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콜롬비아를 제물로 결선 라운드 진출을 확정 지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2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17 월드그랑프리 여자배구대회 2그룹 3주차 H조 두 번째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세트스크어 3-0(25-23,25-20,25-19)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 8경기에서 7승째를 올린 한국은 승점 22점으로 체코에서 열리는 결선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여제' 김연경은 60.7%라는 높은 공격 성공률로 18득점을 기록하며 수원체육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을 열광시켰다.'거요미' 양효진 역시 무려 80%의 공격 성공률과 서브 득점 3개, 블로킹2개로 13득점을 올렸고 박정아가 11득점, 김희진이 9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오는 23일 폴란드와 수원 시리즈 마지막 경기이자 2그룹 예선 라운드 최종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은 젊은 패기를 앞세운 콜롬비아에게 다소 고전했지만 무실세트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2그룹 1위를 지켜 냈다.

한국은 젊은 패기를 앞세운 콜롬비아에게 다소 고전했지만 무실세트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2그룹 1위를 지켜 냈다. ⓒ 국제배구연맹


패기 넘치는 콜롬비아, 까다로웠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7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국내에서 국제 경기를 갖지 못했다. 이번 월드그랑프리 수원시리즈가 약 3년 만에 국내 코트에서 치르는 국제 경기였다. 그만큼 경기가 열린 수원체육관에는 여자배구를 아끼는 많은 팬들이 찾았고 한국은 김해란 리베로를 제외한 엔트리 11명을 고르게 활용하면서 카자흐스탄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한국의 두 번째 상대 콜롬비아는 2주차까지 3승3패를 기록하다가 21일 폴란드에게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세계랭킹도 30위에 머물러 있어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남미 특유의 뛰어난 운동 능력에 평균 나이 21세에 불과한 패기 있는 젊은 팀인 만큼 한국으로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대였다.

한국은 콜롬비아전에서도 김해란 리베로가 아닌 김연견 리베로를 먼저 선발로 출전했다. 163cm로 한국 대표팀 최단신 선수인 김연견은 21일 카자흐스탄전에서도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날렵한 디그로 한국의 수비진을 이끈 바 있다. 김연견 리베로 외에는 김연경, 양효진, 김수진, 박정아, 김희진, 염혜선 등 카자흐스탄전에 출전했던 주전 선수들이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콜롬비아는 경기 초반 세터 마리아 마린의 변화무쌍한 토스와 위력적인 중앙공격을 앞세워 한국과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정교한 플레이와 수비에서 콜롬비아는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고 한국은 김수지의 날카로운 서브와 김연경의 연속 득점으로 착실히 점수를 벌려 나갔다. 한국은 세트 중,후반 수비집중력이 흔들리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염혜선의 서브 득점으로 흐름을 되찾아왔고 양효진의 블로킹과 콜롬비아의 서브 범실로 힘들게 1세트를 가져 왔다.

1세트에서 썩 만족스런 경기를 보여주지 못한 한국은 2세트에서도 콜롬비아에게 초반부터 리드를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한국은 세트 중반 김연경의 연속 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김연경의 후위 공격과 양효진의 블로킹까지 터지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한국은 세트 후반까지 꾸준히 콜롬비아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양효진의 공격과 김수지의 서브득점으로 5점 차이로 2세트를 따냈다.

세트를 거듭할수록 나아진 경기 내용을 보인 한국은 3세트 초반 콜롬비아의 리시브가 흔들린 사이 착실히 점수를 쌓으며 초반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앞선 두 세트와는 달리 세트 중반 이후에도 콜롬비아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으며 점수 차이를 벌려 나갔다. 카자흐스탄전처럼 세트 중반 이후 주전 선수를 빼주는 여유를 부리진 못했지만 한국은 세트 후반까지 5점 내외의 점수 차이를 유지하며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이번 콜롬비아전은 한국이 펼칠 수 있는 최상의 경기 내용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은 중간중간 집중력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거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으며 결승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점점 나아진 경기력으로 세트를 거듭할수록 더 큰 점수 차이로 승리한 점도 고무적이었다. 무엇보다 콜롬비아전 승리는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에 목 말라 있던 배구팬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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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월드그랑프리 여자배구대회 홍성진 감독 김연경 양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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