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7월 28일 새벽 1시 30분 미 상원 의사당, 건강 보험 개혁안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팽팽한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장 늦게 입장한 존 매케인 의원이 본부석을 향해 손가락을 펴 표결 의사를 표명한다. 잠시 후, 세웠던 엄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던진 한마디.

"No"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 부치던 skinny repeal amendment(일명 스키니 리필 개정) 건강 보험 개혁 법안이 상원이라는 마지막 관문에서 51:49로 좌초된, 극적인 순간이었다.
 존 매케인이 반대 표결한 이 장면은 의회 역사상 중요 장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C-SPAN 캡쳐
 존 매케인이 반대 표결한 이 장면은 의회 역사상 중요 장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C-SPAN 캡쳐
ⓒ C-SPAN 캡쳐

관련사진보기


가장 뜨거웠던 한 주를 끝낸 한 마디, "NO"

"존 매케인이네… 저기 매케인이 입장했어."

옆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나에게 반가움을 표시한다. 기념품 코너서 본 새 티에 반바지를 입은 품이 나처럼 영락없는 관광객이다. 남자가 가리키는 쪽을 향해 길게 목을 빼니 노 의원 얼굴에 수술자국이 선명하다. 구부정한 걸음은 조심스러웠지만 며칠 전 뇌종양 수술을 한 여든 하나의 노인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씩씩한 모습이었다. 공화당 매코널 원내대표와 절친 그레이엄 의원의 모습도 보인다.
 뇌종양 수술 후 상원에 출석해 연설하는 맥케인, 왼쪽 눈 위에 수술 자국이 선명하다, CNN 캡쳐
 뇌종양 수술 후 상원에 출석해 연설하는 맥케인, 왼쪽 눈 위에 수술 자국이 선명하다, CNN 캡쳐
ⓒ CNN 캡쳐

관련사진보기


지금 미국의 전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이 상원 의사당에는 엘리자베스 워렌, 마크 루비오, 버니 샌더스를 비롯해 TV, 신문서 수없이 본 낯 익은 얼굴들이 연설하고 토론하고 투표하고 퇴장을 반복한다.

미 상원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한 주라 불려도 손색없을 지난 주, 난 운 좋게 상원 의사당 방청석에 그 현장을 고스란히 지켜볼 수 있었다.  

건강 보험, 일명 오바마케어 개혁안 통과의 마지막 관문인 상원 의사당 입구는 기자와 카메라, 시위대들로 북적거렸다. 52명의 공화당 의원, 민주당과 인디펜던트 48명, 모두 100명의 상원 의원 한 명 한 명의 언동은 다 취재 대상이었고 기자들은 그들의 코멘트를 따기 위해 분주했다. 메인 주와 알래스카 주 공화당 상원의원 한 명씩이 개혁안에 대한 반대를 표명한 가운데 스코어는 50:50,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청사는 숨막히는 긴장의 현장이었다. 

급작스런 뇌종양 진단으로 지역구 애리조나에서 대수술을 받아야 했던 존 매케인은 이번 투표를 위해 다섯 시간 비행을 마다 않고 DC로 날아와야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당연직 상원 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표결에 가세해 간신히 개정안의 상원 상정은 이뤄졌지만 통과는 여전히 지난한 상태, 의사당 안 공화당과 민주당은 '한 명'의 의원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분주했다. 의사당 밖도 못지않았다.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달려왔다는 동네 주민들과 의사당 주변서 텐트 농성중인 사람들, 그리고 합세한 학생들과 관련 단체들이 곳곳에서 개정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민주당 의원들은 메가폰을 들고 나와 대 시민 호소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건강보험 축소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의사당 밖에서 메가폰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건강보험 축소 법안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시민들이 의사당 밖에서 메가폰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 최현정

관련사진보기


엘리자베스 워렌, 코리 부룩, 크리스 머피, 마크 워너 의원들의 즉석 연설 사이 사이엔 평생 호흡기를 메고 살아야 하는 딸을 업고 온 젊은 아빠, 다운증후군 아기의 손을 잡고 온 엄마의 절절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건강보험 축소가 곧 '죽음'인 가난한 부모들이었다. 7월 25일 수요일 정오부터 시작한 대 시민 '필리버스터'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 대부분의 릴레이 참여로 오후 늦게까지 계속됐다. 긴장으로 팽팽한 실내와 달리 의사당 마당은 절절한 분노가 넘쳤다.

