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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화순군 동복면 구암리2구 용지마을에 사는 조덕순(85) 씨는 요즘 나들이가 한결 수월해 졌다.

2014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효도택시' 덕분이다. '100원 택시'로 알려진 교통 서비스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전국 확대 시행'을 공약한 정책으로 주목받은 그 택시다. 농어촌 오지마을의 교통복지 모델로 평가받아 온 지자체의 정책을, 중앙정부가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는 정책 사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농어촌버스를 아예 이용할 수 없는 마을, 승강장까지 거리가 멀어 이용이 불편한 마을 주민을 위한 '부름택시 제도'가 효도택시다. 화순군의 경우, 만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대상이다. 그래서 '효도택시'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 효도택시는 승강장이 마을에서 500m 이상 떨어진 74개 마을에서 운행 중이다.

'교통 오지' 누비는 효도택시... "효자가 따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전국 확대 시행'을 공약한 100원 택시가 화순군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효도택시'라는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효도택시는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500m 이상 떨어진 마을의 만 65세 이상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수용응답형 교통복지 정책 모델이다. 사진은 면 소재지를 가기 위해 효도택시에 오르는 주민의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전국 확대 시행'을 공약한 100원 택시가 화순군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효도택시'라는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효도택시는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500m 이상 떨어진 마을의 만 65세 이상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수용응답형 교통복지 정책 모델이다. 사진은 면 소재지를 가기 위해 효도택시에 오르는 주민의 모습이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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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군은 법인택시·개인택시 운전자(136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담당 지역과 마을을 정해 주민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주민이 원하는 시간에 효도택시를 최대한 빨리 배차해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한 협력 체계를 갖췄다.

효도택시 이용 주민이 주거지의 읍·면 소재지까지 갈려면 화순군이 배부한 이용권과 100원을 내면 된다.

면 지역 주민만을 위한 이용권이 있다. 농어촌버스 기본요금인 1200원을 내고 거주기의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화순읍 소재 병원이나 시장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일반택시와 효도택시 요금의 차액은 화순군이 보전한다. 올 예산은 3억여 원(도비 포함)이다. 기본적으로 '거주지 해당 읍·면까지 운행'하는 이용권은 1인 당 월 2매 씩 배부한다. 면 지역 주민에게는 '화순읍 이용권'이 3명 당 1장을 지급한다.

이용 횟수가 제한적이지만 주민들은 "정말 필요할 때 쓰면 효자가 따로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동복면 구암리2구 용지·축동마을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승강장은 1km 이상 떨어진 한천리에 있다. 힘이 부쳐 가정용 소형 손수레를 항상 끌고 다녀야 한다는 조덕순 씨에게 30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조 씨는 "몸이 성한 곳이 없으니까, (손수레를)끌고 다니는데 버스 타려면 죽을 맛이다"라며 "100원 택시 덕에 병원치료하고 장보러 가는 게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화순읍 행정구역이지만 승강장 거리가 용지·축동마을 보다 훨씬 먼 화순읍 이십곡리 중촌·하촌마을 주민들도 "좋은 거야 말이 더 필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양동순(82) 씨는 "읍에 있는데도 버스 타는 것은 (불편이)말도 못 한다"라며 "멀쩡한 곳이 없어서 잘 걸을 수가 없으니 힘들지"라고 토로했다. 양 씨는 "병원을 한 달이면 5∼6번은 다녀야 하는데 버스는 못 타겠고 맨날 택시 타는데 병원비에 택시비에 만만치 않다"라며 "이용 횟수가 적어 아쉽지만 전보다는 낫다"라고 말했다.

2배 이상 늘어난 효도택시..."교통복지 향상은 물론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

택시업계도 효도택시를 반기는 분위기다. 효도택시 운행 후 이용객이 늘고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화순읍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윤정옥(79) 씨는 "이용객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지만 20% 가까이는 증가한 것 같고 법인택시들도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라며 "대체로 일반 요금으로 이용하는 주민도 늘었다"라고 전했다.

2014년 효도택시를 처음 도입한 화순군은 교통복지 향상, 택시업계 활성화, 노선버스 운행 대비 예산절감 효과 등을 고려해 해마다 사업 규모를 확대했다.

