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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공생, 순환의 가치로 지역사회를 만들어갑니다. 대전지역에도 수많은 협동조합이 다양한 사업과 방식으로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지역 사회 공헌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지원기관인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 월간 토마토, 오마이뉴스의 공동 기획으로 대전지역 협동조합을 찾아갑니다 [편집자말]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은 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대전여행의 품격을 높이는, 가깝고도 특별한 여행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안여종 대표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은 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대전여행의 품격을 높이는, 가깝고도 특별한 여행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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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보문로에 있는 한 건물. 201호에 노크를 하자 일단 문이 열렸다. 인터뷰 당사자로 보이는 한 분이 누군가와 길게 통화를 했다. 여행 관련 업무로 설득과 설명을 하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필자에게 중간에 미안하다는 말을 두어 차례 건넨다.

전화 통화로 보아 단어 구사와 논리력이 돋보이고 매너 또한 좋아 보인다. 통화 중간에 '가깝고도 특별한 여행,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이라는 타이틀로 제작한 책자 한 권을 건네며 우선 읽어보라고 권한다. '원도심 이야기와 대전의 새벽을 여는 스토리 투어, 대전 스토리 투어'라는 책자도 함께 읽었다. 필자 또한 대전에 사는데, 대전에 이런 체험여행 코스가 있었다니! 깜짝 놀랐다.

통화를 마친 후 인터뷰에 들어갔다. 자기 소개를 부탁했다.

"안여종(48)이라고 하구요. 대전 문화동 출신, 대전 토박이입니다. 대전의 역사, 문화, 생태를 누구보다 재미있고, 의미있게 울림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대표, (사)대전문화유산울림 대표, 전)한밭문화마당 사무국장, 전)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전)대전둘레산길잇기 카페지기 등 대전에 연관된 일에 매달리며 삽니다. 대전은 3대 하천이 있어 행복한 도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며, 갑천 상류를 거닐 때, 가족들과 갑천으로 소풍갈 때, 아들 녀석과 갑천에서 튜브 타고 래프팅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지속 가능한 대전 여행을 꿈꾸다

안여종 대표는 대전의 자원을 활용한 대전 여행 상품 개발을 꿈꾼다. 대전 지역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대전 관광이 이루어지도록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도전했다. 2015년 7월에 조합원 10명이 의기투합했다.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전 사랑을 체험여행으로 승화했다. 안여종 대표가 만든 여행 프로그램으로 새벽여행, 맘먹고대전여행, 진짜대전여행, 시니어여행자클럽, 대전탐험대, 역사탐험대, 학교체험학습 등이 있으며, 안 대표는 대전 곳곳을 파고들며 대전을 알리는 여행 탐험가라고 할 수 있다.

대전으로 오세요. 대전의 모든 것 저희들이 보여드릴게요.
▲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조합원들 대전으로 오세요. 대전의 모든 것 저희들이 보여드릴게요.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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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은 안 대표와 함께 체험여행 상품의 기획, 진행, 해설이 모두 가능한 여행 전문가들이다.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은 대전을 알리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나누며 여행의 품격을 높이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그래서 뜻을 모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체험여행이 과거에는 개인 사업의 형태로 진행됐다. 그러나 프로그램 안내, 차량 확보, 식사 문제, 입장료 지급 등 국내 관광업에 속한다는 견해에 따라 개인 차원의 사업보다는 여행업 등록을 하여 체험 학습이 진행됐다. 특히 서울 지역부터 개인에서 법인 사업체로 전환되는 추세여서 안여종 대표도 지체없이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체험여행의 공신력을 확보하고 보다 밀도 있는 사업을 구상하던 안 대표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새로운 협동조합법이 통과되면서 안 대표가 지향하는 체험여행을 알차게 발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큰 어려움 없이 조합 운영을 함께 할 사람들과 힘을 모았다.

그동안 함께 일했던 사람들 10명이 모여 직원형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안 대표가 개인 사업을 할 때부터 친분이 있는 분들이었다. 체험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해설하는 사람들끼리 기분 좋게 모여 지속 가능한 대전 체험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안 대표는 2003년부터 개인 여행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 직원을 고용하는 형태로 지평을 넓혔다. 당시 30대 40대였던 직원들이 10년이 지나 40대 50대로 나이를 먹어 체험 여행의 노하우를 축적했다는 점은 안 대표의 보람이기도 하다.

대전을 여행하면 가족과 이웃이 행복해집니다.
▲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대전을 여행하면 가족과 이웃이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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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소중한 보람이라면 대전 체험여행의 비용을 낮추어 일반 시민들도 경제적 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공익성을 지닌 프로그램을 창출한 것이다. 협동조합으로 이전을 고민할 때도 지역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함께했다는 점에 마음이 놓였다. 그리하여 기존의 좁은 의미의 대전탐험대 말고 성인과 특히 50대 60대를 포함하여 특히 타지역 관광객들도 유치하는 차별화된 지역 기반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특히 2010년부터 기획한 주부를 위한 '맘(mom)먹고 대전여행'의 경우 20개 팀과 약 160회 가량 진행하여 성공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더 나은 체험여행을 위한 과제들

협동조합 전환 과정에서는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다만 대전을 중심으로 지역 기반 관광의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어려운 과제였다. 특히 여행 상품의 기획비(사전답사, 회의, 조사, 준비비 등)를 여행 비용에 반영하지 않으면 운영상에 어려움이 따른다. 쉽게 말해서 체험여행 일은 열심히 하는데 협동조합에는 수익이 없는 텅빈 구조가 비일비재하다.