노련한 상원의원 vs. 지켜보는 대학생 인턴들

오늘, 이 다섯 시간이 넘는 대 시민 '필리버스터'를 기획해 진행한 이는 내가 사는 주의 코리 부커 의원이었다. 변호사였던 69년생의 이 젊은 흑인 상원의원은 가난하고 범죄율 높았던 뉴왁이란 도시의 시장을 하며 마약과의 전쟁 등을 통해 도시 지형을 바꿔 민주당의 '샛별'로 불리는 이다. 청중들의 박수 속에 행사를 마무리하던 의원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부탁 하나를 했다. 

"미스터 부커씨, 난 당신 지역구에서 왔는데요. 상원 표결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다음 날 아침, 난 간단한 세큐리티 검사를 거쳐 상원의원회관 3층으로 올라갔다. 같은 층에는 버니 샌더스 방도 있었다. 정사각형 복도를 거꾸로 돌아 359호실 코리 부커 의원 사무실을 찾았다. 어제 받은 수석 보좌관의 명함을 비서에게 보여주니 고개를 끄덕이며 노란색 종이 하나를 꺼내준다. 의원 서명이 있는 상원 '입장권'이었다. 
 상원 의사당 갤러리 입장권
 상원 의사당 갤러리 입장권
ⓒ 최현정

관련사진보기


이걸 가지고 관람객 출입문을 거쳐 의사당 안으로 들어서니 한 쪽 구석에 긴 줄이 있다. 나처럼 아침 일찍 자기네 지역구 의원 사무실서 받은 노란 종이를 들고 온 이들이다. 약 20분을 기다려 핸드폰, 카메라, 녹음기, 간식거리들을 맡겨야 했다.

앞 사람을 따라 방청석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가 또 30여 분을 줄을 서 기다리니 아까보다 더 꼼꼼한 몸 수색이 기다린다. 가방 안 충전기가 문제돼 4층 보관소에 맡기고 오니 비로소 관람석 입구가 안내된다.  여기까지만 족히 한 시간은 걸린 듯. 

나는 맨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 왼쪽 세 번째 의자에 앉았다. 제일 앞자리는 모두 비어 있었는데 들어올 때 느꼈듯이 역시 안전 때문인 듯했다.  위에서 내려다 본 상원 의사당은 생각보다 작았다. 의원 책상과 마주보는 단상에는 우리처럼 젤 위에 의장석이 있고 그 아래 분주히 일하는 사람들이 2개 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높이는 한번에 뛰어 오를 수 있을 정도로 나지막해 권위주의적인 느낌이 덜하다.

인원이나 구조 면에서 우리 국회는 미 하원과 더 유사할 듯싶다. 의장은 의원 발언 순서를 조정하며 전체 진행을 유도하고 그 아래에 앉은 이들은 의장을 보좌하며 수시로 있는 상원 표결자를 호명해 결과를 집계하는 게 주 업무 같았다.

의장석을 등지고 왼쪽은 공화당 오른쪽은 민주당, 무소속은 가운데에 앉는다. 의원들이 자리에 한꺼번에 착석해 있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투표 집계 업무를 맡은 '클럭'은 순서 없이 수시로 들고 나가는 의원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해 호명한다.

이름이 불린 이는 손가락으로 Yes(Yea) or No(Nay) 표시를 하는데, "미세스 워렌? 미세스 워렌, 노"  "미스터 프렝클린? 미스터 프랭크린, 예스" 이런 식이다. 'Roll Call Vote'(롤 콜 보트)라 부르는 이 방식은 100개의 대답을 하나하나 체크해 최종 집계한다.

도구는 컴퓨터나 전광판 같은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긴 이름표 종이와 그걸 표시하는 연필이 다다. 200년전과 똑같은 방식인가 보다. 이런 아날로그였기에 존 매케인의 "금요일 새벽의 반란"이 더 극적이었을 수 있었겠다 싶다.
 의원 옆에 서서 발언을 타이핑 중인 속기사, C-SPAN 캡쳐
 의원 옆에 서서 발언을 타이핑 중인 속기사, C-SPAN 캡쳐
ⓒ C-SPAN 캡쳐

관련사진보기


개인적으로 신기했던 건 속기사들이었다. 의장석 아래 고정 좌석이 있는 우리와 달리 옛날 얼음과자 장수같이, 타자기를 목에 걸고 서서 의원을 따라다니며 기록 한다. 의원이 자기 책상에서 발언하기 시작하면 속기사가 의원 옆으로 이동해 같이 서서 타이핑하는 것이다. 나름 중노동이다 싶었는데 정확히 15분 간격으로 다른 속기사가 온다.

