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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를 반대하는 성주와 김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12일 낮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주민들을 찾아 사과를 할 예정이었으나 진정성이 없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와 김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12일 낮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주민들을 찾아 사과를 할 예정이었으나 진정성이 없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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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롯데골프장 부지에 임시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체계에 대한 전자파 측정에 들어간 가운데 사드 반대 주민들이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 사령관과의 만남을 거부했다.

국방부는 12일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롯데골프장 부지 4곳에서 전자파를 측정하고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환경부의 확인 작업을 벌였다. 또 오후에는 김천혁신도시로 이동해 2개소에서 전자파 측정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밴달 사령관은 소성리 마을회관을 찾아 지난 4월 26일 사드 배치 당시 주한미군이 웃으면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찍어 주민들의 반발을 산 점을 사과할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은 진정성이 없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사드 배치 반대 성주 시민들 "미군의 일방적 사과, 의미 없다"

사드배치철회성주초전투쟁위와 김천시민대책위,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 소상리 주민과 김천 노곡리 주민 등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사드 배치 절차의 들러리를 세우는 미군의 일방적 사과는 의미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26일 주민들의 간절한 호소와 피맺힌 절규를 무자비하게 짓밟으면서 사드 장비를 반입한 지 넉 달이나 지났다"면서 "미국의 압력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지시하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합법화하고 사드 공사와 연료공급을 강행하려는 시점에 주민들에게 사과를 하겠다는 저의는 너무도 분명하다"고 면담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배치된 사드 장비가 불법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주민과 국민들에게 정식으로 공개 사과할 것과 사드를 반출한 후 입지 타당성 조사를 포함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실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무효화, 사드 가동을 위한 공사와 연료공급, 주한미군의 편의시설 공사 기도 중단을 요구했다.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와 김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12일 낮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주민들을 찾아 사과를 할 예정이었으나 진정성이 없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와 김천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12일 낮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주민들을 찾아 사과를 할 예정이었으나 진정성이 없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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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성주투쟁위 위원장은 "청와대나 국방부가 끊임없이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우리들과 소통한 적이 없다"면서 "평가 당일 미군이 사과하러 오겠다는 것은 평가와 결부시켜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른 날 오라고 했다. 오늘 오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정부는 주민이나 투쟁위에는 관심이 없고 언론홍보에만 우리를 이용하려 한다"면서 "우리들을 이간질시키고 국민들에게 국방부와 미군이 진정성있게 다가간다는 모양새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희주 김천대책위 공동대표도 "우리는 먼저 불법으로 반입된 사드를 빼고 환경영향평가 등이 이루어지길 촉구한다"면서 "우리의 요구는 묵살한 채 일방적인 통보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정 김천시 농소면 노곡리 이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사드를 설치한 곳이 없다"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환경영향평가에서 정말 괜찮다면 모르지만 지금같이 한다면 우리 주민들은 끝까지 막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12일 오전 성주 사드가 배치된 롯데골프장 부지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4우러 26일 사드 반입 시 미군 병사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밴달 미 8군 사령관이 12일 오전 성주 사드가 배치된 롯데골프장 부지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4우러 26일 사드 반입 시 미군 병사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 국방일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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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달 사령관 "시위대 맞닥뜨리자 불안감에 그런 표정 나왔다"
 
결국 밴달 사령관은 사드 기지에서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시 병사들이 한 행동이 적절하지 않았다며 사과했다.

밴달 사령관은 "당시 한 병사가 지었던 표정을 설명드리겠다"면서 "사드 장비 부지 이동은 한미 정부의 합의였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병들이 시위를 하고 있을 거라 기대할 수 없어 놀랐고, 초조함과 불안감의 결과였다"고 말했다.

밴달 사령관은 이어 "시위대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어떤 도발 행위도 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되어 있다"며 "아주 어린 병사였고 시위대를 맞닥뜨리자 불안감에 본인도 모르게 그런 표정이 나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현재 한미 정부는 긴밀히 협조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대한민국 국내법을 준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사드는 남부지방을 방어할 수 있는 핵심적 전력이라는 걸 알아 달라"고 강조했다.

밴달 사령관은 "저희는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해 절차를 준수하고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며 "전자파 측정도 할 것이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도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성주가 사드부지로 결정된 이유와 관련, "남부지방을 방어하기 위한 최적의 위치로 선정된 것"이라며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를 포함한 대한민국 남부에 거주하는 1000만 명이 넘는 국민 보호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10일 헬기를 타고 사드 기지에 들어가 레이더 전자파와 소음을 측정할 계획이었지만 기상 문제로 헬기가 이륙하지 못해 일정이 연기됐었다. 결국 이날 사드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배제한 채 측정을 진행해 또다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태그:#사드, #밴달 미 8군 사령관, #사과, #전자파 측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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