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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를 하기에 앞서 참석한 여야 4당 대표들과 상춘재 뒤뜰을 산책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를 하기에 앞서 참석한 여야 4당 대표들과 상춘재 뒤뜰을 산책하고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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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처음 한 자리에 모였다.

19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국내외 현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날 회동에는 불참을 선언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제외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본래 문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으나, 야당 대표들은 '인사 5대원칙'이 깨진 데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해 비판적 의견도 가감 없이 전달했다. 또 문 대통령은 추경안 처리에 대해 "(국회 논의가) 99% 진전된 것 아니냐. 남은 1%를 채워줬으면 좋겠다"라며 야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이 밖에도 남북관계 개선 신중접근, 한미FTA 개정협상 대책,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에 대한 대책, 전시작전권 전환 신중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이에 당초 70분으로 예정했던 회동은 50분이 더 지난 오후 1시 30분에 끝났다.

문 대통령 "선거 전에 있었던 일 모두 잊고 새로운 방향으로 협치"

대화는 '협치'를 강조하며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국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거 같다, 그럴수록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를 한다면 협치도 수월해질 것"이라며 "정부부터 더 열심히 소통하고 노력하겠다, 야당도 협력할 것은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추경 처리에 협조를 구하며 "추경은 어느 정도 타협이 되면 서로 100%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처리를 해주면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거 같다"라며 "경기가 좋아지는 게 분명해 물만 조금 부어주면 작년보다 경제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대표님들이 지도력을 발휘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원에 대해 "전액을 다 (배정) 해줬으면 좋겠지만 국회가 해주는 만큼이라도 부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당부가 통한 것일까. 박주선 비대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일반공무원 증원은 찬성하지 않는다, 민생 안전 등 국민 돌보는 데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증원 계획을 하고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라며 "정치권에서 참고해야 할 워딩"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런 맥락에서 오늘 추경이 긍정적으로 하루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하겠다"라고 밝혔다. '추경 처리 합의'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이날 회동이 추경 처리의 물꼬를 틀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이혜훈 대표는 "재난 안전에 필요한 공무원 증원은 공감하나 추경보다는 본 예산이 맞다는 입장은 유효하다, 아직 절충과 조정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여야정 협의체' 가동 요청도 이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선거 전에 있었던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새로운 일을 하는 방향으로 협치하자"고 말했다고 박 비대위원장은 전했다.

야권 5대 인사원칙 훼손,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를 하기에 앞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손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를 하기에 앞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손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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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동에는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와 인사 5대 원칙 훼손에 대한 문제제기가 주를 이뤘다.

이혜훈 대표는 "김정은은 김정일과 다르게 예측 불가능하다"라며 "대화에 너무 무게 중심을 두는 것 아니냐, 국제 공조에 앞장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대북 제의는 사전에 미국에 통보하고 일본도 양해를 했다"라며 "(미, 일 정상과 만났을 때) 비핵화를 위한 대화는 올바른 여건 조성이 조건인데 그 때 그 때 상황 속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고, 인도주의적 대화는 우리가 주도하는 것이며 이 역시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합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비핵화의 조건은 북한에 비핵화 선언 또는 핵 동결 정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실질적 협치는 대통령의 양보와 타협이 전제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인사 5원칙 파기에 대해 대통령의 책임있는 입장 표명을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 역시 "5대 원칙 철회와 준수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라며 "부실인사검증이니 담당자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인수위 과정이 있었다면 이 원칙을 실천할 구체적 기준을 마련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원칙만 가지고 따지다 보니 지적을 받게 된 것"이라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유감스럽다고 말씀 드렸다, 이번 인사가 끝나면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공개하고 투명하게 해 나가려고 한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요청해온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재협상이 아니라는 것을 한미 단독·확대 정상회담에서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었다"라며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정치용으로 '재협상' 용어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개정 또는 수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반부패관계협의회 구성'에 대해 박 위원장은 "감사원, 국정원, 검찰 등의 기관이 참여하면 정치 보복 내지는 야당 길들이기 코드 사정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개별사건에 대한 감사나 수사가 아니라 제도 개선을 하려는 것이고 참여정부에서도 9차례 협의회를 열었는데 정치보복 사례를 보신 적 없을 것"이라며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정치에 악용하려는 기미가 보이면 언제든 지적해 달라"라고 답했다.

원전 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밀어붙이기가 아니라 정반대"라며 "신고리 5·6호기와 관련 공약은 전면 중단이었지만 공론조사라는 민주적 절차를 따르겠다고 하는 것이다, 건강한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에 이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인상과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대책을 바로 발표를 했다, 이는 국회가 입법으로 받쳐줘야 하는 부분이 상당수 있다"라며 "국회에서도 함께 노력해 주시고 총력을 다해 가자"라고 당부했다. '속도 조절론'에 대해 문 대통령은 "1년 해보고 속도 조절을 해야 할지, 더 가야 할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 역시 이혜훈 대표는 "무리한 마음을 가지고 조급한 마음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만약) 한미FTA 재협상을 하게 되면 협상이 마무리된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또 그는 "사드 배치는 지연될수록 비용만 늘어난다, 조속 배치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반면 이정미 대표는 "사드 문제 관련해서 이것을 내정의 문제라고 말해서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건 아닌가 아쉬움이 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 걱정하셨는데, 이것을 '임기 내'에서 '조기에'로 수정하여 시기를 못 박지 않기로 했다"라며 "사드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것이 최선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혜훈 대표는 탁현민 행정관 경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여성관을 이유로 낙마한 안경환 후보자보다 더 비뚤어진 여성관을 행동으로 옮긴 탁현민 행정관의 인식과 행동은 공직자로서 자격이 없다"라며 "탁 행정관을 오늘 안으로 해임해 달라고 건의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달콤살벌했던 회동...이정미 대표 '마약 방석' 선물하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서 반려견 '토리'를 위한 강아지 용품을 선물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대표 초청 정상외교 성과설명회에서 정의당 이정미 대표에게서 반려견 '토리'를 위한 강아지 용품을 선물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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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정미 대표는 '애견용품'을 선물로 준비해와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찡찡이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국민들이 '마약 방석'이라고 하는데 토리에게 대통령 품 대신 다른 마약 방석을 준비해왔다"라며 "토리에게 잘 전달해 달라"며 선물을 전했다.

추 대표는 "(토리한테 주는 거라) 김영란법 위반은 아니겠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회동 후 박 비대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상당히 진지하고 솔직하게, 비교적 소상히 말씀해주셨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혜훈 대표 역시 "건설적인 제안을 하고 각자 이념적 정체성이 다른 당끼리 모여 입장을 얘기하고, 대통령은 수용하는 자세로 경청하고 대통령도 입장을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태그:#문재인, #청와대, #여야 4당 대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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