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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한 부동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한 부동산
ⓒ 신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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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심리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집값이 내려갈 거라고 보진 않아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일대 부동산. 이날 만난 부동산 관계자들은 8.2 부동산 대책에 생각보다 덤덤한 반응이었다. 대부분 "대세에 큰 영향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압구정 일대 부동산이 '평온'한 이유는 압구정 현대가 8.2대책의 영향권 밖이기 때문이다. 현재 압구정 한양 7차를 빼고 압구정 구현대와 신현대, 미성 아파트 등은 재건축 조합이 없다. 각 단지별로 추진위 구성 준비가 한창이다. 조합 설립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조합설립 이후부터 조합원 입주권을 넘기는 걸 금지한 8.2 부동산 대책에 걸리지 않는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지금 사도 재건축 이후 입주권 확보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급하게 집 팔려는 사람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옹유진 아산공인중개사 실장은 "사실 정부의 대책 발표가 8월 초에 있을 거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었고, 정말 매매가 급한 사람은 그 전에 팔고 나갔다"라면서 "현재는 매수와 매도 모두 관망세고, 급하게 집을 팔려는 사람도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책발표 이후에는 오히려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높아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구현대 6차 52평형은 지난 3일 대책 발표 이후 30억 원에 매물이 나왔다. 구현대 52평형은 최근 29억에 거래가 됐는데, 이보다 1억 원 높다.

이재희 형제부동산 소장은 "대책 발표 이후 새롭게 접수되는 물량 5개 가운데 4개꼴로 최고 호가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매물을 내놓는 사람들도 지금 팔리지 않으면, 그대로 보유해도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소장은 "일단 한두 달 정도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대책에 따라 압구정 현대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라면서 "이곳에 투자를 하려 하거나, 집을 갖고 있는 사람도 정부 정책 하나에 오락가락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집주인들도 대세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윤광언 압구정현대 올바른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집값은 억지로 떨어뜨리거나 올릴 수 없다"라면서 "압구정은 향후 재건축 사업 추진에 따라 순차적으로 가치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재건축 멈췄지만, 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꿈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인근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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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의 가장 큰 영향권에 있는 서초구 잠원동 일대도 '틈새'는 보인다. 잠원동 일대는 한신 4지구를 비롯해, 대부분 재건축단지들의 조합이 설립돼, 재건축 거래가 사실상 멈춘 상태다. 조합이 설립된 재건축단지를 사면, 입주권 대신 현금 청산만 받을 수 있다.

2일 대책발표 당일에는 반포한신3차 164㎡형이 시세보다 2억 원 낮은 26억원에 매매되고, 각 부동산마다 매도와 매수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지만, 다음날부터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지난해 11.3대책 발표 이후 3개월간 거래가 끊겼던 때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이찬흠 부동산넷 대표는 "재건축 단지는 물건 자체가 나오지 않아 시세 형성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현재 매수와 매도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시장 자체 분위기가 조용해졌다"라고 말했다.

다만 재건축 아파트가 아닌 신축이나 재건축 비대상아파트는 실수요자 중심의 문의가 꾸준해 가격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래미안신잠원팰리스 전용 104㎡의 경우, 매매가가 16억5000만~17억에 매물이 나와 있다. 최근 거래된 액수보다 5000만~1억원가량 높아졌다. 내년 입주를 앞둔 신반포자이도 2억 원 정도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김장녀 한양공인중개사 소장은 "래미안 신잠원 팰리스 등 신축 아파트 가운데, 다소 저평가된 아파트들은 상승 여력이 있다"라면서 "다만 신축아파트의 경우 매매 물건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재건축 아파트도 소유권 이전 등기시점 전까지 매도를 막아놨지만, 재건축이 진행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면 막혔던 거래가 풀리면서 가격이 폭등할 여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용한' 다주택자들, "강남은 쉽게 안 움직일 것"

다주택자들도 이번 대책 이후 특별한 매도 움직임이 없다. 때때로 정부 단속 움직임이나 대책 관련한 세부 사항 등에 대한 문의 정도만 있다. 다주택자가 집을 팔게끔 하겠다는 정부 의도와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 소장은 "다주택소유자들의 움직임은 조용하다"라면서 "굳이 지금 팔지 않아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 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시중 은행에서도 다주택자의 급매 움직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환석 KEB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본인의 상황과 이번 대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문의는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급하게 집을 팔려는 움직임은 많지 않다"라면서 "일단 이번주 부동산 가격 동향을 보면 이번 대책의 영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또 "강남 지역에 투자한 사람들은 단기성 투자가 아니라 5년 이상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번 대책에 따라 강남 지역에서 매물이 쏟아지는 러시 현상은 현재로서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태그:#8.2 부동산대책, #압구정현대, #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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