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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명박 정권 당시 '낙하산 사장 저지 투쟁'을 하다 해고된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등 YTN 해직 기자가 오는 28일자로 복직한다. 해직된 지 3249일 만에 일이다. 사실 2008년에 해직자는 이들뿐만 아니라 우장균, 권석재, 정유신 기자 등 세 명이 더 있다. 이들은 2014년 말 대법원의 해고 무효 판결로 복직되었다. 그렇지만 복직자들은 기뻐할 수 없었다. 해직자 세 명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나 이들도 복직이 결정됐다. 먼저 복직한 세 명은 이번 세 명의 복직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8일 YTN 사옥 내의 노조 사무실에서 지난 2014년 복직한 기자 중 한 명인 우장균 기자를 만났다. 다음은 우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우장균 YTN 기자
 우장균 YTN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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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8년 해직된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가 복직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이란 노랫말도 있잖아요. 저는 이 노랫말과 멜로디가 좋아요. 이번에 세 기자가 복직한 것은 저를 포함해 공정방송과 언론자유를 위해 애썼던 모든 분이 꿈꾸고 희망했던 해직자 복직이 이뤄진 것 같아 기분이 좋죠. 다만, 해직자들의 복직은 9년이란 세월이 걸렸잖아요. 만시지탄이긴 합니다."

- 우 기자님도 같이 해고됐다가 2014년 대법원 판결로 복직하셨잖아요. 하지만 한편으론 마음이 불편했을 것 같은데.
"네,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 대법원 판결로 모두 복직했다고 하면 너무 기뻤을 것 같은데 3명만 복직했는데 그걸 어떻게 기뻐할 수 있겠어요. 2008년 10월 6일에 6명이 해직되고 6년 2개월이 지난 2014년 대법원 판결이 있었습니다. 2천 2백일 넘게 해직되어 있었지만, 판결문 낭독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어요.

복직하지 못한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는 담대하게 기자들이나 동료들에게 미소를 보였지만 복직 판결을 받은 저와 권석재, 정유신 3인은 판결이 끝난 재판정에 앉아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저희 3명은 해직 기간이 복직기간보다 마음이 더 마음이 편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6년여 동안 회사 안에서 해직 기자들을 응원하던 동료들의 불편하고 안타까웠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언론 자유를 위한 투쟁, 복직으로 또 다른 시작이다"

- 우 기자는 2014년 복직되셨잖아요. 그러나 '사실상의 복직'은 지금이 아닌가 해요.
"맞습니다. 이달 28일 세 명이 복직하는 날이 저도 어떻게 보면 복직을 3년 유예했다가 그날 함께 복직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 이번제 복직 결정된 3명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6명이 성격도 달라요. 하다못해 담배 피우는 사람이 3명 안 피는 사람 3명, 또 노조 위원장 출신 3명 아닌 사람도 3명, 또 안경 낀 사람이 3명이면 안 낀 사람이 3명이에요. 그래서 조합원들이 저희를 3명씩 나눴어요. 겉모습도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요.

그러나 저희 6명 YTN 해직 기자들은 지난 9년,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 통하는 사이였던 것 같아요. 그 전에는 그렇게 친하지 않았지만, 운명공동체가 되면서 복직 투쟁에서도 생각이 약간 다르면서도 논의해서 하나로 의결이 되면 그것을 따랐죠. 뒤에서 따로 말하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말했어요. 생각이 100% 일치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뜻을 함께하는 동지다운 동지였어요. 그렇기 때문에 세 사람에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제 뜻은 알 것으로 생각해요. 

한마디 하라고 한다면,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개혁의 완수는 택배나 선물처럼 배달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우리가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으로 생각해요. 복직이 언론자유 투쟁의 완성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 해직 기자로 6년, 복직돼 3년을 보내서 9년이 지났는데. 지난 9년 되돌아보면 어떤가요?
"20대는 20km 속도로 가고 50대는 50km의 속도로 간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만큼 빨리 지나 간다는 거죠. 왜냐면 일상이 똑같잖아요. 20대엔 연애도 하고 놀러 다니면서 길게 보내니 그때 추억은 지금도 기억나는 것 같아요. 근데 30대 지나 이 사태 전까지는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제가 45살에 해직되고 이제 54살이 되었습니다. 지난 9년은 하루하루가 다 기억나요. 그만큼 지난 9년은 매일 소중한 기간이었죠. 만약 해직이 안 됐다면 평범한 기자 삶을 살았겠지만, 자리만 열심히 추구하는 셀러리맨의 평범한 삶이죠. 평범한 기자의 삶을 살지 못했지만 조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해직 기자가 됐기 때문에 제 능력과 자질에 과분하게 한국기자협회장에 선출되는 명예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체유심조'라고 원효대사가 했던 말도 생각나는데.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저희를 응원해 준 많은 시민이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격려도 보내고 용기도 주셔서 저는 그 기간에 그 용기에 더 고마움을 느끼고요.