신임자의 타이핑이 시작됐다고 판단되면 후임 속기사는 조용히 퇴장하는 식이다. 처음 봤던 사람이 3시간 후에 다시 들어오는 걸 보니 휴식시간은 나름 충분하다 싶었다. 토씨 하나, 단어 하나가 중요한 의원들의 발언을 가장 가까이서 정확히 기록하기 위한 오래됐지만 최선의 방법 같아 보였다.

무엇보다도 내 눈에 가장 특이해 보였던 이들은 의사당내에서 제일 바쁘게 움직이던 일군의 젊은이들 그룹이었다. 같은 색깔의 감색 정장을 단정히 입은 이들은 대학이나 고등학생 같아 보였다. 성별 구분 없이 12명을 유지하고 있는 이  '인턴'들의 자리는 의장석 계단 턱이다. 의장을 비롯해 스테프, 연설 의원들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물을 갖다 주기도 하고 의원 발언에 맞춰 간이 연설대를 옮겨다 놓고 치우는 일, 스카치 테이프나 연필들을 전달하기도 한다. 투표를 위해 의원들이 한꺼번에 들어올 땐 두 명씩 문 손잡이를 잡고 열고 닫는 일도 하는데 이들 몫이다. 의원의 연설을 지켜보다 끝나면 냉큼 달려가 원문을 챙겨 전달하는 것도 주요 업무 같았다.

그 과정에서 의원들과 자연스럽게 얘기도 나누면서 말이다. 아마도 이 어린 친구들의 일은 우리 국회 경호팀과 비서진 업무를 합쳐 놓은 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궂은 일이라 해도 가장 가까이서 새 법안에 대한 토론과 투표를 지켜 볼 수 있고 전체 의사 진행 일정을 꿰뚫고 있어야 하기에 관심있는 이들이 꽤 많겠다 싶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의원들끼리 서로 감정 상할 일이 있어도 이 젊은 친구들이 저렇게 지켜보는 앞에서는 말도 행동도 함부로 하진 못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어린 이 학생들은 웬만한 경호팀보다 더 강한 의회 지킴이 역할을 하는 듯 했다.
 의장석 주변에 앉아 상원 회의를 지켜보고 있는 대학생 인턴들, C-SPAN 캡쳐
 의장석 주변에 앉아 상원 회의를 지켜보고 있는 대학생 인턴들, C-SPAN 캡쳐
ⓒ C-SPAN 캡쳐

관련사진보기


의료보험 개정 표결에 앞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진다. 100명 의원들 좌석은 고등학교 책상 크기 공간을 빽빽히 붙여놓은 모양새다. 자기 발언 순서에 맞춰 입장해 발언을 마치고 다시 퇴장한다. 대부분의 책상은 비어 있다는 얘기다.

굳이 출석에 연연하지 않는 이유는 의사당 좌우 앞 뒤에 배치된 12개의 대형 카메라 덕인 것 같다. 1979년 처음 시작된 의회 방송과 실시간 뉴스화되는 주요 논점들로 충분히 커버가 되기 때문이다. 동료 의원들이 없어도 사진이나 간단한 도표를 넣은 화이트보드를 만들어와 자신의 발언을 쉽고 정확하게 설명하기에 여념이 없다. 동료보다 무서운 전국의 시청자, 유권자를 향한 브리핑이다.

긴 시간 줄 서서 입장해 잠시 앉았다 가는 사람부터 로비스트로 보이는 사람, 학생, 관광객들로 객석은 계속 꽉 차 있었다. 인구수와 상관없이 각 주에서 두 명씩 뽑는 상원의 경우 스타 의원이 많고 그래서 지켜보는 재미가 나름 쏠쏠했다. 나의 관람을 도와준 코리 의원은 주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젊은 에너지가 있었고 버니 샌더스는 생각보다 무뚝뚝해 보였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는 리더다운 카리스마가 빛났고 존 매케인은 모두가 존경하는 빛이 역력했다. 지난 민주당 경선 기간 내내 많은 이들이 보고 싶어했던 엘리자베스 워렌과 버니 샌더스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투샷도 상원 의사당에선 가능했다.

