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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큐(BBQ)의 얕은 속셈이 뭇매를 맞고 있다.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통행세'를 받고, 가맹점주를 핑계로 치킨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인 논란이 되고 있다.

비비큐는 윤홍근 회장 오너 일가가 소유한 제너시스의 자회사다. 금감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비큐의 지주사격인 제너시스는 윤홍근 회장(5.46%)과 자녀인 윤혜웅(62.62%), 윤경원(31.92%) 씨 등 오너 3명이 모든 지분을 갖고 있는 가족회사다.

일감몰아주기로 큰 제너시스, 비비큐 지주사로

지난 2002년 4월 설립된 제너시스는 처음에는 지엔에스푸드로 시작했다. 지엔에스푸드는 비비큐에 소스와 파우더 등을 제공하면서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2010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140여억원 중 비비큐 매출 비중이 84억 원에 달하는 등 사실상 일감몰아주기 방식으로 컸다.

덩치를 불린 지엔에스푸드는 지난 2008년부터 비비큐 지분을 사들였고, 2011년에는 제너시스비비큐의 전체 지분 가운데 67.62%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등극한다. 이후 회사명도 '제너시스'로 변경하면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일감몰아주기로 회사를 키우는 방식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황금올리브유를 유통시키는 과정에 오너가 소유한 자회사를 끼워 '통행세'를 받아왔다는 논란이 대표적이다.

노컷뉴스와 에스비에스(SBS) 보도에 따르면 비비큐와 특수관계인 회사(올해 7월 자회사로 변경)인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올해 초부터 올리브유 유통에 관여하면서 이윤을 내고 있다.

"비비큐 올리브유 유통과정에 자회사 끼워 '통행세' 받아"

서울 시내 한 BBQ 치킨 지점 앞의 모습.
 서울 시내 한 BBQ 치킨 지점 앞의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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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비비큐의 올리브유 유통 과정은 롯데푸드에서 가맹점으로 가는 2단계 유통 구조였다. 그런데 최근 납품업체를 영미산업으로 바꾸면서 영미산업에서 에이치와이, 비비큐를 거쳐 가맹점으로 전달되는 복잡한 유통 구조로 바뀌었다.

노컷뉴스는 실제로 올리브유는 에이치와이를 거치지 않고 이송되기 때문에, 실제 유통단계는 3단계라고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에이치와이는 유통에 투입하는 비용 없이 이윤만 가져가는 구조인 것이다.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7월 자회사로 변경되기 전까지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였다.

권오인 경실련 팀장은 "말 그대로 일감몰아주기 같은 경우, 재벌도 문제 있지만 중견 중소기업 상속과 연계돼 이런 상황들이 발생하고,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비비큐 등 중견 기업 오너 일가의 상습 문제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비비큐는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자체적인 튀김용 올리브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고, 일감 몰아주기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곽성권 비비큐 상무는 "현재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오랜 준비를 거쳐 비비큐 자회사로 편입돼, 오너 지분이 없는 상태"라면서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오랜기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100%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를 튀김유로 여과 생산하는 기술을 확보하였다"라고 말했다.

에이치와이를 거치지 않는 유통 단계와 관련해, 비비큐는 에이치와이는 연구개발과 원재료 수입, 영미산업은 올리브유 가공을 담당한다고 했다. 곽 상무는 "튀김용 올리브유의 안정적인 제품 공급망을 위해 영미산업은 생산, 에이치와이는 개발과 연구, 원부자재 수입을 담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올해만 두 차례 치킨값 인상 시도... 소비자협의회 "오히려 인하 여력 있다"

'일감몰아주기' 논란만이 문제가 아니다. 비비큐는 지난달 치킨 가격을 인상하려다가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이를 철회했다. 그런데 배달 치킨의 권장 소비자 가격은 내렸지만, 비비큐 직영점은 가격을 차등 적용하면서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직영점이 더 비싸게 받는다며 여론이 들끓자 비비큐는 직영점 치킨 가격도 낮추겠다고 했다. 일단은 여론을 의식해 잠시 미뤘지만 비비큐가 언제 치킨값 인상을 들고 나올지 모를 일이다. 지난 3월에도 치킨값을 10% 인상하려다 여론에 밀려 철회했던 전적도 있다. 비비큐는 원가 상승 등에 따라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을 치킨값 인상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런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5일 치킨업체들이 오히려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는 자료를 내놨다. 협의회는 가맹점주들이 치킨 가격 인상을 요구한다는 비비큐 주장의 이면을 들췄다.

협의회는 비비큐 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치킨 1마리당 500원의 광고비 분담을 요구하고, 다른 영업 부담금을 가맹점에게 분담시키면서 치킨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랜차이즈 본부가 부담하는 여러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비비큐, 초기 투자비용 높고 폐점률도 타 업체보다 높아

협의회는 이를 근거로 광고 판촉비를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공동 분담할 경우, 가맹점 비용 부담이 줄고, 그에 따라 치킨 가격도 인하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하면 비비큐가 가맹점에 비용 부담을 줄여주면 치킨값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비비큐의 높은 초기 투자비용도 지적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초기 투자비용이 가장 높은 가맹본부는 비비큐치킨으로 약 2억 원에 달한다. 가장 낮은 곳인 네네치킨(약 5700만 원)과 비교하면 1억5000만 원 정도 비싸다.

가맹점 초기 투자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기타비용이다. 비비큐치킨과 교촌치킨은 각각 1억 5000만 원, 8500만 원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는 단위 면적당 인테리어비용이 높고 기준 점포면적이 넓어 5개 업체 중 인테리어 비용이 가장 높아 초기 투자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비비큐쪽에선 "올해 기준으로 2억원의 카페 타입으로 신규출점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높은 초기 투자비용과 더불어 비비큐의 폐점률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점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비비큐는 지난 2013년 기준 폐점률(전체 매장 대비 계약종료 및 계약 해지 비율)은 13.21%, 2014년에는 9.8%로 나타났다. 점포 10개 가운데 1곳은 문을 닫는 것이다. 비비큐 폐점률은 지난 2015년 4.4%로 개선됐지만, 경쟁사인 교촌치킨 폐점률이 0.93%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협의회는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과도한 초기투자비용과 광고판촉비 등 영업중 부담금을 낮추어 가맹점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불협화음으로 인한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비비큐, #B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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