가령 10회 정도 원도심 투어를 한다면, 그에 맞는 온갖 기획을 해야 하고, 대상에 맞는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방문지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등 기획 유지 관리 비용이 든다. 그러한 비용이 체험여행비에 포함되지 않아 법인에 수익이 남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조합원들의 노동의 대가를 떼어 조합 운영비를 마련한다는 것도 문제여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적극적으로 조합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정당한 기획비, 사전 준비비를 전체 상품 안에 넣어서 운영할 계획이다.

가깝고도 특별한 여행, 여기 있습니다.
▲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가깝고도 특별한 여행,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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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하여 지역민들이 특정 프로그램에 돈을 내고 투어를 하는 데 있어 상품 가치와 질을 높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일반적으로 타지역 사람들이 3만원을 내고 대전지역 투어를 한다면 불만의 소리가 덜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대전지역민들이 생각하기에 '대전에서 무슨 여행을 해?'라고 의문을 품으며 망설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안여종 대표는 강조한다.

"저희가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버텨야 합니다. 당장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대전 지역의 문화와 생태, 관광 자원을 나몰라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입니다. 온갖 기획과 진행 경험을 축적하여 대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도록 대전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미래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안여종 대표의 포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익 활동 분야에 대한 상품 개발로 지역사회 기여하면서 협동조합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50대 이상 시니어 그룹, 65세 이상 실버 그룹을 위한 상품 개발에 도전 중이다. 어느 정도 아이들을 키우고 인생을 즐기고 싶은 분들의 여행 욕구를 문화 향유로 풀게 하면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는 게 목표다.

50대, 60대 지역민들과 타지역 사람들에게 특화된 3시간 이내의 알찬 체험여행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서 공급하고자 한다. 이것은 노인 복지의 차원에서 대전시에서도 전향적 검토 필요성이 다분하다고 본다. 시니어 여행 가이드를 양성하여 동년배들을 안내하고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도록 조합원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소수 인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즐기고 추억하는 여행으로 오전 9시에 시작하여 낮 12시에 마치는 프로그램을 창안 중이다. 대전의 생태, 역사, 문화, 관광 자원들을 둘러보는 투어로서 마을과 연계도 하고, 내 고장의 곳곳을 탐색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이 개발한 다양한 프로그램들
▲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이 개발한 다양한 프로그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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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은 지역기반 관광의 다양한 모델을 개발하고, 자료집을 만들어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지역 관광을 실천하고 있어 대전 지역관광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대전사랑!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대전여행으로 발산하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고 감사한 일이 있어요. 제가 제안하여 대전문화연대와 대전충남생명의숲이 공동으로 청원하고, 대전시가 적극 협조하여 괴곡동 느티나무가 대전 유일의 천연기념물 제545호로 지정된 것입니다. 초등 6학년 아들내미가 특히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 일이어서 저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괴곡동 느티나무는 대전의 최고령 나무인데다 동네 이름도 '괴곡동(槐-느티나무 괴, 谷-골짜기 곡)'이어서 동네 이름 유래가 느티나무와 연결돼 있고, 칠월칠석에는 정성들여 목신제를 지내는 등 그 보존 가치가 충분했다.

특별시나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전에만 천연기념물이나 기념물로 지정된 나무가 없었다. 안여종 대표는 여기서부터 의문을 품고 느티나무와 마을 사람들이 수백 년 동안 함께 했던 소중한 가치를 발굴하여 천연기념물 지정을 제안하게 된 것이다.

안 대표는 대전 봉산동에 있는 느티나무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대전 휴먼시아 아파트를 지을 때 나무의 소중함을 깨달아 아파트 단지 안에 원형 그대로 보존하였고, 나무의 모양이 예쁜 데다가 마을주민들이 목신제를 지극정성으로 지내는 신격화 된 나무였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노력한 덕분에 대전시로부터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3월 13일에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되었다.

"저는 대전 문화동에서 태어났습니다. 대전을 여행하면 가족과 이웃이 행복해집니다." 안여종 대표의 명함에 있는 문장이다. 충북 청원에서 직장 생활 2년을 한 것 빼고는 대전을 벗어난 적이 없는 대전 토박이다. 그래서일까? 인터뷰 끝자락에 안 대표가 닫는 말을 했다.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알아야지요. 그리고 자부심도 가져야겠죠. 그것은 결국 대전은 물론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알게 하는 소중한 자산입니다. 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은 여행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대전여행의 품격을 높이는, 가깝고도 특별한 여행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태그:#대전체험여행협동조합, #안여종 대표, #대전여행, #대전 괴곡동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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