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눈부신 호투였다. 22일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팻 딘이 8이닝 1안타 무실점 13K의 완벽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7월 이후 2번의 선발 등판에서 채 4이닝을 넘기지 못하며 제기된 교체론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호투였다.

하지만 승리는 팻 딘의 몫이 아니었다. 그의 뒤를 이어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임창용이 첫 타자 나경민에게 볼넷을 허용했고 결국 이어진 도루와 전준우의 내야안타, 번즈의 희생플라이로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전날 경기에서도 3-2로 앞선 7회초 등판해 2사 2루에서 이대호와의 성급한 승부로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임창용은 22일 경기에선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승부처에서 연이어 무너진 임창용을 보는 KIA 벤치로서는 하릴없이 쓴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극심한 기복을 보이며 승부처에서 종종 무너지는 임창용이 KIA 불펜에서는 그나마 가장 의지할 수 있는 '유이'한 카드라는 점이다.

올 시즌 임창용은 32경기에 등판해 6승 5패 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 중이며 9이닝당 탈삼진율은 무려 12.04에 달한다. 하지만 22일 경기에서도 보여지듯 느닷없는 볼넷으로 자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KIA 주요 불펜투수들의 2017시즌 주요 기록

KIA 주요 불펜 투수들의 올해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듯 가장 도드라진 약점은 바로 볼넷 허용이다. 어깨 통증으로 현재 1군에서 말소된 심동섭을 제외하면 모두 9이닝당 볼넷율이 5를 상회할 정도다. 대부분의 등판에서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것이 KIA 필승조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현재 10세이브를 기록하며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자리잡은 김윤동의 경우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이 6.25에 달할 정도로 매 등판마다 살얼음판같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 있다. 홈런 허용률도 9이닝 당 1.53개로 결정적 순간 홈런을 허용하는 장면도 적지 않다.


6월 말 이후 불붙은 타선에 힘입어 전반기 막판 8경기까지 승차를 벌리며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던 KIA지만 타선의 기세가 한풀 꺾이자 불펜의 약점이 여지없이 노출되며 후반기엔 2승 3패에 그치고 있다. 2위 NC와의 격차도 어느새 5경기로 줄었다.

팻 딘마저 살아난 선발진의 위력과 짜임새있는 타선을 감안하면 이변이 없는 한 KIA의 정규 시즌 우승이 확실시되지만 문제는 한국시리즈다. 개막 3연전에서 노출된 불펜의 약점은 올 시즌 9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단기전에서의 불안감은 점점 고조되고 있다.

특별한 전력 보강 요소가 없는 현 상황을 감안하면 트레이드를 통한 불펜 보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5위권과 11경기 이상 격차를 보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하위권 팀들과 적절한 카드를 교환할 수 있다면 불펜 강화가 가능하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7월 31일까지는 채 열흘도 남지 않았다. 11번째 우승을 노리는 KIA가 남은 기간 적극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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