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 5일,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개막했다. 인디밴드 9와 숫자들의 축하 공연과 함께 변영주·이해영 감독의 사회로 아기자기한 시작을 알렸다. <필름 판소리, 춘향>에 이어 섹션01 단편 작품 5개가 관객 앞에 공개됐다. 프로그래머의 리드 아래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 후, 자정이 넘은 시각에 개막 행사가 끝이 났다.

▲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 지난 2016년 8월 5일,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개막했다. 인디밴드 '9와 숫자들'의 축하 공연과 함께 변영주·이해영 감독의 사회로 아기자기한 시작을 알렸다. ⓒ 곽우신


정동진독립영화제가 개막을 앞둔 7월 31일 늦은 오후, 접속자가 많아지며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개막을 5일이나 앞둔 상태에서 이례적이다. 영화제 측은 급히 복구했지만 정동진독립영화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는 8월 첫 주말은 8월 4~6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흥행하듯, 정동진독립영화제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가 갈수록 입소문에 의한 관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영장인 정동초등학교가 좁게 느껴질 정도다.

초창기에는 주로 정동진으로 피서 온 사람들이 영화제를 찾았다면 해를 거듭하면서 아예 정동진독립영화제에 맞춰 휴가나 피서를 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8월 첫 주말 정동진을 찾는 영화인들이나 관객들은 영화제가 목적이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별빛과 함께 영화를 보는 야외 상영의 낭만은 정동진을 찾는 관객들이 꼽는 가장 큰 매력이다.

올해는 강릉시가 지원에 나서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영화제가 인기를 끌고 강릉씨네마떼끄가 지역 독립예술극장 신영을 통해 꾸준한 활동을 펼치자 강릉시는 독립영화 도시 구상을 내비치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강릉시는 몰려드는 관객들을 위해 이동 화장실 설치 등 관객편의시설을 지원할 예정이어서 관객 불편을 겪던 부분이 해소될 전망이다.

온 가족이 보는 재밌는 독립영화

 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공식 포스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작은 영화제' 중 하나이다.

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공식 포스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작은 영화제' 중 하나이다. ⓒ 정동진독립영화제


올해는 모두 2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독립영화와 대중들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모두 700편의 출품작 가운데 장편 2편과 단편 22편을 선정했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극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다큐멘터리로 구성했다. 대부분의 영화가 재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박광수 프로그래머는 "해가 져야 시작하는 야외영화제의 한정된 상영시간 안에 많은, 다양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어쩔 수 없는 한계들 때문에 더 풍성하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는 상영작 리스트지만 정동진독립영화제의 특색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들이 되어 줄 것이라는 믿음 또한 크다"고 말했다.

<내 친구 정일우>는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대부로 통하는 김동원 감독의 작품으로 1960년대부터 청계천과 상계동 등에서 빈민운동을 했던 미국 태생 정일우(귀화 전 이름 존 데일리) 신부에 대한 이야기다. 2014년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여러 투쟁 현장을 지켰고 언제나 섬기는 삶의 모범을 보여주었던 정 신부의 지난 발자취를 다양한 자료와 함께 보여준다. 지난 6월 시네마테크 기획전을 통해 첫선을 보였는데, 김동원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큰 다큐다.

극영화 장편인 <튼튼이의 모험>은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는 고봉수 감독 작품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와 무주산골영화제 상영작이다. 존폐기로에 있는 고등학교 레슬링부 이야기로 재밌게 만들었다.

상영작 중 <시시콜한 이야기>와 <장례난민>은 올해 미장센단편영화제 수상작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관객상을 받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감독지망생 도환은 지난 연애로 고통받고 있는데, 프리랜서 모임에 나갔다가 이상하게 매력적인 은하를 알게 된다. 그녀의 도움으로 그는 지난 연애의 문제점을 알게 되고, 그의 시나리오 또한 해결책을 찾게 되면서 가까워지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배우 엄태구와 이수경이 주연으로 나섰다.

사회적 관점을 주제로 하는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인 <장례난민>도 무능력한 아빠와 어린 자녀들이 아내와 엄마의 장례를 저렴하게 치르기 위해 전전하는 과정을 담은 판타지 영화다. 올해 초 열린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영화제 개막작 중 한 편이기도 했는데, 미장센영화제 수상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영화다.

<야간근무>는 지난 5월 인천에서 열린 디아스포라영화제 개막작으로 한국에 온 캄보디아 이주민과 한국을 떠나고 외국으로 가고 싶은 공장에서 야간근무를 함께하는 동료 연희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변영주 구교환 감독 사회, '단편선과 선원들' 개막공연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 5일,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개막했다. 인디밴드 9와 숫자들의 축하 공연과 함께 변영주·이해영 감독의 사회로 아기자기한 시작을 알렸다. <필름 판소리, 춘향>에 이어 섹션01 단편 작품 5개가 관객 앞에 공개됐다. 프로그래머의 리드 아래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된 후, 자정이 넘은 시각에 개막 행사가 끝이 났다.

▲ 땡그랑 동전상 제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당시 땡그랑동전상 투표소의 모습. 당일 관람한 작품 중 가장 많은 동전을 받은 영화가 상금으로 전체 동전을 차지한다. ⓒ 곽우신


정동진독립영화제는 모든 상영작이 관객상을 놓고 겨루는 경쟁영화제로서의 특징도 갖고 있다. 장편과 단편 가릴 것 없이 같은 날 상영되는 영화들은 관객들의 동전 개수로 우열을 가린다. 가장 많은 동전을 얻은 영화가 모든 동전을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다. 최대 10만 원 미만이던 상금이 최근 수년 동안 증가해 지난해는 20만 원을 넘기며 관객 참여가 많이 늘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개막식 사회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붙박이 사회자로 나선 변영주 감독이 구교환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개막공연은 밴드 '단편선과 선원들'이 맡는다. 개막식은 4일 오후 7시 30분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린다.

정동진독립영화제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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