저는 3년 전에 복직했어요. 그 말은 어떻게 보면 박근혜 정부라는 극우적인 정권 때 대법원 판결을 통해 복직했다는 것은 언론자유 투쟁을 다른 해직 기자들에 비해 열심히(?) 하지 못했으니 복직시켜준 것 아니겠어요. 실제 제가 세 명보다 (투쟁을) 열심히 안 했는데 저를 해고했어요. 그러니 대법원이 복직시켜준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보면 '투쟁도 안 했는데 왜 나를 해고했어?'나 '무죄였는데 왜 유죄를 때렸어?'라고 억울해하는 심정도 있겠죠. 근데 3년 전이나 지금이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왜냐, 억울해 해봤자 저를 해고하게 만든 박근혜 정권이나 그를 따랐던 사람 등이 기뻐할 것 아니에요. 그래서는 저는 용기 있고 담대하게 지난 9년을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9년 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YTN 사옥 전경
 YTN 사옥 전경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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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시간을 되돌려서 9년 전 상황으로 간다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글쎄요. 똑같이 일이 벌어진다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왜냐면, 그때 고민했었어요. 저는 당시 청와대 출입 기자를 하다 해고를 당했거든요. 청와대 출입 기자면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YTN 기자였죠.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 역사상, 현직 청와대 기자가 6년 넘게 해직된 적은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요.

당시 홍보수석은 이동관씨였는 데 이 수석은 개인적으로 학교 선배기도 해서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이 수석이 하루는 제 손을 잡고 '장균아 위험하다'고 저를 전향시키려고 했어요. 저도 무슨 말인지는 알았어요. 이 수석 손을 잡으면 아마 몇 달 있다가 정치부장도 되고 또 얼마 있다가 보도국장도 되고 얼마 있다가 임원도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 봤자 '쇠고기 한 점' 더 먹는 거죠. 그렇게 구차하게 사느니 해직 기자의 명예를 갖고 떳떳하게 아들딸에게 '아빠는 이럴 때 자리를 탐하지 않고 해직 기자의 길을 선택했다'라고 말하고 싶거든요. 저는 제 후배들과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와 아버지가 되고 싶기 때문에, 다시 9년 전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 미국 연수를 다녀오셨잖아요. 그동안 우리나라는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대선이 있었는데 해외에서 어떻게 보셨어요?
"저는 언론인으로서 20여 년을 보냈는데 박근혜 정권이라 당시 도피성으로 미국에 갔어요. 그래서 되도록 국내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했어요. 왜냐면 저도 가족에게 봉사하고 제가 읽고 싶은 책을 보고 미국 문화를 많이 배우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3~4개월 지나 '최순실 게이트' 사태가 터진 거예요. 거기도 한국인 많거든요. 전부 포털 사이트 뉴스 보거나 인터넷으로 동영상 등 기사도 보고 한국 뉴스를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봤어요. 한편으로는 부끄러웠어요. 돌아가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등 해직 기자, YTN 조합원들, 시민과 함께 광화문에 촛불을 들어야 하는지 생각도 했어요. 제가 그분들과 같은 심정이란 뜻에서 정권 교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정치 권력의 교체>라는 책을 썼어요.

밖에서 봤었을 때 한국의 정권 교체 역사가 있고 미국 정권 교체 역사가 있는데 이것들을 비교·분석해 가면서 (책을 썼고) 오직 책의 열망은 '정권교체'였죠. 결국, (정권 교체를) 이뤄내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죠. 촛불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는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정치 권력의 교체>란 책을 썼어요. 우리 국민이 슬기롭게 민심을 모아서 탄핵이 이뤄졌고, 정권 교체까지 연결된 부분에서 대한민국 촛불 시민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 최근 KBS, MBC 구성원들이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는 것은 어떻게 보세요?
"저는 민주주의를 희망합니다. 언론 자유를 원하는 KBS, MBC 동료 언론인들이 퇴진 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권이 교체되긴 했지만, 방문진 구조나 KBS 이사회 구조가 있잖아요. 정부도 언론 개혁을 위해서 수순을 밟아갈 거겠지만, 그에 앞서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지금 KBS, MBC 사장이 마지막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해직 문제와 언론 탄압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직자들을) 다시 원 상태로 복귀시키고 명예롭게 용퇴를 한다면 그래도 마지막 역사에 '이완용 같은 악역'으로만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이 들거든요."

