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이하 한국 시각)부터 메이저리그는 2017년 후반기 일정에 돌입했다. 후반기에는 7월 31일로 예정된 논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 8월 31일로 예정된 웨이버 트레이드 마감 시한 등으로 경기 외적인 소식도 떠들썩한 시기이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개인의 실력과는 별개로 팀의 상황과 선수 거래 현황에 따라 그 입지가 변동될 수도 있다. 주로 연봉 조정 신청을 앞둔 선수들이나 FA를 앞둔 선수들이 이동하지만, 때에 따라 다른 선수들이 이동할 수도 있다.

이런 요소들에 대한 선수들의 입지 변화는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팀의 사정이나 경기에 뛸 수 있는 여건 쿤제 등으로 인하여 그들도 팀을 옮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 후반기에 팀을 옮겼던 선수들로는 거래 발생 순서대로 최희섭, 박찬호, 김선우, 추신수, 김병현 등이 있었다.

이들의 입지가 바뀌었던 요인들은 다양하다. 특정 팀 상대 전적, 경기장에 따른 성적, 팀내 선수 활용 문제 등 여러 가지였다. 성적에 반등이 있었던 선수도 있고, 더 못한 성적을 보인 선수도 있었다. 추신수처럼 신의 한 수가 된 트레이드로 백업 또는 마이너리그 선수에서 메이저리그 주전 선수로 거듭난 예도 있었다.

일단 한국인 선수들 중 트레이드 시장에서 크게 거론되고 있는 선수는 없다. 다만 다른 선수들의 영입이 있어도 입지에 변화가 없을 정도로 굳건한 선수도 없다. 현재 한국인 선수들의 상황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타석에는 서지만 외야 출전 기회는 줄어들 수 있는 추신수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올 시즌부터 풀 타임 외야수로 뛰지 않는다. 사실 지난 시즌 4번이나 부상을 당했던 추신수(종아리, 햄스트링, 허리, 손목)가 부상을 입었던 요인은 수비보다는 타석이나 주루 상황에서 있었던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너무 많은 부상을 당했다보니 팀에서는 팀내 고액 연봉 선수인 추신수를 보호하기 위해 외야수로의 출전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 아직 풀 타임 지명타자는 아니지만, 팀에서는 그를 수비보다는 타석에서 주로 활용하기를 원한다.

사실 추신수의 입장에서는 선수 생활을 오래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지명타자로라도 뛰어야 하는 시점이 온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추신수보다 더 나이가 많은 일부 선수들이 야수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추신수가 지명타자로 많이 출전한다는 것은 분명 입지가 좁아진 요소가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 추신수는 19일 경기에서 시즌 13호 홈런을 날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추신수는 통산 13시즌 동안 4번의 20홈런 시즌을 기록했을 정도로 통산 0.380의 출루율 뿐만 아니라 파워에서도 어느 정도 가치를 지닌 선수였다.

추신수가 외야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시즌은 2013년(1361이닝)이다. 추신수가 유일하게 내셔널리그에서 뛰던 시즌(신시내티 레즈)이었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설 기회가 인터리그 원정 경기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인저스로 오고 나서 4시즌 중 2시즌을 부상 때문에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4년에는 627.1이닝, 2016년에는 357.2이닝만 외야수로 뛰었다. 큰 부상이 없었던 2015년에는 1262이닝을 뛰었다. 일단 올해에는 지난 시즌의 357.2이닝은 넘겼지만, 2015년 만큼의 외야수 이닝은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터리그에서 만나는 다저스 VS 트윈스, 류현진 VS 박병호 대결은 무산?

지난 6월 29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가 타구에 왼발을 맞았던 류현진은 그 날부로 소급되어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 전반기를 그대로 마쳤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기 때문에 재활 등판 없이 그 동안 휴식을 취하며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냈다.

일단 다저스는 후반기 선발 등판 순서가 다소 바뀌었다. 보통 후반기 첫 경기도 에이스가 등판하지만, 다저스는 커쇼가 올스타 게임 출전 대신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완투를 하면서 커쇼에게 좀 더 휴식을 주게 됐다. 이 때문에 커쇼는 19일이 되어서야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후반기 첫 등판을 치렀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일단 현재의 선발 로테이션으로 한 바퀴를 더 돌고 류현진이 선발로 투임됨을 밝혔다. 20일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는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가 등판한다. 그리고 21일부터 열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4연전에는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 리치 힐 그리고 커쇼의 순서대로 등판한다.

그리고 25일부터 27일까지 다저스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인터리그 3연전을 치른다. 다저스와 트윈스는 인터리그를 통해 3년에 한 번 시리즈를 치르는데, 2014년에는 당시 류현진이 등판 일정이 맞지 않았으며, 박병호도 당시에는 넥센 히어로즈에 있었다. 바로 이 시리즈에 류현진이 복귀전을 치르게 됐다.

이로 인하여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5년차를 맞은 2017년이 되어서야 트윈스를 처음 상대하게 됐다. 그리고 박병호도 2016년부터 트윈스와의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됐다. 그러나 박병호는 지난 시즌 파워에 비해 부족한 타율로 인하여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되었고, 지금은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도 제외된 상태로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뛰고 있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6명으로 돌아가게 된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한다. 류현진의 전반기 성적은 14경기 중 13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3승 6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4.21이었다.

