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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17.07.21 19:37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요즘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힐링'을 주고 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점잖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국민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당선 후 홍은동 빌라에서 출퇴근 할 때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부터 5∙18 기념식과 현충일 추념식에서 직접 유족을 위로하는 장면, 독일 순방길에서 교민들을 위해 직접 간담회를 열거나 회담 와중에 교민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는 모습은 두 전직 대통령은 물론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달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는 계속 됐다.  첫 방문지로 '장진호전투기념비'를 선택한 것은 참전 용사들과 양국 국민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선사했고 정상회담 중에는 강경화 외교장관, 장하성 정책실장과 호흡을 맞추며 회담을 성공리에 마쳐 국민들에게 믿음직한 대통령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언론사들의 논조도 참여정부 때와 비교하면 확연히 부드러워 진 듯하다.

정부가 가급적 언론과 소통하려는 노력 때문인지, 국민들의 학습 효과 덕분인지, 보수∙극우 언론이 많은 국내 언론 환경에서 진보 정권이 탄생했을 때 나타나는 '왜곡'과 '과장' 보도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보통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회자되는 말이 "보도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언론이 존재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그만큼 사건과 이슈를 쉽게 접하고 활발히 공유한다는 것을 말하지만 이 격언은 단순히 '보도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보도를 하되 '객관적인 사실'이 담보돼야 한다는 의미도 함께 들어있다. 즉, '기사를 왜곡'하면 '진실도 왜곡'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행위나 존재하는 모든 것은 '신의 영역'을 제외하고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언론 기사'도 객관성을 강조하지만 결국 글쓴이의 관점에 따라 '상대적'이고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일단, 우리가 접하는 모든 기사는 '기획'에서부터 출발한다.

'기획'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대상에 대해 그 대상의 변화를 가져올 목적을 확인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행동을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기자는 자신의 목적에 맞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문장을 '설계'하는 것이다.

참여정부 내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30%를 넘지 못한 것도 언론의 이러한 '부정적 메시지'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그 당시 국내 언론의 일방적인 여론몰이는 '오마이뉴스'도 예외일 수 없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는 언론의 기사 논조가 현저히 달라졌다.

정확히 진단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 정부의 소통 위주의 대 언론 정책과 그 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보여준 가식 없는 모습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기(奇)현상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요즘 대한민국은 이상한 현상에 빠져있다.

처음에는 의심쩍은 시선으로 바라보던 국민들도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에 점차 적응하면서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대통령 신드롬'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선 대통령 지지율부터 이상하다.

취임 이후 지지율이 80%를 상회하면서 지금까지 70%대를 줄곧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남지역의 지지율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김정은을 능가하는 코미디 같은 지지율'이라며 여론조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표지 모델로 나온 '타임지' 아시아판은 이례적으로 2만부를 추가 제작했음에도 이미 동이 났고 대통령과 관련된 상품은 '이니 굿즈', '문템', '이니블루', '달림 굿즈' 등 연일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왠만한 아이돌 팬덤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국가 기념식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에는 수십만 조회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오죽하면 '살다 살다 현충일 추념사 내려 받고 울기는 처음'이라고 말하는 네티즌이 있을 정도다.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생긴 이런 기이한 현상을 들어 '정치 팬덤의 진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과연 '문재인 대통령 없이 이런 신드롬이 가능했을까'라고 묻는다면 아마 부정적으로 대답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실, 정치라는 것이 국민을 이렇게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기쁜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다고 말하면서 그 동안 왜 단 한번도 이런 순간을 만들어 주지 못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거슬러 보면,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지금보다 강하진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이유로 '국정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참여정부의 한계였다고 인정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민주 세력이 성급하게 터트린 샴페인'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개혁을 밀어붙이고 힘을 실어줘야 할 지지자들이 노무현 당선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손을 놓아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 수 만은 없다. 적어도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2002년 대선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감히 누구를 비판할 수 있을까. 오히려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자기 당에서조차 버림 받은 후보를 지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은 지지자들이 당선 이후 쓰러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지금 지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여러분들 말고도 뒤통수 칠 사람 꽉 있다'며 '흔드는 사람들도 감시해 달라'던 간절한 당부를 알아차리지 못한 걸 가장 후회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국민들은 달라졌다. 끝까지 지켜준단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다시는 허망하게 보내지 않을 거라며 다짐한다. 당신이 남긴 숙제에서 꼼짝 못하게 됐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국민들도 대통령을 잃은 그 날 이후 가슴 한구석에 각자의 '숙제'를 가지게 됐다.

그리고 지난 겨울, 국민들은 밀린 숙제를 검사 받는 것처럼 촛불 집회를 통해 정권을 갈아치우는 '혁명'을 완수한 것이다.

