이버에서는 회사의 책임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아래 10조를 통해 보안시스템을 갖추었다하고 언급하면서 회사의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구글 역시 회원의 의무와 책임만을 강조하고, 후속 조치나 회사의 과실을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구글 모두 계정의 관리 책임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 개인정보 이용

개인정보의 이용에 관한 부분입니다. ⓒ 손무갑

개인정보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엉뚱한 곳에 사용한다면 유출될 우려도 있고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개인정보처리방침', 다음 '개인정보처리방침', 구글 '개인정보취급방침' 에 해당 내용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개인정보의 이용에 관해서는 네이버와 다음 모두 '만', '제한적'이라는 용어와 함께 기간을 정하고 목적을 따로 나열하는 등 개인정보의 사용처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경우 단순히 '목적으로 사용합니다,'라는 단어를 통해 개인정보의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고 있습니다. 개인정보가 제한된 사용처에서 사용되지 않고 어디든 쓰일 수 있도록 열려 있는 것입니다.

● 개인정보의 처리

1. 개인정보의 파기

개인정보의 파기에 관한 부분입니다. ⓒ 손무갑

개인정보가 파기될 때는 어떤 때 파기되는지 알아봅시다. 네이버 '개인정보처리방침', 다음 '개인정보처리방침', 구글 '개인정보취급방침'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먼저 다음의 경우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이 달성된 후'에 지체 없이 파기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수집했던 정보를 이용하고 나서 따로 보관할 이유가 없다면 즉시 파기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네이버와 구글의 경우 네이버는 회원 탈퇴 시, 구글은 이용자의 삭제 요청이 있을 때 파기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다음과는 다른 내용입니다. 개인정보를 이용하고 나서 목적이 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는 회원 탈퇴 시에, 구글은 삭제 요청이 있을 때까지 보관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두 네이버와 구글 모두 '지체 없이', '성실하게 노력한다.'라는 내용을 담아 파기할 때 최대한 힘을 쏟는다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수집한 개인정보를 목적 이외에도 보관할 수 있고, 만일 해킹이나 사이버 공격 등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면 목적 외의 개인정보 보관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져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구글의 경우에는 탈퇴하고 나서도 개인정보가 보관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삭제 요청을 하지 않거나, 탈퇴할 때까지 사용하지 않고 있음에도 개인정보가 창고에 쌓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안해지는 조항입니다.

2. 개인정보의 보관

현행법상 네이버와 다음, 구글과 같은 개인정보를 통해 회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몇몇 개인정보를 보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경우 '개인정보처리방침' 약관에 어떤 개인정보를 얼마나 보관하고, 언제 파기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과 다음은 '개인정보처리방침'과 '개인정보취급방침'에서 '관계법령에 의해 보관해야 하는 정보', '법령이 정한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이유', '일부 데이터'와 같이 모호한 용어와 포괄적인 기간을 설정하여 어떤 정보를 보관하는지, 얼마나 보관하는지 자세히 안내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음의 경우 앞서 언급했던 '목적이 달성된 후에는 지체없이 파기'조항과 배치되는 조항입니다.

● 위치정보서비스 이용요금 환불

이용요금의 환불에 관한 부분입니다. ⓒ 손무갑

네이버와 구글의 경우 위치정보서비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의 경우 카카오택시나 대리운전 등 유로 위치정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에 대한 환불 조항입니다. 다음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에 안내하고 있습니다. 사기를 당하거나 개인정보가 도용되어 이용요금이 결제되면 본인이 직접 결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는 회사의 과실로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요금이 결제되었다면 환불을 요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해당 약관에는 이에 대해 거절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회원에 대한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알 수 있고, 만일 회사의 과실일 경우라면 회사의 과실을 줄이고 회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약관은 네이버와 다음, 구글의 모든 약관과 모든 부분을 살펴본 것이 아닙니다. 세 회사의 약관을 비교했을 때, 문제가 있는 부분을 골라 살펴본 것입니다. 다른 약관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이 나올 수 있고, 이후에 약관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약관은 우리가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가장 중요한 규칙입니다. 회사가 이 규칙을 만들고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약관을 항상 살펴봐야 합니다. 긴 약관을 읽기에는 시간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난다면,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 꼭 한번 약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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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개인정보처리방침' : https://www.naver.com/policy/privacy.html
네이버 '네이버 위치정보 이용약관' : https://www.naver.com/policy/service_location.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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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개인정보처리방침' : http://policy.daum.net/info_protection/info_protection
다음 '위치기반서비스 이용약관' : http://policy.daum.net/mobile_info/mobile_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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