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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현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이 올해 3~6월 4개월 동안 2016년 한 해 동안 쓴 광고비의 84%를 이미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한수원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자력발전소(탈원전) 정책에 맞서 원전 홍보 예산을 쏟아 부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실제 한수원 광고가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언론 보도와 여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에 따라, 한수원은 28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활동 기간 동안 신규 광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한수원의 방송광고비, 왜 올해 상반기에 쏟아부었나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가 한수원에 지난해와 올해 광고홍보현황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올해 상반기 광고홍보비로 50억6570만 원을 사용했다. 이 가운데 방송광고비는 36억8153만 원으로, 지난 3~6월 4개월 동안 사용됐다.

한수원이 지난해 1년 동안 사용한 방송광고비가 43억899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4개월 동안 지난해 방송 광고비의 84%에 해당하는 광고비를 이미 쏟아 부은 것이다.

한수원은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원전이 있는 지역 방송국에 '한수원 사람들', '한수원 히스토리', '아낌없이 주는 친구'를 주제로 한 기업 이미지 광고를 내보냈다. 이들 광고는 모두 '우리의 기준은 단 하나 안전입니다'라는 한수원의 슬로건으로 끝난다.

방송광고비 집행은 지상파 방송3사를 제외하면, 원전이 밀집된 영남과 광주·전남 지역 방송사에 집중됐다.

울진(원전 6기), 경주(원전 6기)를 가시청권을 두는 대구·경북 지역 방송(대구KBS, 대구MBC, 포항MBC, TBC)에서 한수원의 기업이미지 광고가 나갔다.

또한 부산 지역 방송(부산KBS, 부산MBC), 경남 지역 방송(KNN), 울산 지역 방송(UBC)에도 한수원 광고가 방송됐다.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에는 고리·신고리 원전 7기가 있다. 한수원은 원전 6기가 있는 전남 영광 주민들이 보는 KBC와도 광고 계약을 맺었다.

한국수력원자력 광고 중 한 장면
 한국수력원자력 광고 중 한 장면
ⓒ 한국수력원자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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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법 4조는 에너지공급자가 국가와 지자체의 에너지시책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수원이 정부 시책과 엇박자를 낸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은 대구 경북고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산업정책관(국장)을 맡아 해외자원개발에 앞장섰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원전 업무를 총괄하는 에너지자원실장(1급)을 지냈고, 이후 산업정책실장을 거쳐 1차관까지 올랐다. 이후 2016년 11월부터 한수원을 이끌고 있다.

이유진 녹색당 탈핵특별위원장은 "방송광고비 집행과 관련한 1년 계획이 있었을 텐데, 올해 상반기 4개월 동안 지난해 방송광고비의 84%를 쓴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 이후 원전을 홍보하면서 여론전에 가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수원 홍보실 관계자는 "올해 1년 동안 사용할 방송광고비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상반기에 광고비를 많이 사용하면, 하반기에 적게 사용할 수도 있다.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태그:#핵노답, #한수원, #한수원 방송광고비, #원전,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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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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