역사의 묘미란 이런 것인가.

'새 시대의 첫차'이고자 했던 대통령은 스스로 '구 시대의 막차'라며 좌절했지만 정작 '막차'는 따로 있었다. 가장 절묘한 시기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구 시대' 잔재를 한 순간에 쓸어 담은 그녀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적폐 청산'을 가장 완벽히 수행한 인물이 돼 버렸다. 

이제 아시다시피, 자유한국당은 그녀 때문에 최소한 수 십 년은 정권을 잡을 수 없게 됐다. 최근 홍준표 전 지사가 대표로 취임했지만 보수세력은 그녀와 함께 극우∙친일∙특권의식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 영원히 버림받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역사의 가르침은 '구 시대의 막차'는 구시대가 하고 '새 시대의 첫차'는 새로운 가치가 열라는 뜻이었나 보다. 이제 국민들은 '구시대의 막차'라며 스스로를 비하한 노무현 대통령을 '새 시대의 첫차'로 인정하고, 그 친구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임명하면서 새 시대의 기초를 완성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필살기'

사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흐뭇한 마음으로 뉴스나 영상을 봤지만 볼 때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았다.

'좋지만 좋지 많은 않는∙∙∙', '기쁘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한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기분 때문에 멍하니 생각에 잠기곤 했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볼 때 마다 느껴지는 이 감정은 비단 혼자만 느낀 것은 아닌 것 같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 영입 방법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문재인이라는 분이 눈을 꿈뻑꿈뻑하며 우물우물 뭐라 하면서 잘 낚아간다더라는 한인섭 서울대 교수 말이나, 문재인 대표가 사슴 같은 눈망울을 껌뻑거리면서 '도와주십시오'만 반복했다는 조응천 의원의 진술을 보더라도 대통령의 '다소 어눌한 필살기'가 이 '복잡한 감정'과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정치권의 수많은 러브콜에도 꿈쩍하지 않던 조국 교수와 장하성 교수를 청와대 민정수석, 정책실장으로 앉힌 것이나 정부와 항상 거리를 두어 왔던 재야 시민운동가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많은 국민들 특히 재벌들에게 '전율'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카드는 삼성 같은 대기업에게 생각조차 하기 싫은 '악몽'이지만 지금은 마치 '새 시대의 첫차'임을 증명하듯 '거짓말 같은 현실'이 돼 버렸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손혜원 의원이 말한 것처럼 정말 강하고 치밀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진짜는 절대 회피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 앞에 닥친 시련과 운명을 단 한번도 피하지 않았다.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대표를 맡아 예상을 뒤집고 총선 승리를 이끈 것이나,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소식에 히말라야에서 바로 귀국해 변호인단을 이끈 것이나, 무엇보다 대통령이자 가장 친한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도 그는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하고 그 책임을 다 한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이 뇌리에 깊게 박혀있을 것이다.

전직 대통령의 공식 장례식이 진행되는 와중에 현직 대통령에게 달려가 '사죄하라'고 외친 백원우 의원.

그리고 조문을 마친 현직 대통령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인' 문재인 상주.

역사는 '필연'의 연속이라지만 만약 이 두 개의 '필연' 중 하나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 날 이후 국민들 가슴 속에 생긴 '응어리'는 그렇게 크지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상주는 누구보다도 컸을 '응어리'를 숨기며 당시 현직 대통령에게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응어리'는 고스란히 국민들 마음 속에 박혀버렸다.

국민들은 당시 가장 슬퍼하고 분노해야 할 상주의 고개 숙인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노무현의 친구'가 아닌 '문재인'이라는 인간 그 자체를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문재인 대통령을 보고 있으면 그가 숨겨 놓았던 '응어리'가 느껴진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살아 온 힘겨운 세월을 직접 겪은 것도 아니지만 그냥 느껴진다.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죽음을 알리는 그 장면부터 대선 패배 후 부인과 집 앞 눈을 치우며 펑펑 울었다던 그 순간까지, 옆에 없었지만 함께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그래서일까.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진심'이 느껴진다.

'진심'이 유일한 무기였던 그는 '정치'를 병적으로 싫어했다. 하지만 가장 친한 친구를 하늘로 보내고 난 뒤 그는 누구보다도 강한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제 그는 대통령이다.

그의 다짐처럼 '성공한 대통령'이 돼 '홀가분한 마음'으로 친구를 만날 수 있도록 그를 돕고 싶다.

그래서 5년 뒤, 성공한 대통령과 봉하에 내려가 '야, 기분좋다!'를 마음껏 외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처음 기사를 등록해봅니다.
사진은 저작권 때문에 넣지 않았는데 가능하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장례식날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한 사진을 넣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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