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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서울시 교육청의 개방형, 연합형 교육과정 전면 실시에 대하여

17.07.26 17:10l

검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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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서울시 교육청의 개방형 연합형 교육과정 전면 실시에 대하여

                                                                                          강상윤

물론 각 이해 당사자 간에 이견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그 동안 한국의 발전과 관련하여 교육열을 예로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원도 부족하고, 자본도 기술도 부족한 현실에서 결국 기댈 곳은 인재를 육성하는 길밖에 없었다는 말씀입니다. 어느 정도는 옳은 논리입니다. 대개 이 경우 사람들이 교육을 담당했던 교육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교수 등)들의 노력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국가 주도의 경제 발전이 있었다는 투로 국가 중심 교육의 역할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신자유주의 단일 경제권에서 승자 독식이라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한 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말도 합니다. 결국 과학도 기술도 창의성이 생명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울시 교육청이 주장하는 개방형, 연합형 교육과정 도입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 정책인 자사고, 외고, 특목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등 일반고를 정상화한다는 교육의 형평성 취지에도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창의성을 진작하여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교육의 소명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자사고 평가의 정량 평가 어려움을 근거로 일부 자사고 존치 주장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교육법 시행령을 고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기득권 논리에 막혀서 어쩔 수 없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대신에 개방형, 연합형 교육과정을 내세워 수업 시간에 졸고 있는 학생들을 획기적으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묘약인 양 선전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학급 당 35명 아니 38명이나 되는 학교에서 교과 교실은커녕 학생 동아리실도 없는 과밀 학급의 학교까지 개방형, 연합형 교육과정을 밀어 붙여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일반고를 이제는 종합고(일부 양념으로 그럴 듯한 과목도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미용, 바리스타, 제과 제빵 등)로 탈바꿈시키려는 작업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아직 논의 단계에 불과하고 확실하지도 않은 고교 학점제를 내세워 개방형 교육과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입시 제도가 바뀐 것도 아닌데 개방형으로 대학교처럼 무조건 전면적으로 모든 학생의 희망에 따라 교육과정을 짜 맞출 수 있다는 논리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직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동의를 얻은 것도 아닌데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일부 도봉고등학교처럼 학급당 20여 명 내외인 학교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학생의 선택도 중요하고 입시 제도나 학교의 교실 형편과 여건, 교사 수급도 중요합니다. 당연히 예산 지원이 따라야 하겠지요. 여러 요건에 대한 준비도 없이 과거 교과 교실제의 실패나 열린 교육 실패, 혁신 학교의 실패를 답습하는 시행착오를 언제까지 반복할지 걱정이 됩니다. 물론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노력하려는 모습은 보여야 하겠지마는 섣부르게 개방형 교육 과정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것은 재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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