2014년 10개 읍·면 37개 마을(대상 주민 534명)에서 2015년 10개 읍·면 67개 마을(1169명)로, 2017년에는 74개 마을(1300명)로 늘었다. 대상 마을 선정 기준을 '마을에서 승강장까지 1km' 이상에서 '500m'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화순군에 따르면, 2016년 말까지 연인원 10만5053명이 효도택시를 이용했다. 총 운영 횟수는 4만2021 차례로 조사됐다. 이용 목적을 분석한 결과, 전통시장 방문 비율이 47.41%로 가장 많았다. 병원 치료는 21.07%, 행정 업무 등 기타 목적은 31.52%였다.

하승래 화순군 교통행정팀장은 "정책 효과와 주민의 반응은 90%가 넘는 이용률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교통사각 지대 최소화와 택시업계 경영 활성화는 물론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주민들은 효도택시 운행을 호평하면서도 "이용 횟수가 아쉽다"라는 의견을 꽤 냈다. 마을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순임(81·이십곡리) 씨는 "2장이면 화순읍내 왔다 갔다, 딱 한 번 탈 수 있는데. 너무 부족하다"라며 "기왕에 좋은 정책 하는 김에 1인당 월 4장 넘게 줬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운영방식 등 꾸준히 개선"... 대통령의 '전국 확대' 공약에 기대

화순군은 2014년부터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500m 이상 떨어진 마을의 만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100원 효도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100원 택시로 알려진 이 택시제도는 다른 지자체에서 마중택시, 행복택시, 희망택시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사진은 화순읍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모습.
 화순군은 2014년부터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500m 이상 떨어진 마을의 만 65세 이상 주민을 대상으로 100원 효도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100원 택시로 알려진 이 택시제도는 다른 지자체에서 마중택시, 행복택시, 희망택시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사진은 화순읍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모습.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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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횟수 늘리기가 안 되면, 마을과 읍내를 오가는 소형 버스를 하루 2∼3 차례 마을까지 운행하면 해결 될 텐데"라며 "대통령이 공약했으니까 국비 지원이 되면 돈 부담이 줄어들어서 가능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대형 정기 노선버스를 대신해 '마을-읍면 소재지'를 오갈 수 있는 소형버스를 운행해 효도택시의 한계를 보완하자는 것이다.

박쌍순(74·구암리1구) 씨도 "택시 타는 목적이 다 다르니까, 면 소재지보다 화순읍까지 가는 표(이용권)가 더 필요하다는 사람도 있다"라며 "두 가지 중 각자 필요한 이용권을 선택할 수 있으면 더 낫겠다"라고 제안했다.

효도택시가 농촌지역의 교통복지 모델로 자리잡아 가고 있지만 지자체의 가용 예산 사정 등으로 주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기대감이 높다.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100원 택시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라고 공약했다. <문재인1번가>도 '100원 택시 전국 확대'를 농어촌 교통복지 실현을 위한 '효도 선물 세트' 중 하나로 제시했다. 정부는 '100원 택시 등 농어촌 교통모델 전국 확대'를 100대 국정과제의 세부사업으로 확정하고 2018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국비 지원이 될 경우 예산 부담이 줄어, 다양한 방식의 '수요대응형 대중교통체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승래 화순군 교통행정팀장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운영방식 등을 계속 보완하겠다"라며 "택시를 이용하는 여성·어린이·교통약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택시 안심귀가 시스템구축' 등 다양한 교통복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전국 확대 시행'을 공약한 100원 택시가 화순군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효도택시'라는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효도택시는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500m 이상 떨어진 마을의 만 65세 이상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수용응답형 교통복지 정책 모델이다. 사진은 2014년 12월 화순읍 이십곡리 중촌마을에서 '첫 효도택시' 운행을 기념하는 행사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전국 확대 시행'을 공약한 100원 택시가 화순군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효도택시'라는 이름으로 운행되고 있다. 효도택시는 농어촌버스가 운행하지 않는 마을, 가장 가까운 정류장이 500m 이상 떨어진 마을의 만 65세 이상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수용응답형 교통복지 정책 모델이다. 사진은 2014년 12월 화순읍 이십곡리 중촌마을에서 '첫 효도택시' 운행을 기념하는 행사 모습이다.
ⓒ 화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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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화순군 우수정책 사례, #화순 100원 효도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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