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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고 왔는지 서로 확인하는 놀이를 진행 중인 장면. 협력 토론은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한다.
▲ 다른 친구는 오늘 아침 무얼 먹고 왔지? 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고 왔는지 서로 확인하는 놀이를 진행 중인 장면. 협력 토론은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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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사북초 도서관에서 열린 청소년토론캠프에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침에 무엇을 먹고 왔는지를 놀이를 통해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퀴즈 형식으로 확인을 하니 간단한 활동도 활력을 띠었다. 여름방학 기간 중인 사북초에서는 총14개의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청소년토론캠프는 단연 에너지가 넘쳤다.

사북초 청소년토론캠프는 토론에 관심 있는 강원지역 초․중․고등학교 현직 교사들이 결성한 '강원토론교육연구회'가 주최하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교사들은 교통비까지 본인이 부담하며 이 캠프를 진행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뤄지는 프로그램이라 학생들에게는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학생들의 점심식사 비용까지 강원토론교육연구회가 부담하고 있다.

강원토론교육연구회(회장: 김지영)는 이런 방식의 교육기부 청소년토론캠프를 지난 2014년부터 지역을 옮겨 가며 개최하고 있다. 2014년에는 홍천, 2015년 횡성, 그리고 2016년에는 삼척에서 개최했다. 올해는 정선에서도 사북초를 찾아 왔다.

학교 측은 "사북의 경우 강원랜드의 영향으로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교육적인 지원은 여전히 많이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처음에는 '토론캠프'라는 이름 때문에 참가자 모집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토론은 어렵고 딱딱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희망하는 학생 14명과 함께 사북초 도서관에서 토론캠프를 개최할 수 있었다.

토론캠프 첫날인 7월 27일에는 함께 별명 만들기, 창문 열기로 모둠 이름 정하기, 그림책 독서 토론 등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먹 four', '블랙카레짱', '먹깨비'라는 모둠 이름을 정했다.

김수정, 박보빈 학생이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라는 그림책을 읽고 만든 새로운 이야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학생은 '이번 토론캠프가 너무 재미있다'며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토론캠프는 재미있어 김수정, 박보빈 학생이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라는 그림책을 읽고 만든 새로운 이야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학생은 '이번 토론캠프가 너무 재미있다'며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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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그림책인 <우체부 아저씨와 비밀 편지>로 이야기 다시 만들기도 경험했다. 토론캠프 참가 학생들이 '첫날 프로그램 중 가장 재미있었다'고 밝힌 바로 그 활동이다. 학생들이 만든 작품은 도서관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학생들은 이 작품을 보면서 자신이 어떤 활동에 참여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이번 토론캠프에서 '화이트홀'이라는 별명을 가진 김수정 학생(사북초 5학년)은 "이야기 다시 만들기를 하며 의견 나누기가 제일 재미있었다"며 "토론캠프에 처음 참가했는데 재미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짝 친구인 박보빈 학생(사북초 5학년)은 "'나에게 소원을 이뤄주는 물건이 있다면?'이라는 주제로 나눈 브레인 라이팅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포스트잇을 이용해 작성한 브레인 라이팅 보고서에 재미있는 그림도 그리고 말이다.

강사로 나선 김미경(영월 청령포초), 변서영(삼척초), 홍지영(영월초 연상분교) 교사는 학생들 간식까지 챙겨가며 토론캠프 강사를 자원했다. 토론캠프에 사용할 그림책 여러 권은 자비로 구입하기까지 했다. 홍지영 교사는 "하루 마치고 나니 토론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교사연구회가 제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샌지와 빵집 주인'을 읽고 그림책 독서 토론을 진행 중인 학생들. 그림책에서 핵심 낱말을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 그림책 독서 토론도 즐거워 '샌지와 빵집 주인'을 읽고 그림책 독서 토론을 진행 중인 학생들. 그림책에서 핵심 낱말을 찾아 이야기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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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은 '가장 좋은 계절은?'이라는 주제로 모서리 토론을 시작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토론, <샌지와 빵집 주인>이라는 그림책으로 독서 토론도 나눴다. 프로젝트 토론에서 학생들은 '나만의 놀이터 만들기'라는 주제로 꿈의 놀이터를 디자인했다.

토론이 한창 이뤄지던 28일 12시경, 정경진 학생(사북초 5학년)은 오늘로 토론캠프가 끝난다고 하니 "진짜 아쉬워요"라며 "내년에도 또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사북초에서 여름방학 기간에 이뤄지는 캠프를 담당한 임요한 교사도 "사실 이 캠프에 본인이 희망해서 참가한 경우는 없는데 일단 토론캠프 맛을 보니 너무 좋아한다"며 "내년에도 사북초에서 이 토론캠프를 개최하면 좋겠다"며 연구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강원토론교육연구회는 내년에도 교육소외 지역을 찾아 교육기부 청소년토론캠프를 개최할 계획이다. 장소는 미정이지만, 아마도 내년에도 도시보다는 농산어촌 지역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 '토론은 어렵지 않고, 재미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들 교사의 꿈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태그:#강원토론교육연구회, #사북초, #그림책 독서 토론, #청소년토론캠프, #교육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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