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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
ⓒ 윤이상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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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1917~1995) 선생이 살며 작품 활동했던 독일 베를린 '윤이상 하우스'가 몇 년째 방치되다시피 해 있다가 최근 집수리에 들어가고, 오는 9월 재개관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끈다. 그것도 시민들이 후원한 '스토리 펀딩'이 많은 힘이 되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3일 윤이상평화재단 신동일 사무처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 집수리에 들어갔다. 오는 9월 18일 일단 개관식을 간단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경남 통영 출신인 윤이상 선생은 1971년부터 숨질 때까지 25년간 독일 베를린 주변 자크로우어 키르히베크에 있는 자택에서 지냈다. 이곳에서 선생은 오페라 <심청>을 비롯해 세계적 작품 120여곡을 창작했다.

윤이상 선생은 1960년대 '동백림(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당시 우리 정부로부터 고초를 겪었다.

당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던 윤이상 선생은 서독 정부의 항의와 세계적 음악가들의 구명 운동 등에 의해 2년만에 석방되어 서독으로 갔고, 1971년 귀화했다.

윤이상 선생이 별세한 뒤, 부인(이수자)과 딸(윤정)은 통영으로 와 살고 있다. 윤이상평화재단은 2007년, 방치되고 있던 자택을 개보수해 '윤이상하우스'로 조성하기로 하고, 기념관과 베를린 한국현대음악센터로 이용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여의치 않았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때는 국가적 지원이 있었고, 관리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2013년 관리인이 철수하면서 다시 방치되다 시피 했다. 2005년 문화체육부 산하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재단은 이명박·박근혜정부 때 어려움을 겪었다.

재단은 2007년 '윤이상국제작곡상'을 제정해 2년마다 시상하기로 했지만, 몇 차례 운영되가 정부 지원에서 제외되었고, 급기야 2013년 이후 중단되기도 했다.

올해는 윤이상 선생 탄생 100주년이다. 재단은 '100주년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먼저 '베를린 하우스'부터 새롭게 가꾸기로 했다. 지난 5월 현장 방문했던 재단 측은 마룻바닥은 전부 일어나고, 연못에는 풀이 무성하다고 했다.

재단은 윤이상하우스 개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을 시민 모금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그 방법은 '스토리 펀딩'이다.

재단은 "한국이 외면한 천재 작곡가"라는 제목으로 글과 사진을 올렸다. 재단은 오는 8월 15일까지 1000만 원을 모으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마감 열흘을 앞두고 220여명이 900여만 원을 냈다.

펀딩에는 유희열, 황석영, 권해효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딩 참가자들은 "마음이 아픕니다. 많이 알려지길 희망합니다"거나 "늦었지만 윤이상 선생님 이야기가 더 알려지고 재평가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신동일 사무처장은 "스토리펀딩은 홍보를 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 고맙다"며 "그렇게 해서 모아진 기금으로 집수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인사했다.

그는 "집수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스토리펀딩으로 모아진 기금보다 훨씬 많은 5000만 원 정도 들 것으로 보인다. 모자라는 부분은 재단 이사진이 내거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을 때, 윤이상 선생이 새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베를린 가토우 공원묘지에 잠들어 있는 선생의 묘지를 참배하고, 통영에서 가져간 동백나무를 심어 관심을 모았던 것이다.

신동일 사무처장은 "박근혜정부 들어 재단에 대한 지원이 거의 중단되었고, 3~4년 동안 활동이 중단되다시피 했다"며 "지난해부터 올해가 '탄생 100주년'인데 그냥 지나갈 수 없기에 이사진도 새로 구성하고, 새롭게 해보자고 했던 것"이라 말했다.

그는 "중단한 지 오래된 윤이상국제작곡상도 재개하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 또 윤이상하우스를 게스트 하우스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고, 젊은 작곡가들이 머물면서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태그:#윤이상, #윤이상평화재단, #윤이상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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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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