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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오른쪽 네번째)과 혁신위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환 경기대 교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김광래 가톨릭관동대 교수,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전 회장, 이우승 변호사, 류석춘 위원장, 황서욱 변호사,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첫 회의에 앞서 화이팅 외치는 위원들 자유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오른쪽 네번째)과 혁신위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환 경기대 교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김광래 가톨릭관동대 교수,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전 회장, 이우승 변호사, 류석춘 위원장, 황서욱 변호사,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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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개한 혁신위원들의 면면은 다채로웠다. 지난 대선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 열혈 '태극기 청년'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교수와 탄핵 심판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리인을 맡은 변호사까지.

선봉장의 '우클릭' 기치가 돋보인 임명이었다. 류 위원장은 지난 11일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혁신위원 임명 기준을 '우파적 가치를 실현할 사람'으로 꼽은 바 있다. 당의 '우파적 체질'을 회복하고, 이념적 쇄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였다.

류석춘 "한국당 지지자로 들어오면 좋을 사람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 인선 발표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혁신위원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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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위원장은 이날 임명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위원장의 성향이 반영된 인사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급적 한국당 지지자로 어떤 사람이 들어오면 좋을까 생각하며 (명단에) 넣었다"며 "우리 당을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을 목표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목표 설정'을 한국당 지지 기반인 우파 진영에 맞추겠다는 것이다.

류 위원장은 그 뜻대로 김광래 가톨릭관동대 경영학과 교수,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사학과 교수, 박성희 고려대 미디어학부 강사, 여명 자유경제원 연구원, 유동렬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이우승 변호사,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최해범 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 황성욱 변호사,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을 혁신위원 명단에 올렸다. '좌파인사'로 소개한 최해범 사무처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류 위원장의 이념적 성향과 맞닿은 극우 인사들이었다.

홍 대표가 같은 날 오전 "좌파·우파·중도적 시각에서 보는 자유한국당, 그 모든 (시각에서 비롯된) 혁신 소재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하겠다"며 이념적 균형을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른 결론이었다. 홍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재선의원 연석회의 자리에서 "위원장에게 명단을 받았는데, (혁신위원 중) 지난 30년간 좌파 진영에서 활동한 분이 (있는데) 그 분 시각에서 한국당의 혁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하는 게 특이점이다"며 혁신위 명단에 좌파 인사가 포함돼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면면 ①] 건국절 제정론-국정교과서 지지

뚜껑을 열어 보니 '역시나' 하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특히 류 위원장이 평소 주장해온 건국절 제정론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설파한 인사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지난 해 8월 12일 <문화일보> 기고 칼럼 '8.15 건국혁명은 현재진행형'을 통해 "1948년 건국과 함께 한국인의 정체성에도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며 1948년 건국론을 강조했다.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을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이 아닌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정부를 수립한 1948년으로 보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핵심 교육 사업이었던 국정교과서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8일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결정은 형식적 문제보다는 편향성의 문제와 그 극복이라는 '내용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국정교과서가) 기존 일부 검인정 교과서가 안고 있던 편향성을 극복하고자 노력한 점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위원장은 당시 이 세미나의 사회를 맡았다.

역시 혁신위원 임명 대상인 김광래 가톨릭관동대 경영학과 교수 또한 지난 2015년 10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이후 사전 동의 없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해명하면서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찬성한다고 밝혔다.

[면면 ②] 박근혜 세월호 책임 변호-촛불 폄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인 황성욱 변호사도 혁신위원에 포함됐다. 황 변호사는 지난해 1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집담회에서 '광장의 위기'라는 발제문을 발표했다. 그는 특히 이 발제문에서 언론의 '왜곡보도' 문제를 지적하며 "세월호에 대한 거짓 기사"를 그 예로 들었다.

황 변호사는 관련 각주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설사 잠을 자고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대통령에게 희생자들의 책임을 지게 할 인과관계가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초보적인 법리임에도 대한민국 법조인들은 광장의 목소리가 무서워 이야기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촛불'을 폄하한 인사도 있었다.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월 8일 한국자유회의 주최 토론회에서 "지금의 촛불 정치는 민주 진보를 자칭하지만, 실상은 한 정권에 굴종하거나 북한을 두둔하는 민족지상주의 통일전선 세력에 의해 조직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촛불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북한의 전체주의적 인민 주권론'에 비유하며 "주권을 추상적으로 일체화시켜 절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북한의 '정치공작'과 촛불 집회의 '종북 세력 배후'를 주창하는 대표적인 극우 인사다. 유 원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 4월 17일 '한국의 대선과 북한의 대남 정치공작'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도 "북한은 이미 선거 투쟁을 전개 중"이라며 북한 당국이 국내 종북 진영에게 선거 공작과 관련한 지령을 하달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면면 ③] 홍준표 지지 유세-홍준표 변호 대리인

지난 대선 기간 홍준표 대표를 위해 유세 현장에 뛰어든 이도 있었다.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출신인 여명 자유경제원 연구원은 지난 4월 서울 강남 유세에서 마이크를 잡고 "좌파 정치인들이 청년수당제 등 거짓말을 늘어 놓는데, 청년이 약자인가? 배려받아야 할 소수자인가"라며 "(청년에게) 기회와 노력을 말하는 홍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누가 용기 있게 전교조와 민노총(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투쟁을 선포하고 있나"라고 외쳤다.

여 연구원은 2015년 11월 고려대학교 교육방송국이 개최한 '대학생, 국정화를 말하다'라는 토론회에 참여해 찬성 측 패널로 나서기도 했다. 그는 같은 해 10월에도 "당신이 붉게 물들어 놓은 우리 역사, 대한민국이 바로잡겠다는 겁니다"라는 제목의 팻말을 목에 걸고 광화문에서 국정교과서 지지 1인 시위를 벌였다.

홍준표 후보와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도 포함됐다. 이우승 변호사는 홍 대표가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업 관련 기사를 쓴 <한겨레>를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보도로 고소했을 당시, 관련 재판의 소송 대리를 맡은 바 있다. 홍 대표는 이 소송에서 항소심까지 내리 패소했다( 관련 기사 : 홍준표 경남지사, 언론사 기자 상대 소송 또 '패소'). 이 변호사는 2008년 당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하기도 했다.


태그:#홍준표, #류석춘, #혁신위원회, #박근혜,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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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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