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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도 교육협동조합이 탄생했다. 학교 구성원들이 조합원이 돼 만든 협동조합으로 법적으로는 사회적협동조합의 형태를 띠는데, 조합원들의 권익 향상과 복지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

주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에서 많이 만들어졌으며, 인천에서는 2014년 6월에 당선된 이청연 교육감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다.

올해 인천시교육청이 실시한 교육협동조합 공모 사업에 강화여자고등학교(강화군)와 선학중학교(연수구)가 선정돼, 지난 6월 23일 강화여고가 인천에서 처음으로 교육협동조합을 설립했다. 7월 20일에는 두 번째로 선학중이 '아딧줄'이라는 이름의 교육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선학중은 인천형 혁신학교인 행복배움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아딧줄은 배에서 바람의 방향을 맞추기 위해 돛에 매여 쓰는 줄을 뜻하는데, 학교라는 배에 마을공동체란 돛을 달고 협동조합이라는 아딧줄로 잘 항해하게 하자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명숙 선학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아딧줄’ 초대 이사장.
 김명숙 선학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아딧줄’ 초대 이사장.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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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오후 3시 선학중 도서관에서 '아딧줄' 초대 이사장을 맡은 김명숙(53·사진)씨를 만나 인터뷰했다. 김 이사장은 이 학교 2학년생 어머니다. 그는 이사장직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 이사장을 제안 받고는 쉬운 일이 아니라 망설였다. 학교라는 곳에서 하는 일이라 조심스러워 갈등했는데, 우리 학교 교사들이 정말 좋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서 맡을 수밖에 없었다. 밤늦게까지 쉬는 날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 교사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그래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보자고 결심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학부모회 활동을 열심히 했다. 학년 부회장을 맡았고, 학부모 미술교실과 공예교실을 주도하는 등,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했다.

특히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한글 지도를 봉사활동으로 계속하고 있다. 1주일에 한두 번씩 지도하고 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의 특성상 다문화 학생들이 있는데, 한글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도 있어 나선 일이다.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면서 지난 4월 10일부터 학교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발기인을 모집했는데, 김 이사장은 학부모 발기인 대표를 맡았다.

조합원으로 교직원 20명, 학부모 17명, 학생 56명이 가입했다. 조합 가입 출자금은 어른 3만 원 이상, 학생 1만 원 이상이다.

학내 교육협동조합이지만 지역주민도 가입할 수 있게 문을 열어 놨다. 학교를 마을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다. 선학중은 이미 인천여성회 연수지부와 연수구교육희망네트워크 등, 지역 시민단체들과 함께 방과후학교를 운영해왔다. 시민단체 회원이 협동조합 이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목적사업으로 학생건강 증진, 학생교육복지 확대, 마을교육공동체 등 계획

선학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아딧줄’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창립총회를 연 뒤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제공ㆍ선학중>
 선학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아딧줄’ 조합원들이 지난 20일 창립총회를 연 뒤 기념촬영을 했다.<사진제공ㆍ선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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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딧줄'의 주요 사업은 크게 학교교육지원, 학생건강증진, 학생교육복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학교교육지원은 학생들의 자치활동이나 경제교육, 공동체생활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다. 구체적 사업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경제동아리 활동을 위한 경제교육, 연수구 사회적경제와 마을축제 참가, 선학중학교 축제 참가 등이 있다.

학생건강증진 사업은 학교 매점을 운영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아침식사 대용의 건전식품을 공동구매하는 것이다. 시교육청과 연수구의 지원을 받아 여름방학 동안 매점을 짓고 오는 9월 개소할 계획이다. 매점에 들어오는 물품을 조합원 출자금으로 구입해 판매하고, 판매물품은 학생들이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스스로 결정하게 할 예정이다.

학생교육복지 사업은 학생 필수용품을 공동구매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끝으로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으로 지역 자원을 활용한 교육과정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마을이 결합하는 방과후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2학기가 되면 다른 지역 교육협동조합을 탐방하는 사업부터 진행하려한다. 학생·교직원·학부모 조합원이 함께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잘 운영되면 졸업생이 학교를 방문하게 하는 '조합원의 날' 행사도 열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학교구성원과 지역주민이 서로 협동하고 배려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싶다"며 "협동조합이 잘되면 학교도 발전하고 지역도 발전해 아이들도 이 지역으로 많이 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딧줄'은 지난 27일 교육부한테 인가를 받기 위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교육협동조합, #선학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아딧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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