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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만의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행 헌법의 한계가 개헌 동기는 민주적이었지만, 실제 개헌 내용에는 시민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면 이번 개헌은 어떻게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시민 참여 개헌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에서 제작한 카드뉴스와 함께 연재한다. [편집자말]

촛불, 탄핵과 개헌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촛불시위와 제도 헌정질서 내에서 이루어진 탄핵과정은 우리 헌정질서의 의미, 대의제와 직접민주주의의 관계, 헌정질서 파괴 행위에 대한 대응력 등 여러 성찰 지점을 제기하였다. 촛불은 단기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퇴출과 권력의 정상성 회복을, 중장기적으로는 적폐 청산과 제도 개혁 등을 통하여 반복되는 민주주의 훼손행위에 대한 방어력을 강화하고 실질적으로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는 조치를 요구했다.

민주주의의 진전으로서 개헌이 국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하였고, 각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야 간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일정 부분 마련되기 시작했다. 현 대통령도 개헌을 시기를 못 박아 공약했다. 대통령 공약 시기인 내년 지방선거 시기까지 정치권에서는 개헌안의 합의를 둘러싼 공방과 논의가 치열해질 것이다.

87년 체제의 복합성과 이번 개헌논의의 과제 

지난 10년간의 정치현실은 87년 체제(헌법)의 취약성과 퇴영적인 실질적 민주주의 파괴행위에 대한 취약성를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동시에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의 가능성과 제도를 통한 헌법일탈 행위의 제어가능성을 보여주며 그 복원력도 상당함을 입증했다.

따라서 과거의 개헌과정이 과거 헌법의 부정이었다면, 이번 개헌과정은 발전적 극복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한계 및 부족한 부분의 극복과 보완일 뿐 아니라, 장점을 유지 및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87년 헌법 개정 과정이 최초(?)의 정치권 합의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정치권 뿐 아니라 정치권과 시민, 시민과 시민의 합의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촛불의 성과인 직접민주제적 요소의 강화가 필요한데, 촛불의 의미인 '민주주의의 안전'은 대의제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가 결합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치구조의 문제만큼이나 기본권 시장에 대한 인식공유가 필요하다. 단순히 헌법 규정의 개정에 그치지 않고,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헌법 규범을 실질화 할 수 있는 하위규범인 법령의 정비, 예를 들어 선거법 개정, 차별금지법 제정 등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과제 성취를 위한 시민 주도성

그렇다면 시민이 개헌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필요성은 무엇인가. 개헌은, 민주주의 공론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정치적 이해득실의 문제에 매몰될 우려를 완화하고, 기본권 조항 개혁 작업이 부수화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정치권의 이해와 국민의 이해를 일치시키는 작업으로써, 직접 민주주의의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이 우선시되는 문제를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는 난관 내지는 애로점들이 다수 존재한다. 유권자 참여는 후차적인 성질의 것이므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의회와 행정부 등 이를 이끄는 관官의 배려로, 객체화된 참여를 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전문성의 문제로 인해 시민 접근이 떨어질 수 있는데, 전문가의 참여 역시 자문적 기능으로 한정될 우려가 크다. 시민사회 단위에서는 개별적인 흐름을 연계하고, 조정 총괄할 단위가 부재하기 때문에,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조직화 되지 않은 '일반' 시민은 더욱 객체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시민주도형 개헌의 관철 방안

이와 같은 한계 및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기 논의 과정에서부터 최종 국민투표 과정까지, 일련의 기획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회 등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할 뿐 아니라, 시민 사회 안에서도 논의를 선행하고, 병행해야 한다.

이에 개헌이라는 주제를 통해, 추상적인 대안사회의 미래상을 현실적인 눈높이에서 논의하는 공론장으로 연결할 것을 제안한다. 헌법 조문의 문제가 아닌 가치와 비전의 문제를 먼저 제시하는, 기술적 전문성이 아닌 시민 자신의 문제로 논의를 진행하자는 뜻이다.

