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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완도 장보고기념관에서 ‘완도 가리포에서 이순신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완도 가리포진과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지난 7월 28일 완도 장보고기념관에서 ‘완도 가리포에서 이순신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완도 가리포진과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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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는 주로 1,200년전 통일신라시대 청해진을 설치한 장보고대사가 활동한 중심지로 역사 속에서 인식돼 왔다. 그런데 이번엔 완도가 1,522년 중종 때 설진된 조선시대 전라우수영의 최대·최전선 수군진인 가리포진과 이순신 장군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장보고에 묻힌 이순신의 역사를 꺼내 들었다. 완도가 장보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순신을 도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끄는데 완도 가리포 수군과 민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격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8일 학술세미나는 완도문화원 주최하고,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주관해 학계 전문가 10여명과 완도 문화관광해설가·완도문화원·고금도충무사보존위원회 회원들 외에 이순신 장군의 덕수 이씨 후손인 이종걸 씨(사진)와 전라우도 수군절도사 김억추 장군 후손들, 정걸·이억기·이영남·최강·위정철 등 역대 가리포첨사 후손들까지 참석해 큰 관심을 반영했다.

가장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정영래 완도문화원장은 '가리포첨사 선생안(가리포진 역대 첨사 226명을 기록한 책) '을 중심으로 가리포진의 설진 배경, 임진왜란 중 역대 가리포 첨사들의 활약상과 완도 고금진에 임시 삼도수군 통제영이 설치된 배경과 가리포진의 연관성 등을 발표했다.

정영래 완도문화원장은 역대 가리포첨사를 기록해 놓은 '가리포첨사 선생안'을 주제 발표했다.
 정영래 완도문화원장은 역대 가리포첨사를 기록해 놓은 '가리포첨사 선생안'을 주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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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장은 "현재의 완도읍에 가리포진이 설진된 것은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조선 중종 16년(1521년) 가리포진이 설진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역대 가리포 첨사 출신들이 주로 이순신 장군의 주요 군관들이었다"며 그 활약상을 정리했다.

완도 고금진에 임시 삼도수군 통제영을 설치한 배경에 대해서도 "가리포진엔 해전에 필요한 노군과 선공(선박기술자), 전선을 만드는 황장목 등 많은 자원이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 재건을 위해 전라도 서남해안을 돌아 완도 고금도에 임시 수군통제영과 조·명 연합군 본부를 둔 것은 당시 전라우수영 8관16포 중 전성기 최대 8포를 관장한 가리포진이 가진 바로 이러한 조건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주요 군관들이 가리포 첨사 출신이었다. 또 난중일기에 '가리포'를 검색해 본 결과 약62회 등장한다. 전쟁 현장의 지명보다 가리포진이 많이 기록된 것은 그만큼 임진왜란의 수군의 역할에서 가리포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라면서 "이번 학술세미나의 핵심내용은 바로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이 임진왜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 그중에서 가리포 수군과 민중의 역할에 대해서 밝혀내는 것이다"고 학술세미나 개최 취지를 밝히기도 했다.

국립순천대박물관 최인선 관장은 완도 가리포진 성곽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국립순천대박물관 최인선 관장은 완도 가리포진 성곽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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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제 발표는 국립순천대박물관 최인선 관장이 '완도 가리포진 성곽'이란 주제로 나섰다. 최 관장은 가리포진서의 특징에 대해 "현재 남아있는 남벽과 서벽구간을 중심으로 축성법을 살펴본 바, 바깥쪽만 돌로 쌓는 일반적인 진성들과 달리 안쪽까지 모두 돌로 쌓은 협축식이었다"면서 "전국 어디에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산성과 읍성의 혼합형으로, 읍 중심지의 저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산의 허리를 가로질러 설치한 성곽이다"고 밝혔다.

