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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8일 목포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내용.
 지난 7월18일 목포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내용.
ⓒ 목포MBC <뉴스데스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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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 치패(바다양식을 위한 어린 전복)가 육상양식장에서 먹이판 위로 올라와 죽는 이른바 '벽오름' 현상의 원인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김병학 연구관은 "전복 치패의 면역기능 저하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최근 완도에서 전복 치패를 양식하는 어민들은 '벽오름' 현상 때문에 대량 폐사하는 치패를 보고 어찌할 바를 몰라 전전긍긍하는 상황이다. 군청이나 수산연구소 등에 원인을 문의해도 뾰족한 답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양식 어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먹이를 제한하거나, 치패종묘장에 액화산소를 더 주입하거나, 종묘 탱크의 물을 자주 갈아주는 것밖에 없었다.

한달 간이나 '벽오름' 현상이 진행됐지만, 전라남도 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이하 완도지원)과 완도군청 수산양식과는 실태 정도만 파악하는 수준이었다. 두곳 모두 "10여년 전부터 발생한 현상으로 큰 피해없이 잠시 거쳐간 정도였다", "수온 21도~23도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완도지원 측은 "완도는 고금과 약산면, 완도읍을 중심으로 30~40% 정도 전복 치패의 대량 폐사를 파악했고, 노화와 소안 등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실태파악을 계속 진행하며 현상에 대한 공통점을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완도군청 수산양식과는 "진도와 해남, 여수 쪽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수온이 21도~23도를 벗어나면 안정화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김병학 연구관은 양식 어민들이 전복 치패를 인위적으로 급성장시키면서 면역기능이 저하돼 전복 치패 '벽오름'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진단했다. 식물성 사료가 주된 먹이인 전복에게 동물성 단백질 사료인 중국산 배합사료가 과대 공급됐고, 이 때문에 바다 속에 내포된 세균 등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 전복 치패의 간이나 내장 등이 손상돼 '벽오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매년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약 한달 간 잠깐 나타났던 '벽오름' 현상이 올해 유독 심한 것은 예년보다 0.5도~1도 정도 수온이 낮아지면서 해당 현상이 주로 발생하는 수온 21도~23도가 예년보다 길게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관은 '수온이 21도 이하가 되거나 23도 이상이 되면 '벽오름' 현상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관은 바이러스가 원인인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일본 자료를 보면 40~50년 전부터 '벽오름' 현상에 대해 발견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1989년 종묘시험장에서 직접 확인했다"면서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바닷속 바이러스는 수천 종이라 원인을 바이러스에서 발견하기는 어렵다"면서 "전복 치패 종묘 양식을 위한 안정된 매뉴얼을 준비해 곧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관은 양식 어민들도 '종묘의 급성장만이 만능은 아니다'라는 자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수산연구소의 양식 교육과 지도를 잘 따르면 건강한 종묘를 생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연구관은 2~3년 전부터 완도 양식 어민들에게 종묘 양식 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한편, 전복 주 생산지인 완도군을 중심으로 전복 치패의 '벽오름' 현상 피해가 커지자, 김 연구관이 소속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는 지난 21일 완도 고금도 전복 치패 양식장 실사를 진행했다. 남해수산연구소는 실사를 통해 시료를 채취한 뒤 질병이나 세균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전복, #치패, #벽오름, #면역기능, #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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