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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위한 하드웨어를 지원해주는 사업은 많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검증된 시제품이 있어야 가능하더라고요. 돈을 벌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투자라도 받겠지만, 공공을 위한 아이디어는 누가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 선뜻 지원해주겠어요?"

그래서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어떻게 하면 팹랩에서 찾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사회에 적용해 많은 사람에게 이롭게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 운영진들은 그 과정 속에서 다섯 가지의 아이디어를 만났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다섯 개의 팀이 결성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은 희망은 모두 같았다. 이제 마지막, 변화의 희망을 지닌 다섯 번째 팀을 소개한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의 사회혁신 메이커를 소개합니다! - ① http://omn.kr/nfsi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의 사회혁신 메이커를 소개합니다! - ② http://omn.kr/nnxp

▲ 잠깐, 메이의 사회혁신 메이커 프로젝트 팀 소개 1편, 2편 보고 오기

기계 덕후의 농사짓는 법
도시농업용 자동화 기계 '밭봇 프로젝트'
밭봇 프로젝트 / 윤세원, 이동엽


남산타워에 오른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이 친환경 도시라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한다. 그들이 서울을 친환경 도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건물 옥상마다 칠해져 있는 초록색 방수페인트 때문. 초록색 페인트로 칠해진 옥상이 그들에게는 마치 옥상정원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건물 옥상에 진짜 초록 식물들을 심으면 어떨까? 그것도 자동으로 씨를 뿌리고 가꾸는 도시농업용 로봇을 이용해서 말이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에는 그 어느 메이커보다도 프로의식으로 똘똘 뭉친 프로 메이커팀이 있다. 3D프린터와 같은 원리로 가로, 세로, 높이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며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잡초를 관리하는 등의 기능을 하는 도시농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바로 '밭봇' 팀이다.

밭봇 팀의 멤버는 단 두 명. 디자이너 출신의 코딩하는 엔지니어 이동엽씨와 프로젝트 팀장 윤세원씨다. 이들은 기구 설계뿐만 아니라, 그래픽 디자인, 게임 개발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바로 전까지는 3D프린터를 설계하고 판매하는 일을 했다고.

"'밭봇'을 시작한 계기는 정말 단순했어요. 3D프린터 같은 기계들에 두루 관심을 가지던 중 우연히 해외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Farmbot'프로젝트를 알게 됐어요. 뒤뜰에 텃밭을 가꿔주는 기계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였죠. 사회적으로 굉장히 훌륭한 프로젝트라고 생각해 눈 여겨 봤어요.

그런데 실제 출시와 동시에 기계적으로 불안요소들이 많이 발견 됐어요. 또 해외 프로젝트이다 보니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부품들로 구성되어 있었고요. 국산 부품과 우리 기술을 사용하여 우리나라에 맞는 농업용 자동화 기계, 특히 우리나라 도시 주거형태에 적합한 기계를 만들어 보겠다고 결심했어요. 'Farmbot'의 실패가 저희에게 기회가 된 거죠."

밭봇 프로젝트는 도시 먹거리 부족 현상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문제 해결, 종모, 종자 배송 서비스나 지역민들의 도시농업 컨설팅 등 도시농업 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반려 식물 양육을 통한 감수성 개발 등등 도시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메이커들의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밭봇의 여러 사이즈 중 초소형 모델.
 밭봇의 여러 사이즈 중 초소형 모델.
ⓒ (주)아나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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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와 절반 이상의 부품이 겹치기 때문에 '밭봇'을 만드는 일이 크게 새롭진 않았어요. 현재는 거의 90% 완성됐고요. 남은 부분은 기계의 품질을 높이는 작업하고, 작물의 성장을 돕는 생장 LED를 추가하는 작업이에요. 생장 LED를 밤에도 작동시켜서 작물재배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거죠."

새롭지 않은 일이라고 해서 그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제작부터 마케팅, 판매까지 고민하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만 했다. 속상한 마음에 울면서 기계를 만들 때도 있었다.

"개발 과정 중에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해주겠다는 업체들의 제안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결론적으론 잘 안됐어요. 파트너가 되어주겠다던 업자들은 상업성에만 관심이 있었고, 메이커들이 움직이는 생태계는 이해하지 못했죠. 저 같은 메이커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덕업일치'('자신이 심취한 분야와 직업이 일치한 상태'를 뜻하는 신조어)인 것 같아요.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지만 나의 즐거움과 의지가 가장 중요하죠. 당시에는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메이커 프로젝트는 단순히 사업성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밭봇 프로젝트'에는 스스로의 즐거움을 통해 사회를 이롭게 하고 싶은 메이커들의 정신과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밭봇 팀과 시민의 만남의 장이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밭봇 팀과 시민의 만남의 장이다
ⓒ 서울이노베이션팹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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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움직이는 기계를 만드는 일이 본업인 두 명의 엔지니어들에게 식물을 기르는 일은 너무나 생소했다. 그래서 제작 과정에서부터 최대한 많은 시민들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 귀를 기울인 만큼 숙제도 늘어났다.