또한 "가리포진성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조선시대지지(지도)류에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으며, 남해안으로 들어오는 왜적들을 방어하기 위한 최적의 위치상에 자리잡고 있다"면서 "완도군의 호국유적 뿐만 아니라 전라우수영의 호국유적으로서 중요하다"고 가리포진성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며 최 관장은 "이제부터라도 가리포진성에 대한 관심을 갖고, 성곽의 원형을 찾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며, 당국에서는 연차적인 계획을 수립해 토지매입, 발굴조사, 성곽정비 등의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정현창 부소장은 '완도 가리포 선소'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정현창 부소장은 '완도 가리포 선소'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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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정현창 부소장은 '완도군 가리포진 선소'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 부소장은 "예부터 완도에는 좋은 소나무가 많아 국가에서 중요시하였으며, 그만큼 조선소도 많았다"면서 "가리포진 선소로 추정되는 터는 완도군청 정자나무 아래 개웅또랑 일대에 선창과 내천또랑을 따라 흐르는 개천 중간에 현 농협(중앙회)은행 앞 굴항이 있었다"고 연구결과를 지면도를 가지고 자세히 설명했다.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노기욱 소장은 '완도 가리포진 관아와 복원'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노기욱 소장은 '완도 가리포진 관아와 복원'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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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제는 (사)전라남도 이순신연구소 노기욱 소장이 '완도 가리포진 관아와 복원'이라는 주제로 나섰다. 노 소장은 이순신 장군이 부하 장수 이정충을 대동하고 "진호남지제일요충야(眞湖南之第一要衝也, 참으로 호남제일의 전략요충지이다)"라고 한 사실에 주목하고 호남지역 최고의 전략 요충지가 가리포진성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소장은 가리포진 관아 복원에 대해 "완도 가리포진 설진 5백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주목한 것은 그간 발굴되지 않은 완도의 역사를 조명하여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고 그 의의를 정의했다. 이어 "가리포진은 이순신 장군이 전라좌수사로 임명되기 직전에 가리포첨사로 임명된 곳이다. 이를 계기로 전라좌수사에 발탁됐다. 이순신 장군을 최단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들이 가리포 첨사들이었다"면서 "그 영화로웠던 가리포진의 조명은 완도 군민들의 발자취를 다시 찾는 것이며, 앞으로 완도군민의 역사 정체성 발굴을 위한 이 시대의 당면한 과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노 소장은 "가리포진 설진 5백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남아 있는 가리포진의 유구들이 사라지기 전 복원을 위한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면서 "민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관은 민을 위해 연구팀을 발주해 발굴조사와 함께 복원을 위한 1차적인 결음을 내딛어야 한다"고 가리포진 복원을 위한 조직구성을 제안했다. 더불어 노 소장은 "이는 주민과 만남이며, 주민의 영원한 숙제인 가리포 역사를 찾는 시작이다"면서 "자연스럽게 주민공청회를 개최하고 가리포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인문학 시간을 가짐으로 저변 확대를 기하게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통해 가리포진의 관아 건물 40여동의 연차적 복원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주제발표가 끝나고 전남대 사학과 김병인 교수를 좌장으로 전남도립대 박창규 교수, 광주교육대 김덕진 교수,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김창규 교수, 순천향대 정병웅 교수 등 4명이 지정토론자로 나와 종합토론과 참석자 질의응답을 끝으로 이날 학술세미나는 마무리됐다.

이날 학술세미나에 참가한 완도문화원 배철지 전 부원장은 "이번 학술세미나는 완도에서 이순신을 단독 주제로 한 최초의 것으로, 그동안 청해진 장보고 대사에 집중된 편식된 역사연구를 넘어 이순신 장군으로 완도의 역사연구가 확장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고금도 충무사의 우수영 전진도첩에서 수군의 해상전투대형을 살펴보면 학익진도를 비롯한 각 전법에서 가리포진은 항상 선봉에 서서 싸웠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서 임진왜란 당시 가리포진 수군의 활약상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배 전 부원장은 "완도에서 거북선이 만들어지고 1867년 당시까지 운항되고 있었음을 고증하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 <고종실곡>에 실려 있다"면서 앞으로 밝혀내야 할 연구과제가 많다고 밝혔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완도는 청해진을 설치한 장보고대사와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라는 두 해양영웅이 있다. 그러나 장보고 대사에 비해 이순신 장군을 소홀히 다뤄왔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이순신 장군 관련 유적이 풍부한 완도군이 재조명돼 문재인 정부의 지역공약인 이순신 호국·관광벨트 조성사업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이번 학술세미나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이순신, #학술세미나, #가리포진, #장보고, #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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