박병호는 아직까지 콜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류현진과 박병호의 맞대결을 기대하려면 다시 3년을 기다리거나, 두 선수가 다른 팀으로 옮긴 뒤 만나는 시나리오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트윈스는 최근 브레이브스에서 방출된 베테랑 투수 바톨로 콜론과 계약하여 19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시켰다. 이 때문에 박병호가 로스터에 들어갈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전반기 막판에 극적 콜업된 최지만과 황재균, 생존을 위한 몸부림

초청 선수로 시즌을 시작했던 최지만(뉴욕 양키스)과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은 전반기 막판에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특히 황재균은 콜업이 되지 않을 경우 옵트 아웃을 행사하여 FA 시장에서 다른 팀을 찾아 볼 각오까지 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극적으로 콜업 소식을 받았다.

자이언츠의 경우 왼손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부상과 오른손 에이스 쟈니 쿠에토의 부진, 기타 선수들의 부상 등으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팀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처진 상태이고, 라이벌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인데다 와일드 카드 1,2위 모두 서부지구에 있어서 사실상 포스트 시즌을 위한 추격은 물 건너갔다.

그러나 자이언츠는 아직 셀러가 되진 않았다. 오히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방출된 내야수 파블로 산도발을 재영입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황재균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출전할 수 있는 포지션이 많으면 그 만큼 출전할 수 있는 경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이언츠에 콜업된 이후 황재균은 현재까지 3루수와 1루수로 경기에 출전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외야수로 출전한 적도 있다. 또한 롯데 자이언츠 시절 2010년까지 유격수로도 출전한 적이 있어서 포수를 제외한 다른 야수 포지션으로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시즌 48승 44패를 기록한 양키스는 아직 포스트 시즌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선발투수 마이클 피네다가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확정된 가운데 트레이드 시장에서 셀러가 된 시카고 화이트삭스로부터 토드 프레지어, 데이비드 로벗슨 그리고 토미 케인리를 영입했다.

이 때문에 안 그래도 아직 주전 1루수 자리를 굳히지 못한 최지만은 입지가 불안하다. 물론 프레지어가 주 포지션은 3루수이지만, 양키스의 주전 3루수에는 체이스 헤들리가 있기 때문에 프레지어는 주로 1루수로 활용될 전망이다.

올 시즌 양키스는 수많은 1루수 자원을 활용했으나 그 누구도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최지만이 콜업되어 기회를 얻기는 했지만, 프레지어의 뒤를 받치는 백업 요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만이 일단 백업에서 플래툰으로라도 기회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많이 주어지지 않는 기회에서 최대한 가치를 보여주는 방법 뿐이다.

올 겨울 두 번째 FA 맞는 김현수, 여전히 비자 문제 겪는 강정호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얻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입단한 김현수는 올 시즌이 끝나면 오리올스와의 2년 계약이 만료된다. 다시 FA 시장에 나와야 하는 김현수가 겪고 있는 문제는 일정하지 못한 출전 기회 때문에 타격감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19일 경기에 출전했던 김현수는 1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0.225까지 떨어졌다. 어느 정도 타율이라도 높으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되어 다른 팀에서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워낙 출전 기회가 불규칙하다보니 타격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

김현수의 미래를 위해서는 일단 다른 팀에서 보다 많은 기회를 얻는 것이 최선이다.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가치를 생각하면 충분히 시장에서 가치는 있는 선수지만, 올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이대로 시즌이 끝날 경우 FA 시장에서 좋은 조건으로 팀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음주운전 3회 누적으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고등법원 항소심에서도 패소한 뒤 조용히 집행유예 기간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미국에 입국하기 위한 취업 비자 발급이 되지 않고 있어서 올 시즌을 제한 선수 명단에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하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파이어리츠와 2018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으며 2019년에는 옵션이 걸려있다. 일단 파이어리츠 입장에서는 제한 선수 명단에 있는 동안 연봉은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데, 2018년에도 취업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다면 특단의 조치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구단의 입장에서도 강정호가 꼭 필요한 상황인데, 이런 문제로 인하여 올 시즌 파이어리츠는 3루수 자리가 확실하지 않다. 만일 2018년에 강정호가 취업 비자가 발급될 경우 일단 미국으로 건너갈 수는 있겠지만, 팀내 자체 징계가 추가될지는 불투명하며 옵션 실행 여부도 불투명하다.

피아이리츠에서 방출되어 FA 자격을 얻어도 이러한 품행 때문에 새로운 팀을 찾을 가능성도 적다. 만일 메이저리그에서 더 이상 뛰지 못하고 KBO리그로 돌아오게 될 경우 KBO리그에서 자체 징계를 추가할 수도 있다. 어떠한 방향으로 가든 강정호의 앞으로의 인생은 얼마 전 웨이버 공시된 김상현(전 kt 위즈)의 처지와 비슷하게 됐다.

프로 선수들에게 있어서 후반기는 유종의 미를 준비하는 시기임과 동시에 다음 시즌에서도 선수로 뛸 수 있는 가치를 증명하는 시기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서바이벌에 돌입한 선수들이 후반기에도 뜨거운 활약을 보이며 한국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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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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