"텃밭의 벌레 문제, 오염 문제, 비료 문제... 신경 써야 할 게 많더라고요. 저는 식물을 기를 때 흙갈이가 필요한 줄도 몰랐어요. 시민 여러분들 중에는 이미 텃밭을 10년, 20년 해 오신 분들도 많아요. 또 아파트에 살면서 작은 텃밭을 꿈꾸는 분들도 많고요. 더 많은 시민들과 만나 텃밭 노하우와 텃밭에 필요로 하는 요소들에 대해 배우고 싶어요."

밭봇 팀은 이제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은 팹랩에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그때그때 의견을 구했었다면, 이제 프로젝트의 팀원이 되어 줄 열정 넘치는 시민참여단을 기다리고 있다. 시민참여단은 밭봇 프로젝트의 활용 기획, 제품 체험, 추가 아이디어 개발 등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게 된다.

"모든 메이커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는 팔리는 물건을 만들 때 가장 행복해요. 누군가 제가 만든 물건을 기꺼이 돈을 지불해 구입할 때 인정 받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동안의 노력이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뜻이니까요. 하지만 '밭봇 프로젝트'만큼은 생산성, 효율성, 상업성 같은 단어보다는 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진행하고 싶어요. 저희 같은 기계 덕후들의 힘만으로 프로젝트를 꾸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텃밭 덕후분들이 참여해서 상상도 못했던 아이디어를 더해주시면 좋겠어요."

▶ '밭봇 프로젝트'와 함께하고 싶은 시민참여단을 찾습니다!
아래 내용을 적어
fablab@innovationpark.kr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프로젝트 참여 동기 / 현재 주거 형태(아파트, 다세대 주택, 단독 주택 등) / 텃밭 또는 농업 경험 유무 /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밭봇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의견 제시 / 성함과 연락처


보너스! 서울이노베이션팹랩 운영진에게 물었습니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세 명의 메이커이자 매니저인 메이, 초파, 레아가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용자 모집, 장비 관리, 각종 교육과 행사 진행에 눈코 뜰 새 없지만 오늘도 무엇을 만들지 꿈꾸기에 여념이 없는 또 하나의 혁신가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의 운영진에게 물었습니다.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운영진들
 서울이노베이션 팹랩 운영진들
ⓒ 서울이노베이션팹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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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이노베이션팹랩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초파 : "'다른 메이커스페이스도 가봤지만 결국 서울이노베이션팹랩으로 돌아오게 되네요!'라는 이야기를 요즘 많이 들어요. 그럴 때면 이런 생각이 들죠. '아, 내가 잘하고 있구나!'"

레아 : "교육이나 행사가 끝난 뒤 사람들의 미소를 볼 때. 사람들의 즐거워하고 만족스러워하는 얼굴을 보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다 해소 돼요."

-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OOO이 특별하다' 같은 게 있다면요?
초파 : "프로그램이 특별하다. 저희가 기획하고 운영하지만 정말 좋은 콘텐츠의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단계별 교육은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기획되었기 때문에 커리큘럼이 탄탄하고요, 해외 메이커스페이스와 지속적으로 교류하기 때문에 차별화된 워크숍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메이 : "사람이 특별하다. 처음엔 충격이었어요. 다른 메이커스페이스에 다녀보면 사실 자기 자신을 위한 메이킹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여긴, 다른 사람을 위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획기적인 아이템들도 많이 나오고요. 신기하다니까요."

- 요즘 만들고 있는 것은?
레아 : "여행과 야경을 좋아해서 여행을 다녀온 도시들의 랜드 스케이프 또는 스카이라인을 스케치하고 3D로 만들고 있어요. 3월부터 시작했는데, 요즘엔 팹랩 행사기획에 빠져있어 아직 큰 진전은 없네요(민망)."

메이 : "저는 요즘 후가공에 빠져있어요. 3D프린팅한 출력물의 표면을 부드럽게 처리하고 도색을 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라고 보시면 돼요. 이용자들이 잘못 출력해서 버린 출력물들을 좀 소생시켜보고 싶더라고요. 사실 이 외에도 올해 목표한 작업들이 쌓여있습니다..."

- 나에게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이란?
초파 : "단순히 기계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 기계가 왜 돌아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곳인 것 같아요. 내가 만든 제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연구하는 곳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여기서 일하면서 연구하는 하루하루가 정말 보람차요."

메이 : "애벌레? 전 이용자들이 작업하는 모습 속에서 나비가 보여요. 곧 나비가 되어 날아갈 것 같은 나비. 그렇게 모두가 세상 밖으로 날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꿈틀 거렸던 애벌레의 시간들을 잊지 않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럼 나비의 애벌레 시절을 함께한 제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겠죠?"

잠깐,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이 궁금하다면?
서울혁신파크 메이커스페이스 '서울이노베이션팹랩'은 다양한 디지털 제작장비와 범용장비, 각종 공구를 구비하고 있는 제작 실험실입니다.
누구나 방문하여 사용하실 수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makerpark19

덧붙이는 글 | 서울혁신파크 뉴스레터 <채널서울혁신파크>25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서울혁신파크 블로그 http://s_innopark.blog.me/221058660422에서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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