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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엔 '적폐 청산'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적폐 청산'을 국정 과제 1호로 삼을 만큼 우리 사회엔 '적폐 청산'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이것은 교회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지만 한국 교회는 중세 가톨릭보다 더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게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 교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바로 '종교개혁 500주년 평신도 행동'이다. 이들은 지난 6월 서울 홍대새교회에서 성추문 이후에도 목회를 하는 전병욱 목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한 데 이어 오는 23일 2차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삼일교회가 전병욱 목사를 상대로 제기한 전별금 반환 소송 2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전 목사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을 인정한 바 있다).

이들이 어떻게 시위에 나서게 됐는지 궁금해 팟캐스트 방송 <내가 복음이다>의 진행자로 '종교개혁 500주년 평신도 행동'을 이끄는 양희삼 목사를 지난 19일 성남 분당에서 만났다. 다음은 양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종교개혁 500주년 평신도 행동' 2차 시위가 23일 서울 홍대새교회 앞에서 열리잖아요. 1차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제가 고등학교 때 6.29 시절이라서 시위를 조금 해보긴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작년 촛불 시위 참석한 것도 있긴 하지만 이런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요. 혹시 충돌이 일어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가 있었죠. 어찌 됐건 제가 책임자일 수 있어서 그런 부분이 긴장됐어요.

좀 마찰이 있을 뻔했어요. 홍대 새교회 쪽 몇 사람이 나와서 시비를 걸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경찰분들이 잘 막아 주셨어요. 그래서 별문제 없이 끝나고 나니까 '이거 별거 아니네, 하면 되네,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다른 분들에게도 쉽게 권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민중의 지팡이, 훌륭합니다(웃음)."

- 총신대라고 해도 목사님 나잇대는 운동권 세대 아닌가요?
"제가 89학번인데 시국 관련 시위는 저희 세대가 거의 끝자락이었어요. 그리고 총신대에서는 웬만큼 투철한 각오가 아니고서는 시위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제가 한번 시위대에 앉아 참여한 적이 있는데, 저를 본 형님 중 한 분이 조용히 데려다가 스테이크를 사주면서 그러는 것 아니라고 회유를 하더라고요(웃음). 학교 전체가 시위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랬는지 많이 참석하지는 않았습니다."

- '부채감' 같은 게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죠. 그런 마음이 있었죠. 그러나 총신대 다수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총신대는 사회문제 같은 데에 별로 관심이 없어요. 사회 정의나 세상의 공평을 말하는 사람들이 주류가 아니에요. 더구나 학교에서 그런 문제로 시위하는 사람들은 특수한 사람인 것처럼 비치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그때는 저도 학교 흐름을 따라가는 쪽이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속에는 늘 하나님의 공의가 있었죠. 늦바람이 불어 이 나이에 이 짓(?)을 하고 있네요(웃음)."

"교회의 가장 큰 적폐, 가난하고 낮은 사람의 편이 되지 않는 것"

 양희삼 목사
 양희삼 목사
ⓒ 양희삼 목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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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차 시위 때 얘기부터 해보죠. 목사님은 운동권도 아니시잖아요. 물론 지난해 촛불 집회에 참석하셨지만, 시위를 주도적으로 계획한 건 처음이었는데 어떠셨어요?
"무엇보다 힘든 건 제가 목사인데 목사를 규탄하는 거였죠. 한편으로 '넌 얼마나 잘하는데?'라는 제 내면의 목소리도 있었고요. 목사로서 목사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자체가 자괴감이 들었어요. '내가 이 짓을 하려고 목사가 된 건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구나 전병욱 목사와 저는 같은 교단이거든요."