정치와 일상, 2박 3일 동안의 워싱턴 정치 체험

"…우리 (공화)당은 대통령을 서포트하는 곳이 아닙니다. 대통령과 의회는 동등합니다. 의회가 바로서야 우리 조국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지금 의회에서 하고 있는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초당적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아직 아물지 않은 뇌종양 수술 자국을 안고 의회로 날아와 대통령에게, 자당 의원에게, 국민들에게 의회의 가치를 외치던 8선의 존 메케인 상원의원의 말은 미국이란 나라의 '자정능력'에 대한 강 믿음을 보여 준다.

지난 주 의사당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순간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 지역구라고 하지만 어렵기만 했던 상원의원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이것들은 모두 7/24-26일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됐던 재미 한인 풀뿌리조직 컨퍼런스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KAGC는 지역사회에 대한 리더쉽 향상과 풀뿌리 운동 지원, 미 전역에 걸친 지역 조직을 목표로 하는 미국 사회 한인 유권자들의 가장 큰 회의체로 올해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시애틀, 시카고, 뉴욕 등 미 전역에 살고 있는 약 600명의 재미 한국인(Korean-American)들이 워싱턴 D.C.에 모였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의 가장 큰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 전달하는 모임으로 이번 행사에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우리 어린 학생들도 300여명 가량 참여해 영어와 우리 말로 치열하게 공부하고 토론하고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뉴저지주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과 얘기하는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참가자들.
 뉴저지주 빌 파스크렐 하원의원과 얘기하는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참가자들.
ⓒ 이은수

관련사진보기


주요 행사 중 하나인 지역 의원 사무실 방문 시간에는 직접 D.C.에 있는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몇 달 전부터 준비했던 학생들이 앞장서 현역 의원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고 토론하는 행사다. 한 학생은 미팅 현장에서 의원 수석 보좌관으로부터 인턴 제안을 받기도 할 정도로 똑똑하고 당찬 모습이었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시작한 120년 넘는 한인 이민역사가 어린 학생들에게서 새롭게 쓰여지는 것 같아 유익하고 특별한 시간이었다. 올해 4회 째인 이번 행사의 둘째 날 만찬에는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을 비롯해 20여명이 현직 의원들이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위안부 문제와 한반도 긴장 상황, 한인 이민 문제 등 우리 한인 커뮤니티 이슈에 대한 지지 연설을 하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의원들에게 편지를, 트윗을, 방문을

"존 호번 상원의원님, 맨날 올리는 농업에 대한 치적 말고 이번 의료보험 개정에 대해서 당신의 입장을 밝혀 보시죠?!"

"머코우스키 의원님, 당신이 공화당 안에서 얼마나 어렵게 '반대' 투표를 했는지 우리 지역 주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평생 의료보험을 가져본 적이 없다가 오바마 케어로 혜택 받게 된 어부와 자영업자' 얘기를 하셨지요? 제가 바로 그 사람 중 하나니까요."

지난 한 주 의원들의 페북과 트윗, 우편함과 전화도 불이 났다. 지역구 주민들의 압력과 항의와 응원과 감시의 메시지들이었다.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인터넷 뉴스와 생중계되는 방송을 통해 의회 진행상황을 꿰뚫고 있는 지역의 유권자들은 자신들을 대표해 의사당에 나가있는 의원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 표명을 하고 있었다. 전화 걸기는 기본이고, 동네에 있는 지역 사무소에 찾아가거나 직접 편지를 보냈다.

무엇보다 효과가 큰 '지역 주민 연대 서명지'는 의원들을 정권의 눈치가 아닌 주민의 편에서 투표하게 만들고 있었다. 땀에 젖은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또는 유모차를 끌고 노부모님의 손을 잡고 워싱턴 D.C. 관광의 필수 코스로 자기 지역구 의원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 또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의원들을 보면서 "아, 이게 민주주의지?" 싶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곤 했다.   

"우리는 위대한 나라의 종복입니다. 자유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그게 상응하는 가치 위에 세워진 그 위대한 나라 말입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은 미국 민주주의가 가장 큰 위협에 빠져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기립박수 받은 존 매케인의 이 연설은 다른 신념과 지향의 사람들이 어떻게 부딪치고 합의해 역사를 진전시켰는지 상기하게 해 준다. 이민자의 나라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게 했던 워싱턴 D.C.에서의 '뜨거운' 일주일이었다.

좋은기사 후원하고 응원글 남겨주세요!

좋은기사 원고료주기

2000년부터 시민 기자. 현 오마이뉴스 북미 통신원. 더보기

시민기자 가입하기

© 2017 OhmyNews오탈자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