"영화 <택시운전사> 속 인물의 기자정신 배워야"

 우장균 YTN 기자
 우장균 YTN 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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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부의 언론 정책은 어떻게 보세요?
"문재인 정부의 언론정책이 아직 구체적으로 반영된 것이 없어 뭐라고 평가할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취임했죠. 취임하자마자 암 투병 중인 이용마 해직 기자를 만나는 등 지난 보수 정권 9년 언론탄압을 받은 공영방송사들이 다시 시청자와 시민들로 사랑받는 제대로 된 언론이 될 수 있도록 언론정책을 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언론 적폐세력들이 9년 동안 후퇴시킨 언론을 정상화시키고 언론개혁을 통한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정부가 좀 더 강력한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요즘 영화 <택시 운전사>가 화제잖아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때 독일 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취재하고 보도한 것을 영화화한 것입니다. 지금 언론인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독일 기자가 일본에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종군 기자처럼 취재했어요. 당시 광주는 오히려 전쟁터보다 더 심했죠. 전쟁터에선 종군 기자를 향해 총을 쏘진 않지만, 당시 전두환 군부 독재가 외국인 기자 잡으라고 했잖아요. 그런 위험 속에서도 생명을 걸고 (취재)한 것은, 독일 기자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훌륭한 기자들이 많지만요.

독일 기자뿐만 아니라 기자건 택시 운전사건 의사건 변호사건 검사건 누구나 다 자기가 가진 직업에 소명의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독일 기자는 자기 소명을 끝까지 지켰잖아요. 택시 운전사도 마찬가지죠. 그 영화에서 저는 송광호씨가 연기한 김민섭은 딸에게 전화하며 "아빠 오늘 집에 못 들어간다. 광주에 두고 온 손님이 있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게 오히려 와닿았어요. 극중 김민섭은 시국에 대해 잘 몰랐는데, 아무 죄 없는 사람이 총에 맞아 죽는 걸 보면서 '여기서 할 일은 독일 기자가 찍은 걸 보도할 수 있도록 김포공항까지 데려다주는 것'으로 생각하죠.

딸과 약속을 못 지킨 것에 대해 미안하다며 '두고 온 손님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 기자를 찾아 김포공항에 데려다주겠다는 게 직업의식이죠. 결국, 독일 기자와 택시 운전사는 하나였던 것 같아요. 직업의식과 시민의식에 충실했죠. <택시 운전사>는 잘 만든 영화이기도 하지만 기자와 시민으로서 배운 게 많은 것 같아요."

- 우 기자께서는 소설가이기도 하잖아요. <회중시계> 출간 인터뷰에서 나머지 해직 기자가 복직되면 차기작을 생각하겠다고 했어요. 지금 그게 이뤄진 시기라 차기작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제가 사실 미국에 연수를 가서 정착한 후 원래는 소설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촛불 국면에서 한국과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교하는 서적을 썼죠. 그래서 그게 조금 안타깝기는 한데 다시 복귀했으니 소설도 준비해야죠.

제가 구상하는 게 몇 가지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팩트에 픽션을 섞는 소재가 있어서 자료를 모을 거예요. 이 소설이 에세이나 정치 서적 등 일반 책보다 어렵고 제 능력이 그걸 하기에는 부족하죠. 하지만 그 꿈을 버리지는 않았어요. 그건 개인의 꿈인데 문학 소설이 아니고 장르 소설로 영화화도 될 수 있는 소재로 해서 언젠가는 출간할 생각입니다."

 조승호 YTN 해직기자와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 등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직 경험과 언론인의 인권 보호'를 주제로 열린 언론인권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조승호 YTN 해직기자와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 등이 지난 7월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직 경험과 언론인의 인권 보호'를 주제로 열린 언론인권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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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촛불(집회)이 있었고 탄핵이 인용되어 정권교체 되는 것을 태평양 건너 남의 나라 땅에서 봤어요. 이제 대한민국이란 큰 배도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가운데 새 정부가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여러 가지 개혁을 큰 화두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언론 개혁이 시작점이니까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언론으로 거듭 태어나게 하는 데 저뿐만 아니라 이번에 복직된 세 명과 함께 손을 잡고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YTN도 다시 한번 시민과 함께하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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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