- 준비하며 느낀 게 있나요?
"준비하면서 느꼈다기보다는 시위를 하면서 든 생각은 있어요. 시위 당일 100명을 목표로 하긴 했는데 정말 100명이 모일지 의문이었거든요. 그런데 100명이 넘었어요. 그걸 보면서 교회 개혁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어요. 보통 다른 단체에서 주도하는 이런 집회에는 사람들이 많이 안 보여요. 보통 많아야 10명인데 저희는 100명이 넘었잖아요. 물론 저희 교회가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기도 했지만, 저도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그래서 '이게 시대적인 필요구나. 그만큼 한국교회의 목사들이 얼마나 타락해 있는가'를 느꼈던 것 같아요."

- 그만큼 교회 개혁에 대한 열망이 큰 거겠죠?
"네. 제 주변 분들이나 페이스북 친구를 보면 그 마음이 분명히 큰 거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고요. 사회적으로 보면 정권교체가 되어서 적폐 청산 이야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면에서 교회 안의 적폐도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동의하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요. "

- 교회의 가장 큰 적폐는 뭐라고 보세요?
"기독교는 예수님이 그러신 것처럼 가장 낮은 자의 편, 없는 자의 편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해요. 그러나 만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보다 더 낮고 없는 사람들 편이 된다면 전 홍 대표를 지지할 거예요. 그러나 지금 문 대통령이 그걸 잘하고 있기 때문에 지지하는 거죠. 저는 문 대통령이 성경의 기준에도 맞게 잘하고 계신다고 봅니다.

교회의 가장 큰 적폐는 교회가 가난하고 낮은 사람의 편이 되지 않는다는 거죠. 저는 이것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은 성경의 기준으로 보면 교회가 비판해야 할 정권이었어요. 지금 발견되는 청와대 문건으로도 드러나는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그건 잘못됐다'고 외쳤어야 했어요.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는 거죠. 오히려 국가조찬기도회 같은 거나 열어서 대통령에 아양 떠는 등 꼴불견 짓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저는 그런 걸 적폐로 보고 이제 그런 세력들은 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지 않는 거네요.
"그렇죠. 구약성경에 나와 있는 선지자들은 목숨 걸고 외쳤어요. 그런데 저들이 바뀔 거라고 생각해서 했을까요?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하나님이 원하시기 때문에 했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복음의 진리이기 때문에 외쳤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저희 방송에 손혜원 의원님을 모시고 방송녹음을 했는데 의원님도 우리가 지치고 상처받으니 그런 일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건 어떻냐며 책을 써보라고 하셨는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은 해요. 그러나 저희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자존심 때문이에요. 저희가 믿고, 아는 하나님은 그런 분이 아닌데 이런 문제 있는 목사들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이 비난받고 있잖아요. 저는 솔직히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 쪽팔려서라도 이 일을 그만둘 수 없을 것 같아요."

평신도 행동 1차 시위, '전병욱 목사 퇴진'으로 구호 잡은 이유

- '종교개혁 500주년 평신도 행동'은 어떤 모임인가요?
"저는 지금 팟캐스트 카타콤 라디오 <내가 복음이다>로 기독교의 내부 비판과 진정한 복음이 무엇인지를 방송해오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저희 방송을 들으신 청취자 중에, 특별히 대형 교회에서 비리 목사와 싸우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분들에게 연락이 와서 '목사님, 종교개혁 500주년인데 이렇게 있어서 되겠느냐. 연대해서 뭐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하셨어요. 이 일은 성도(평신도)들이 시작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교개혁은 일부 성직자도 있지만, 평신도들이 나선 경우가 많아요. 저희도 평신도들이 먼저 나서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평신도 행동으로 이름 붙인 거죠. 실제 실행위원에는 다 평신도들이고 목사는 저 한 명입니다."

