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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지난 7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지난 7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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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이 '국민의당 문준용 채용 의혹 조작 사건' 대국민사과문 발표 이후 눈물을 흘렸습니다.

국민의당은 지난 7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었습니다. '19대 대선 제보 조작 사건' 관련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직후였습니다.

검찰은 안철수 전 후보와 박지원·이용주 의원 등 국민의당 '윗선'은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나오면서 눈물을 흘렸고, 이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촬영됐습니다.

이언주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자신이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다.
ⓒ 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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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눈물의 의미'라는 제목과 함께 연합뉴스와 아시아경제가 촬영한 본인의 눈물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언주 의원은 "추녀 끝이나 현관문에 달린 풍경은 바람이 불거나 흔들릴 때 우는 것"이라며 "아무 일도 없으면 소리를 내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의원은 "그동안 힘들었을 안철수 후보님, 이용주 의원님, 그리고 선배 동료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이 함께 흘렸을 눈물을 제가 보이고 말았습니다"라며 누구를 위해 흘린 눈물인지 구체적으로 말했습니다.

이언주 의원이 흘린 눈물은 '대선 조작 사건'을 통해 피해를 본 문재인 대통령과 문준용씨에 대한 사과와 국민을 향한 반성의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이언주의 눈물, 처음이 아니었다

선 기간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린 이언주 의원
 선 기간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눈물을 흘린 이언주 의원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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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의 눈물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대선 기간에 안철수 후보 지지 선거 운동을 하면서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19대 대선을 앞둔 지난 4월 5일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은 4월 23일 광화문 광장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 연설을 하며 "난 안철수에게 정치생명을 걸었다"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시 연설에서 이 의원은 '정치 개혁'을 외쳤지만, 실제로는 민주당 탈당 이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던 상황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언주 의원이 괜히 민주당을 탈당해 오히려 정치적 입지만 좁아졌다며, 잔류했던 박영선 의원과 비교하는 '짤방' 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언주 의원은 막말 발언으로 전 국민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의원을 '여자 나향욱'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보입니다(나향욱: 민중은 개, 돼지와 같다는 발언으로 파면된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조리사라는 게 별 게 아니다. 그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다. 옛날 같으면 그냥 조금만 교육시켜서 시키면 되는 거다. 밥하는 아줌마가 왜 정규직화가 되어야 하는 거냐. 그냥 급식소에서 밥 하는 아줌마들."

"(파업에 대해서) 미친 놈들이야, 완전히. 이렇게 계속 가면 우리나라는 공무원과 공공부문 노조원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눈물도 진심이 있어야 통한다

흔히들 정치인은 '부고 기사'만 빼고 무조건 언론에 노출되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현재 광명을 지역구인 이언주 의원은 다음 총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언주 의원은 미디어 노출과 함께 국민의당 당직자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관련기사: '당대표 출마설' 이언주 "안철수는 국민의당 자산, 꼭 지켜내야").

정치인의 눈물은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도 진심이 있어야 국민에게 통하지, 자칫 하다간 '악어의 눈물'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습니다.

악어의 눈물: 정치인의 위선적인 행위를 말하는 용어. 패배한 적이나 자신이 희생시킨 정적 앞에서 흘리는 거짓 눈물을 가리킨다. 국민이 겪는 심각한 고통에 책임 있는 정치인이 오히려 괴로워하는 척할 때 사용하기도 한다. 악어가 먹이를 잡고 그 먹이가 된 동물의 죽음을 애도해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박근혜씨도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문 발표 때 눈물을 흘렸는데, 오히려 '눈물 마케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박근혜 눈물 마케팅', 이래서 못 믿겠다)

물론 이언주 의원의 눈물이 국민을 위한 것이냐 아니냐 정확히 판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자기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 증거를 조작한 국민의당의 처절한 반성입니다. 면죄부를 받은 날 흘리는 눈물이 아닙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이언주, #악어의 눈물, #대선 조작 사건, #국민의당, #여성 정치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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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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