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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의회가 4일 제24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유류피해 삼성지역발전기금 배분 중재판정에 대한 성명서를 채택했다. 맨 오른쪽은 한상기 태안군수.
▲ 대한상사중재원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판정으로 기록될 것 태안군의회가 4일 제24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유류피해 삼성지역발전기금 배분 중재판정에 대한 성명서를 채택했다. 맨 오른쪽은 한상기 태안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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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은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원유유출사고의 중심지이다. 그런데 최근 피해규모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49%의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을 배분, 중재판결한 대한상사중재원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상사중재원의 배분 중재판결 결정 이후 곧바로 태안군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와 태안군이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태안군의회가 중재판결을 내린 대한상사중재원과 중재판정을 이끈 해양수산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선 것.

태안군의회는 4일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4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유류피해 삼성지역발전기금 배분 중재판정에 대한 성명서를 채택했다.

지난 7월 21일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삼성중공업 측이 출연한 지역발전기금에 대한 중재판정 결과 기름유출사고 최대 피해지역인 태안군에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에 대해 49%의 배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 태안군의회가 채택한 성명서에는 배분 결정이 피해 규모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태안군의회 측의 입장이 담겼다.

태안군의회 "유류피해 하면 다들 태안 떠올릴 것"

태안군의회는 성명서에서 "대부분의 피해를 받은 태안 지역의 배분 비율이 49%로 나왔으며 이 발표에 우리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민들은 지난 10여 년이라는 세월을 하루하루 고통과 절망의 어려움 속에서 살아왔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기금을 나눠달라고 아우성치는 다른 지역의 요구에 우는 아기 달래는 식으로 배분을 한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입김이 센 지역의 눈치를 보고 나누어준 것인지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한탄했다.

이번에 대한상사중재원이 중재판정한 삼성중공업의 지역발전기금은 유류오염사고 이듬해인 2008년 원인 제공자인 삼성중공업 측에서 법적 배·보상과는 별도로 출연한 기금이다. 삼성중공업은 당시 '태안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1000억 원의 발전기금을 내놓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피해 규모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라며 피해민들은 수십 차례 집회를 통해 삼성의 직접배상과 함께 출연 기금의 증액을 요구해 왔다.

특히, 지난 2012년 10월 25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서해안 유류피해민 삼성 규탄대회'에서 피해민들의 요구사항이 담긴 서한문을 전달하려던 도중 공권력에 막혀 서한문 전달이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국응복 서해안유류피해민총연합회장의 자해 시도 이후 삼성 측의 피해민을 향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으며, 이어 2013년 11월 28일 국회특위-피해민 대표간 합의를 통해 출연금 규모가 3600억 원으로 증액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600억 원의 출연기금은 피해민들의 여망과는 달리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며 또다시 11개 피해 시·군 피해대책위별로 분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후 11개 시·군의 피해단체는 분배와 활용방안을 놓고 수십 차례 논의와 협상을 거쳤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11개 시·군의 피해단체가 지난해 2월 4일 지역발전기금 배분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해양수산부의 권고에 따라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을 수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

삼성출연기금 3600억 원 중 이미 집행이 완료된 500억 원과 삼성 집행예정 금액인 200억 원을 제외한 2900억 원을 대상으로 11개 시·군에 배분이 최종 조정한 결과 태안에는 49% 배분비율이 결정돼 1421억 원을 배분받게 됐다. 그외 ▲ 서산에는 11%(319억) ▲ 당진 2%(58억) ▲ 서천 4%(116억) ▲ 보령 13%(377억) ▲ 홍성 3%(87억) ▲ 군산 3%(87억) ▲ 부안 3%(87억) ▲ 무안 3%(87억) ▲ 신안 5%(145억) ▲ 영광 4%(116억)로 최종 배분비율이 결정됐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심하지 않았던 전라도 지역에 18%가 배분된 것이다.

이에 태안군의회는 "현재도 '서해안 유류피해' 하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태안을 떠올릴 것이고, 이는 태안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123만 명의 자원봉사들은 이를 입증할 증인인 것이다"라며 "이번 대한상사중재원의 판정은 중재원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판정으로 기록될 것이며 이번 사건을 중재판정으로 이끈 해양수산부는 피해민들에게 또 한 번의 원망과 한을 맺히게 하였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군의회는 또 정부를 향해서도 "중재판정은 합의한 과정에 따른 결과이기에 정정당당하게 깨끗하게 승복해야 하는 것이지만, 만약 과정에서 공정하지 못한 외압에 의한 결과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안군은 많은 부분에서 유류피해 이전으로 회복되질 않고 있어 피해주민의 지원과 해양환경의 복원을 정한 허베이 특별법은 계속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절대로 종료되어서는 안 된다. 완벽한 해양환경의 복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연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했다.

태안군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태안군, 법적 대응 등 대응방안 모색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피해 사고와 관련,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에 대한 배분 중재판결 결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태안군에 49%의 기금 배분이 결정됐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국응복 총연합회장.
 지난 2007년 발생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피해 사고와 관련,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2,900억 원에 대한 배분 중재판결 결과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태안군에 49%의 기금 배분이 결정됐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국응복 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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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에 앞서 대한상사중재원의 삼성중공업 지역발전기금 배분 최종 결정 이후 가진 태안군유류피해민대책총연합회는 최종 결정 전 그동안 6차례에 걸친 심리 시 태안의 피해상황을 뒷받침하는 증빙자료 40여 종을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바 있다. 또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태안군에 49%를 배분키로 한 중재결정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출연금 배분이 피해정도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주장을 총연합회가 줄곧 펼쳐왔다. 하지만 유류피해가 태안군에 집중됐음에도 불구하고 배분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은 매우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연합회 측은 "이번 결정은 피해민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판정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피해대책위와 태안군이 지혜를 모아 대응하고 삼성출연금이 피해민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연합회 측과 태안군은 대한상사중재원의 결정과 관련, 법적 대응 등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안군유류피해대책과 맹천호 과장은 "총연합회의 기자회견 이후 현재는 별다른 조치 없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만간 태안군유류피해대책위연합회와 방향 설정에 나선 후 대응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삼성중공업지역발전기금, #태안군, #태안원유유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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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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