-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희 페북 그룹이 있어요. www.actiongospel.com로 들어 오셔서 가입해 주시고, 더 소통을 원하시면 페북에 있는 텔레그램 오픈 채널 링크로 들어오셔서 대화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오픈 채널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어서 가끔 염탐하러 오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 1차 시위 주제를 '홍대새교회 전병욱 목사 퇴진'으로 잡은 이유가 있을까요?
"(교회에는) 목사들의 돈 문제, 권력 문제, 성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있죠. 하지만, 제가 볼 때 이건 너무 '파렴치범'이에요. 자기를 따르는 성도들을 성추행하고 계속 은폐해 왔습니다. 피해자들이 증언하는데도 그런 적 없다고 해요. 이건 목사이기 전에 사람으로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 성추행의 장소가 심지어 예배를 드리는 현장이었어요. 설교를 위한 강대상 옆 대기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그런 짓을 했어요. 그건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죄가 드러났는데도 처벌을 받지 않고 여전히 멀쩡하게 목회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에 다행히 법정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어요.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한국교회의 비루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생각하고 저희는 먼저 전병욱 목사에게 가서 회개를 촉구하고 규탄하는 시위를 한 거죠."

- 교회 부정적인 문제를 공론화하는 건 선교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교회 내부에 있는 사람들이 주로 하는 얘기인데 몰라도 너무 몰라서 하는 얘기예요. 교회 밖의 신앙이 없는 분들이 목사는 물론 교회도 신뢰하지 않아요. 썩을 대로 썩어 있는 걸 알고 있다는 거죠, 그런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건 오히려 그게 선교에 도움 된다고 봐요. 안 믿는 사람들은 '기독교가 다 썩어 있는 건 아니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로 생각하겠죠. 선교적으로는 더 좋은 역할을 하는 거로 생각해요."

"대통령 탄핵하고 나라 바로 세우듯, 교회도 바로 세워야"

- 목사는 주의 종이기 때문에 비판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게 성경 어디에 있나요? 일단 목사는 가톨릭과는 다르게 성직자의 개념이라기보다 교회의 리더 정도로 생각해요. 그리고 제사장 적 역할을 할 뿐이지 제사장은 아니란 말이에요. 만약 제사장이라고 하면 그건 구약으로 돌아가거나 종교개혁 이전의 가톨릭 사제와 같은 개념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이건 종교개혁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고 개신교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구약에도 선지자를 경계하는 말씀이 있어요. 신명기 18:22 절 말씀인데 '만일 선지자가 있어 여호와의 이름으로 말한 일에 증험도 없고 성취함도 없으면 이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요. 그 선지자가 제 마음대로 한 말이니 너는 그를 두려워하지 말지니라'라고 합니다. 신약 시대도 아니고 구약시대입니다. 구약 시대 선지자들도 검증하라고 한 건데, 지금 시대 목사가 잘못했으면 비판도 할 수 있고 하지 말라고 권면도 할 수 있는 겁니다. 목사가 하나님이에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 올해가 종교개혁 500주년이잖아요. 하지만 오늘의 한국교회는 중세 가톨릭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안타깝지만 한국교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그나마 종교개혁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하기만 합니다. 제2의 종교개혁이라도 일으키면 좋겠지만 쉽지 않을 거예요. 절망적이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문제를 깨달은 분들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도 많은 곳에서 좋은 교회 혹은 좋은 공동체를 세워가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개혁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자연스럽게 규모를 키우지 않다 보니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잦은데 그런 분들이 분명히 있고, 앞으로는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가 저희이기도 하고요. 희망이 완전히 없다고도 할 수 없는데 큰 틀에서 보면 절망적이라는 평가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종교개혁 500주년 평신도 행동'은 전병욱 목사 교회뿐만 아니라 세습하는 교회나 사랑의교회 등 문제가 제기된 교회를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려고 합니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아도 저희는 선지자처럼 외치고 선포할 거예요. 함께 가실 분들은 꼭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성도분들도 꼭 참여해 주세요.

점점 인원이 많이 모이게 되면 광화문에서 촛불 집회 형식으로 모여볼까 합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잘못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나라를 바로 세운 것처럼, 성도들이 문제 많은 목사를 주저앉히고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이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

-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건데요, 기독교는 원래부터 나쁜 종교가 아니에요. 원래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추구하는 종교예요. 밖에 계신 분들이 기독교를 싸잡아서 나쁘다고만 하지 마시고, 저희처럼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 주시고 함께 힘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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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