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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4일 오후 3시 초중고 대학교까지 전국적으로 20개 교, 130명의 학생, 교사, 학부모가 강원진로교육원에 모였다. 나이도 다르고 각기 온 지역도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학교협동조합이였다. 가장 멀리서 온 학교는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에 "6시간 30분 걸려서 왔어요" 부산 만덕고 학교협동조합 학생들의 이야기에 장래가 술렁였다.

부산 만덕고는 올해 3월 22일에 개소한 학교협동조합이다. 다른 학교협동조합 학생조합원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교내에서 치열한 선발을 거쳐 10명의 학생이 왔다. "못 온 친구들이 저희를 얼마나 부러워했다고요" 만덕고 학생들의 이야기다.

경기도 용인 현암고, 충북의 제천고와 충북고, 경북의 문경여고 모두 3~4시간씩 걸려 속초에 모두 모였다. 서울의 경우 영림중, 길음중, 삼각산고, 선사고, 독산고 등 40명의 학생이 버스를 대절해 함께 오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20개의 초중고, 대학교가 모여서 7월 14일~15일 1박 2일로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캠프를 가졌다.
▲ 전국 학교협동조합 학생조합원의 날 캠프 전국적으로 20개의 초중고, 대학교가 모여서 7월 14일~15일 1박 2일로 강원진로교육원에서 캠프를 가졌다.
ⓒ 준)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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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을 통해 제4 산업혁명 시대 필요한 진로역량을 키워요

강원진로교육원 장주열 원장은 "전국 최초로 작년 4월 1일 개원한 강원진로교육원에 이렇게 다양한 지역의 많은 학교의 학생들이 와서 기쁘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라고 환영사를 했다. "협동조합 2개에 가입해서 이사로, 조합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통해 사람들이 모여 마음을 터놓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는 즐거움이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도덕성, 의사소통능력을 요구하는데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며 협동조합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진로 역량과 긴밀한 연결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각 학교별로 소개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강원도 춘천의 금병초등학교 학생들의 소개가 있었다. 1주일 걸려 만든 동영상 속에서 초등학생 조합원들은 "친구간의 우정", "행복" 등 저마다의 생각으로 협동조합을 정의하고 있었다. 이어서 금병초 초등학생 조합원 대표가 나와서 학교협동조합 소개를 했고 모두 귀기울이며 들었다.

이렇게 초중고 대학교까지 20개의 학교협동조합이 저마다의 사진과 영상으로 학교협동조합 소개를 했다. 횡성의 현천고등학교에서는 노래방 사업도 한다는 이야기에 부러움을 표하기도 했다. 충북고의 학생들이 세월호를 잊지 않기 위해 노란우산으로 한 퍼포먼스에는 뭉클했다.

충북고에서 온 학생이 충북고 학교협동조합 소개를 하고 있다.
▲ 충북고 학생의 발표 충북고에서 온 학생이 충북고 학교협동조합 소개를 하고 있다.
ⓒ 준)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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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의 가치와 방법을 얘기한 시간

학교별 소개가 끝나고 특강이 이어졌다. 이어서 아름다운커피에서 준비한 공정무역, 삼각산고 졸업생이자 < I love 학교협동조합> 저자인 홍주영 학생의 학교협동조합 이해, 대학생협에서 준비한 대학에서의 협동조합 활동 소개가 차례대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곳에서 후원을 해주었는데 아이쿱, 두레, 아름다운커피, 한국수자원공사 찾아가는 영어마을 간식을 제공하였다. 아름다운커피는 행사장에도 와서 학생들에게 쉽고 재미나게 공정무역의 의미와 가치를 알렸다.

문경여고의 김다선 학생은 "공정무역 초콜릿을 먹어보니 맛도 있고 강연을 통해 공정무역의 의미도 알게 되어 좋았다. 학교협동조합 매점에도 들여놓고, 공정무역을 학교 친구들에게 알리는 교육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녁시간에는 학생들 10개조와 학부모/교사 한 개로 나눠서 서로를 보다 더 알아가고 협동조합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협동조합은 OO이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 얘기했다. 협동조합은 만남이다, 소통이다, 판이다 등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다른 학교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 활동으로는 온라인 소통, 기자단 활동, 이번 캠프처럼 즐거운 만남의 장을 계속 가져가고 싶다는 얘기가 나왔다.

초중고 대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협동조합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학생조합원간의 토론 초중고 대학생들이 함께 어우러져 협동조합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 준)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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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30분까지 열띤 발표를 마치고서는 치킨 파티가 열렸다. 처음 만난 친구들도 있고 각기 다른 학교이고 나이 차도 커서 어색할 법도 한데 금세 어우러져 진로교육원이 떠나갈 듯 소란스럽게 놀았다. 밤 12시에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서 잠들 준비를 하도록 했는데, 다음날 확인해보니 새벽 3시까지 함께 얘기를 나누었다는 팀도 있었다.

전국 학교협동조합 교류 활성화 위해 연합회 설립과 학생 온라인 활동

이튿날인 15일에는 이원근 과장님이 강원진로교육원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속초여고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와서 학생들에게 곳곳의 체험실을 소개해줬다. 또 한국수자원공사 영어체험마을 팀에서도 나와서 학생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간식을 주었다. 전국 최초의 강원진로교육원의 다양한 시설을 다른 지역에서 온 학부모, 학생, 교사들도 부러워했다. 

학생조합원들이 진로교육원의 체험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 강원진로교육원 학생조합원들이 진로교육원의 체험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 준)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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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행사를 마치며 학생들이 저마다 나와서 소감을 발표했다. "18년 시간이 걸려 여기까지 왔는데 이틀밖에 없어서 아쉬워요"라는 소감에 모두 공감했다. 그래서 전국 학교협동조합이 보다 활발히 교류 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었다.

2014년 11월 경기도, 2016년 12월 서울에 이어 3번째로 열리는 학생조합원 행사로서 앞으로는 이를 정례화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이런 의견을 바탕으로 작년부터 논의되어온 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설립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9일(수) 서울에서 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창립총회를 하기로 했다. 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가 생길 경우 각 학교협동조합의 교류활동, 정보공유 뿐만 아니라 현재 미성년자 이사, 조합원이 많은 학교협동조합 특성에 맞는 제도개선 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는 한국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를 포함해 현재 전국적으로 5개 뿐인만큼 연합회 활동의 질적 도약에서도 중요하다. 더욱이 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는 진보교육감의 주요정책인 마을교육공동체의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학생조합원들간의 교류도 활성화 하기로 했다. 우선 학생조합원들이 스스로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었다. 다음번 행사에서는 학생조합원들이 처음부터 같이 기획하며 보다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대학생협연합회와 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가 다시 학생조합원 만남의 자리를 준비해갈 예정이다.

장주열 원장의 얘기대로 협동조합 활동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변화해가는 미래교육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해가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만의 필요가 아닌 내 주변의 친구들, 지역사회의 필요를 모아서 해결해가는 공감의 교육, 협력의 교육이다. 학교협동조합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러한 교육적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학교협동조합 학생조합원들이 바라는 역사, 소통, 음식 교류 아이디어.
▲ 학생조합원들의 교류 학교협동조합 학생조합원들이 바라는 역사, 소통, 음식 교류 아이디어.
ⓒ 준)전국학교협동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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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협동조합, #학교협동조합, #제4차산업혁명, #진로, #미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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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연구자, 청소년 교육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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