대안 사회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망이 자유롭게 제기되고, 대안적 미래의 포괄적 비전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야 한다. 또, 사람과 조직 중심의 적대적 갈등 구도를 의제를 둘러싼 대안적·긍정적 논쟁 구도로 전환시키고, 개별적인 주장을 단순하게 전달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의견들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논쟁과 토론이 촉발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대안 사회의 어젠다를 포괄할 수 있는 헌법적인 틀은 각기 다른 대안 의제를 추구하는 개인과 개별 단체가 공동의 협력 관계를 맺고 공동의 개혁 동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 전문가와 일반 시민 사회의 소통 통로와 시민에게 참여와 토론의 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 역시 선행되어야 한다. 온-오프라인 논의와 소통 통로를 결합할 필요성도 있다. 이는 민주주의 공론의 장으로써, 개헌 이후의 시민 참여 민주주의의 기반을 놓는 작업으로 확장될 수 있다.

'바꿈'이 제안하는 시민 참여 개헌 방식

바꿈, 세상을바꾸는꿈이 제안하는 시민 참여 개헌 아이디어는 크게 3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먼저 온라인은 위키 기능과 투표, 게시판 기능을 탑재한 플랫폼을 활용해 의제의 발굴 및 시민의 제안, 제안 의제의 체계적인 정리를 위한 창구로써 활용된다. 87년 헌법을 전면 게재하고, 개헌 요구안에 대한 소규모 투표 기능을 결합하여 무엇이 어떻게 바뀌기를 요구하는지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 가운데 개정 조항에 대한 투표는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핵심 조항에 대한 찬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데, 현재 조항과 개정안, 개정안을 제안하는 취지, 관련 자료에 대한 링크를 주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서 투표와 연관된 각종 자료들은 '관련 자료 게시판'에 별도로 게시된다.

위키는 87년 헌법 전체 조항을 탑재하는 데 활용된다(길면 분야별로 나눠서 게시). 현행 조항 아래에 개정을 제안하는 취지가 적혀 있으며, 찬반 투표 링크도 삽입돼 있다. 다시 말해, 한 눈에 현행 조항과 개정의견을 볼 수 있으며, 링크를 따라 개정 의견에 대한 투표창으로 바로 접속 가능하도록 구현되어 있다. 여기서 개정 의견 및 링크 등은 현행안과 구분될 수 있도록, 색깔 표시가 가능하게 준비하고 있다.

나머지 게시판에는 개정안에 대한 세부 자료 및 뉴스, 오프라인 행사 소식, 개헌 관련 각종 자료 등이 탑재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온라인으로 취합된 개정 의견, 신설 의견 등을 확인하고, 심화해 개헌안 콘텐츠를 구성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복수로 제안된 개헌안은 다양한 정치 이벤트(정책 배틀 또는 사회적 합의)와 결합해 쟁점을 정리하고, 대중의 관심도를 재고하는 등을 목표로 공개 행사 기획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오프라인 행사는 기획 단위 차원에서 총괄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기획·개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원할 방침이다. 따라서 초기 단계에서는 개헌 의제를 가진 단체들의 참여를 통한 개별 사업 기획을 마련하고자 한다.

국민 개헌의 최종 심의와 외부화 방안 역시 오프라인과 연계된다.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의 개헌 방식을 정치 이벤트 형식으로 차용해, '새로운 헌법 제정을 위한 국민 배심단'을 조직, 주요 쟁점안을 정리하고 조문화하여 초안을 정리할 계획이다. 국회 개헌특위 등에서 개헌안을 마련하는 방식에 시민 참여가 보장되지 않을 경우에는 국회에 제출된 개헌안과 시민 참여 개헌안을 비교하고 쟁점을 토론하는 자리 역시 기획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와 같이 진행된 모든 오프라인 행사의 결과를 온라인 플랫폼에 반영, 개헌과 관련된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개정 복수안 또한 시민 배심단, 토론회, 합의 프로세스 등 오프라인 행사 온라인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이다.

바꿈의 '시민참여 개헌'의 마지막 영역은 본 기획을 대중에게 전파하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언론사와의 공동 기획이다. 주요 사업에 대한 언론 연재를 통해, 국민 참여형 개헌의 필요성, 프로젝트 방식, 주요 쟁점 아젠다에 대한 해설 등을 제공할 것이다.

시민참여 개헌 플랫폼 바로가기 (http://bit.ly/시민개헌)

덧붙이는 글 | 백승헌 기자는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의 이사장입니다. 본 기사는 지난 7월 19일 개최된 '시민참여 개헌, 어떻게 만들 것인가' 토론회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바꿈 홈페이지에 중복 게재됩니다.



태그:#개헌, #정치, #사회, #투표,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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